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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행복한 날
시공사 | 청소년 | 200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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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의 친구 스톨이 높은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목숨을 끊을 작정으로 뛰어내린 걸까,
엉뚱한 스톨답게 어떤 실험 중이었을까?
스톨의 가장 친한 친구 이안이 그 이유를 찾아
그동안 스톨에게 벌어진 일을 되짚어 나간다.
진정한 자신과 마주하고 싶은 한 소년에게서 우리의 모습을 반추하다입양된 아이 이안과 옆집에 사는 아이 스톨. 둘은 형제와도 같은 사이다. 이안은 어릴 때 입양됐지만 부모님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스톨은 친부모님이 있지만 엄마 아빠 모두 너무나 바빠서 거의 이안네 집에서 살다시피 한다. 어느 날, 밥 먹는 횟수보다 더 자주 사고를 치는 스톨에게 그야말로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스톨이 높은 창문에서 떨어진 것이다. 이번에도 이안네 식구들이 굉장히 바쁜 스톨 부모님보다도 먼저 병원에 도착했다. 평소에도 친아들처럼 스톨을 보살폈던 이안의 엄마가 의식을 잃고 깨어날 줄 모르는 스톨을 돌보고 있다. 이안은 궁금하다. 스톨이 그 높은 창문에서 실수로 떨어진 걸까, 아니면…… 아니면……. 이안은 스톨이 정신이 들기를 기다리며, 누구보다도 잘 아는 스톨의 짧은 생애를 미친 듯이 글로 써 나간다. 어떤 이유로 창문에서 떨어졌든 (혹은 스스로 뛰어내렸든!), 스톨이 깨어나면 자신이 쓴 스톨의 전기를 꼭 보게 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똑똑히 알려 줄 작정이다. 스톨이 자기 자신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 왜 중요한지, 얼마나 중요한지를.
《완벽하게 행복한 날》은 이렇게 이안이 쓴 글로 구성되었다. 학교에서도 ‘몽상가’로 잘 알려진 엉뚱한 스톨의 이야기는 배꼽 잡도록 재미난 가운데, 우리들이 너무도 쉽게 잊는 진실들을 마구 들춰낸다. 스톨은 이안 자신도 몰랐던 최초 입양 당시의 이야기를 이 사람 저 사람을 괴롭힌 끝에 알아내고, 아이들이 어른에게 쓰는 감사 편지에 진심이 빠져 있음을 지적하기도 하고, 학교가 아이들을 ‘가난한 아이’, ‘똑똑한 아이’, ‘놀림 받는 아이’ 들로 나눈다는 점을 폭로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안이 쓴 스톨의 전기는 스톨만의 것이 아니다. 스톨이 바라본 세상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완벽하게 행복한 날》은 엉뚱한 스톨 이야기로 독자에게 웃음을 주는 동시에 아찔한 긴장감도 느끼게 한다. 배꼽 잡게 재밌는 에피소드마다 스톨이 왜 창밖으로 몸을 던졌는가 하는 실마리들이 촘촘히 스며 있기 때문이다. 이안은 친구의 전기를 쓰며 깨닫는다. 친구의 엉뚱한 상상이나 사건이 사실은 진정한 자신을 만나려는 치열한 싸움이었다는 점을 말이다. 이안은 마침내 정신이 든 스톨에게 중요한 진실 하나를 일깨워 준다. 스톨이 본연의 자아를 찾았든 찾지 못했든, 스톨이라는 존재 자체가 주위 사람들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말이다. 이처럼 《완벽하게 행복한 날》은 진정한 자아와 마주하고 싶은 본능과 열망, 그리고 아름다운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앤 파인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50권도 넘게 쓴 작가다. 죽음, 이혼가정, 성차별, 우정 등 다양한 주제를 심도 깊게 다루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작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완벽하게 행복한 날》에서도 입양, 가족사랑, 정체성 찾기, 우정 등 여러 주제들을 조화롭게 담아 풍성한 감동을 선사한다.
사랑스런 몽상가이자 진실한 어릿광대, 스톨 이야기《완벽하게 행복한 날》이 지닌 최고의 매력은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주인공, 스톨이다. 스톨은 선생님들의 표현을 빌리면 ‘허언증’이 심한 환자고, 본인의 말에 따르면 상상력이 풍부한 ‘몽상가’다. 그리고 친구 이안의 눈으로 봤을 때는 진솔한 ‘어릿광대’다. 왕을 놀려 대며 진실을 꼬집듯, 친구들을 대신해서 자신의 감정까지 선생님한테 거침없이 표현하는 광대다.
“그리고 진짜 감정을 드러내는 데는 학교가 도움이 되지 않아. 정말 사람들에게 좋지 않아.”
가러버 선생님은 한숨을 쉬었다.
“이 교실에서 학교에 오지 않는다고 행복해질 사람은 없는 것 같은데.”
그러자 스톨이 우겼다.
“그렇지 않아요. 학교는 확실히 양날의 검이에요.”
“무슨 소리니?”
스톨은 한 팔을 휘저었다.
“자, 우리를 보세요! 저는 예전에 우리들이 거의 다 어린이집에 다닐 때가 기억나요. 우리는 수두 같은 병으로 쓰러지기 전날 기분이 이상하게 언짢을 때만 빼놓으면 모두 의욕과 흥미가 넘쳤어요.”
[……]
“우리들은 거의 다 스스로 진짜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 그다음에 초등학교에 올라가지요. 그때쯤이면 우리 가운데 절반은 작다거나 뚱뚱하다거나 머리가 나쁘다거나 못생겼다고 심하게 괴롭힘을 받은 뒤예요.”
이제는 그런 아이들 가운데 한두 명이 씁쓸한 목소리로 거들었다.
“아니면 가난하다거나.”
“이상한 옷을 입는다거나.”
“다른 반에 괴상한 누나가 있다거나.” -본문 113~114쪽
스톨은 교실에서 키우는 모래쥐인 해리엇의 심정까지 대변한다. 선생님이 모래쥐와 나눈 인터뷰를 쓰라고 하자, 스톨은 글을 다 쓴 뒤 발표까지 자청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고, 결국 선생님은 한숨을 감추려고 애쓰며 스톨에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 좋아. 네 ‘모래쥐 해리엇과 나눈 인터뷰’를 들어 보자.”
스톨은 목을 가다듬었다.
“이제 물어볼 때도 됐지!”
스톨이 소리 내어 읽었다.
“이 거지 같은 우리에 갇혀 지낸 게 2년이야, 2년! 너희들은 스스로 아주 좋은 사람인 줄 알지. 내가 재판이라도 받아 봤나? 아니, 못 받았어. 이게 공평한 일이야? [……] 너희들이 아주 섬세한 줄 알지? 곤히 잠들어 있는데 냄새나는 더러운 손가락으로 자꾸 끄집어내면 기분이 어떨 것 같니?[……]” -본문 40쪽
스톨이 ‘옳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상황에 따라 다르고, 자신만의 기준도 확고하다. 어느 날 스톨은 크리스마스 복권 판매를 맡게 되는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복권을 팔고 다니며 친구들이 복권을 더 사 주지 못하는 이유를 새겨듣는다. 그리고 누구에게 어떤 복권 당첨 상품이 절실하게 필요한지 파악한다.
크리스마스 행사 전날 밤 스톨네 집에 들렀을 때, 스톨은 응모된 복권들을 장부와 대조하고 있었다. 어떤 복권은 그냥 구깃구깃 뭉쳐서 쓰레기통 속에 던졌다. 어떤 복권은 접어서 복권 단지 속에 떨어뜨렸다.
“뭐 하는 거야?”
“당첨을 조작하고 있어.”
“그런 짓은 하면 안 돼!”
[……]
그래서 크리스토퍼 태너가 자전거를 받았다. 덴의 가족은 세탁물 바구니를 탔다. 다른 상들도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가 환호성이 터지게 했다. -본문 61, 63쪽
하나하나 재미난 에피소드이지만, 그 안에는 세상을 보는 진솔한 시각과 스톨만의 거침없는 실행담이 담겨 있다. 우리가 무심결에 놓쳐 버리는 것들을 꼬집어 내고 태연하게 폭로하고 행동에 옮기는 스톨. ‘오랜 기간 어린이?청소년 문학에 등장한 인물들 가운데 가장 사랑스럽고 기발한 인물’(옵서버)이라는 찬사를 들을 만하다.
본연의 자신을 만나고 싶은 열망스톨이 벌인 엉뚱하면서 재미난 에피소드를 보면, 각각의 사건 속에서 스톨이 창문에서 떨어진 진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신발 끈뿐만 아니라 매듭이란 매듭은 좀체 잘 묶지 못하는 것, 높은 데만 올라가면 표정이 이상해지면서 위험하게 몸을 앞으로 내미는 것, 장례식을 엿보기를 좋아하는 것, 완벽한 자살 계획을 꾸미는 것들이 그렇다. 그래서 스톨 이야기를 키득거리며 읽다 보면, 어느덧 스톨이 스스로 창밖으로 몸을 던지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내가 돌아보자 스톨은 난간 위에 앉아 상체를 내밀고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스톨이 당장에라도…… 내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현기증이 나서 고꾸라진다? 일부러 몸을 던진다? 날 수 있는지 본다? 나는 스톨에게 달려들어 두 손으로 스톨의 재킷을 움켜쥐고 내 머리 위로 잡아당겼다.
[……]
“까마득히 높은 구름다리에서 뛰어내릴 만큼 멍청한 걸 보면 별로 현명하지도 않네.”
“글쎄, 이안, 바로 그게 문제야. 갑자기 난 그저…….”
“그저, 뭐?”
“겉으로 보이는 사람이 아니고 싶어지는 거야. 평소의 ‘조심해’와 ‘떨어질지도 몰라’와 ‘가장자리에 다가가지 마’의 스톨이 아니고 싶어지는 거지. 단 한순간만이라도 속에 있는 내가 되고 싶었어.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 내가 선택하는 대로 휩쓸고 지나갈 수 있는 사람.” -본문 198~199, 201쪽
본연의 자신과 만나고 싶은 강한 열망, 스톨이 내내 열중하고 있던 고민은 바로 이것이었다. 홍역을 치르듯 힘들게 자신을 찾아가는 스톨. 인생 어느 단계에 다다라 있든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으려고 고군분투하는 사람이라면 스톨의 격렬한 성장통에 공감을 할 인상 깊은 작품이다.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친구의 아름다운 우정이안은 스톨에게 형제와도 같은 친구이자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스톨의 진정한 보호자다. 스톨을 시간에 맞춰 학교에 데리고 가고, 준비물을 챙겨 주고, 수영장 버스가 올 시간이면 반드시 제때 버스 정류장에 스톨이 어슬렁거리도록 만들기 때문만은 아니다. 의식을 잃었던 스톨이 정신이 들자, 이안은 자신이 쓴 스톨의 생애를 읽게 한다.
스톨은 그대로 조용히 누워 있었다.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전기 같은 거야?”
“맞아. 글로 쓴 추억 상자 같은 거지.”
“왜?”
“왜냐고?”
내가 왜 그렇게 미친 듯이 글을 끼적이며 하루를 보냈을까? 처음으로 궁금해졌다.
그렇지만 즉시 답이 떠올랐다.
“너한테 보여 주려고.”
“뭘 보여 줘?”
“정확히 어째서 네가 중요한지. 얼마나 중요한지. [……] 난 네가 너 자신을 봤으면 좋겠어. 그게 다야. 바깥에서. 우리 다른 사람들이 너를 어떻게 보는지. 내 생각에는 네가 이것을 잘 읽고 여기에 들어 있는 모든 것을 열심히 생각한다면, 다음에 또 이런 멍청한 짓을 하고 싶어질 때 그 일이 남은 우리에게 무엇을 뜻할지 생각하게 될 거야.”
[……]
나는 한동안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러고는 말했다.
“그래서?”
스톨의 얼굴이 구겨졌다. 반짝이는 두 줄기 굵은 눈물이 새어 나왔다.
“미안해.”
스톨은 더욱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본문 208~209, 211쪽
스톨은 마침내 정신이 들었고, 잘못을 뉘우쳤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톨이 자살을 꾀한 것인지 아닌지 원인을 찾아 계속 지속됐던 긴장감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이번에는 스톨이 ‘자살 기도’한 아이로 낙인찍혀 편견 어린 시선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안이 다시 한 번 나선다. ‘스톨 대신 나서서 여러 해 동안 모아 온 허풍 천일야화’를 풀어 놓는 것이다. 스톨이 자살을 꾀한 문제아가 아니라, 어쩌다 생긴 사고였음을 가장하기 위한 숨 막히는 거짓말! 과연, 어른들은 속아 넘어가 줄까?
거짓말 속에서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친구의 우정이 더욱 돋보이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완벽하게 행복한 날》은 스톨의 독특한 정신세계와 성격이 다른 두 친구의 우정을 유쾌하게 그린 작품이다. 자의식을 확고히 다지는 폭풍 같은 성장통, 그리고 입양아 이안을 통해 진정한 가족과 사랑의 의미 또한 조화롭게 담았다. 배꼽 잡고 웃는 가운데 떨리는 긴장감과 가슴 묵직한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줄거리
이안과 형제와도 같은 친구 스톨이 의식을 잃고 병원에 누워 있다. 높은 창에서 떨어진 것이다. 이안은 스톨이 어서 의식을 되찾길 바라며 스톨의 일대기를 써 내려간다. 그러다 보면 스톨이 사고로 떨어진 것인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작정으로 뛰어내린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가끔 이안은 스톨이 구름다리나 기찻길을 피해 가도록 주의해야 할 때가 있었다. 스톨은 구름다리나 차도에서 마음만 먹으면 20초 만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상태’로 돌아간다는 게 신기하지 않느냐고 했다. 3년 전에는 스톨이 구름다리에서 뛰어내리려고 한 적도 있었다. 갑자기 자기가 ‘거기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말이다. 확실히 스톨은 다른 사람들과 세상을 다르게 보는 아이였다.
마침내 스톨이 눈을 떴다. 이안은 스톨에게 자신이 온종일 쓴 스톨의 일대기를 읽으라고 한다. 그것을 읽고 밖에서 자신을 볼 수 있기를, 나머지 사람들이 스톨을 어떻게 보는지 알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음에 또 멍청한 짓을 하고 싶을 때 그것이 남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될지도 생각해 보라고.
스톨이 자는 척을 하는 사이, 이안은 우울증 전문가와 여자 경찰에게 스톨이 실수로 창문에서 떨어진 거라고 말했다며 둘러댄다. 아빠는 거짓말임을 눈치 채지만 속아 준다. 나중에 스톨은 정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 줄 것이다. 그것은 스톨의 또 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앤 파인
1947년 영국 잉글랜드 중부 레스터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정치와 역사를 공부하고 중학교 선생님으로 일했습니다. 국제 구호 단체에서 활동했으며 첫딸이 태어난 뒤부터 책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50권이 넘는 책을 냈습니다. 언제나 자기 안에 있는 독자를 위해, 그 독자가 읽고 싶어 하는 책을 쓴다는 앤 파인은 재미와 유머로 웃음을 주면서도 왕따, 편부모, 장애 등 사회적 문제를 다룬 작품을 주로 썼습니다. 특히 《용감한 닭과 초록 행성 외계인》은 동물 복지에 대한 작가의 오랜 관심이 담긴 진정한 문제작입니다. 2003년에 영국에서 어린이책 명예 작가에 선정되었으며, 카네기상, 스마티즈상, 휘트브레드상 등 세계의 주요한 어린이책상을 두루 수상했습니다. 작품으로는 각자의 개성을 살리면서 서로의 장점을 이끌어 내는 교실 이야기로 큰 인기를 끈 《삐뚤빼뚤 쓰는 법》외에 《하필이면 왕눈이 아저씨》, 《밀가루 아기 키우기》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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