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아이를 가진 십대의 이야기를 그린 청소년 소설. 십대의 임신과 출산을 여자아이의 입장에서 그린 여느 작품과는 달리, 독특하게 남자아이의 시각에서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 샘은 수학을 좋아하고 컴돌이를 꿈꾸는 보통 남자아이고, 여자 친구 브리타니는 넉넉한 집에서 곱게 자란 여자아이다.
작가는 성관계까지 이어진 십대의 연애를 사실적으로 담담히 이야기한다. 작품은 일찍 엄마 아빠가 된 십대들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육아 시설을 갖춘 대안 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들은 학업과 양육을 병행하며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살아간다.
어린 부모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에 책임을 다하려는 성숙한 태도와 용기를 그려 냈다. 십대의 임신과 낙태를 문제 삼기 전에 이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있는지, 출산할 경우 이를 뒷받침해 줄 사회 인식과 여건이 준비되어 있는지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출판사 리뷰
부모로서 새 삶을 개척해 나가는 용감한 십대
<열일곱 살 아빠>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아이를 가진 십대의 이야기이다. 십대의 임신과 출산을 여자아이의 입장에서 그린 여느 작품과는 달리, 독특하게 남자아이의 시각에서 다루었다.
십대가 아이를 가졌다고 하면 먼저 불량 청소년의 모습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주인공 샘은 수학을 좋아하고 컴돌이를 꿈꾸는 보통 남자아이고, 여자 친구 브리타니는 넉넉한 집에서 곱게 자란 여자아이다. 성에 과도한 호기심을 가지거나 성관계를 목적으로 만난 철부지들이 아니다. 그런데 이들이 선을 넘은 이유는? 단지 서로를 몹시 좋아해서다. 작가는 성관계까지 이어진 십대의 연애를 사실적으로 담담히 다루고 있다. 이들의 행실을 옳고 그름의 잣대로 재지 않고, 십대들이 출산한 뒤에 부딪히는 현실과 고민에 초점을 맞춘다.
이 작품은 대안 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일찍 엄마 아빠가 된 십대들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육아 시설을 갖춘 학교다. 이 학교에 다니는 다른 등장인물들도 주인공처럼 문제아들이 아니다. 클레어와 제마는 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 대학 입학시험 준비에 온 힘을 다하고, 니콜도 전문대학 유아 교육과에 진학할 계획을 세웠다. 졸업한 뒤에 자기와 같은 십대들의 아이를 돌봐 주기 위해서다.
작가는 이러한 등장인물을 통해서 부모가 된 아이들의 다양한 선택을 보여 준다. 그리고 십대들이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다하며 새롭게 인생을 설계하는 성숙한 모습을 담았다. 이들은 학업과 양육을 병행하며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살아간다. 물론 주위의 시선은 여전히 따갑고, 부모와의 갈등도 크다. 그리고 주인공 샘은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결국 아들 맥스를 입양 보내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처음에 맥스를 키우기로 한 것도 입양을 보내기로 한 것도, 모두 샘 자신이 내린 결정이다. 이처럼 이 작품은 어린 부모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에 책임을 다하려는 성숙한 태도와 용기를 그리고 있다.
작가 마거릿 비처드는 실제 대안 고등학교에 있는 어린이집에 봉사활동을 다니며 십대들이 수업을 받는 동안 그 학생들의 아기들을 돌보았다. 이 작품에 현실감이 살아 있고, 십대들의 언어와 유머가 생생히 담긴 이유일 것이다.
우리나라도 생활 문화는 물론이고 아이들의 몸과 마음 모두 서구화 되어 가고 있다. 십대의 임신과 낙태를 문제 삼기 전에 이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있는지, 출산할 경우 이를 뒷받침해 줄 사회 인식과 여건이 준비되어 있는지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결코 “왜 임신을 했느냐, 아이를 키우려니 얼마나 힘드냐.”고 추궁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이미 일어난 일이며, 그리고 굉장히 커다란 일이, 한 아이에게 평생 동안 영향을 미칠 일이 일어났음을 인식하는 것이다. [……] 작가는 그러한 샘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평범한 아이가 평범하지 않은 문제에 부딪혀 나름의 방식으로 고민하고 대처해 나가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고 현실적으로 그려 냈다.
-252~253쪽, 옮긴이의 말에서
“변호사가 입양 기관을 찾아 줬어. 사람들이 그러는데, 가족을 쉽게 찾겠대. 뭐, 금발인데다……”
“나한테 줘.”
나는 생각해 보기도 전에 큰 소리로 불쑥 내뱉었다.
브리타니가 깜짝 놀라 우스꽝스럽게 굳은 얼굴로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뭐?”
“모르는 사람한테 주지 마. 나한테 줘.”
브리타니는 야릇하고 뒤틀린 웃음을 떠올렸다. 속이 쓰린 듯이.
“샘. 넌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게다가 너네 아버진 어쩌고? 펄펄 뛸걸.”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니까. 그리고 아기가 이대로 가 버려서, 사라져 버려서, 다시는 알지 못하게 되는 건 싫으니까. 그래서 다시는 못 보게 되는 건 싫으니까. 아빠가 뭐라든 상관없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브리타니, 난 걔 아버지야. 내가 키울 거야.” -본문 161~162쪽
나는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화면에 숫자와 기호가 가득했다. 나는 하나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수학 수업에서 이렇게 바보가 된 적은 없었다.
“내일까지는 진도가 좀 나갈 거예요.”
선생님이 빙긋 웃었다.
“어렵지?”
선생님은 아주 흐뭇해 보였다. 마치 샘 페티그루를 더욱더 비참하게 만들 방법을 찾아서 굉장히 기쁘다는 표정이었다.
나는 손을 뻗어 모니터를 껐다.
“어려워서 그런 게 아녜요. 그냥…… 아시잖아요……. 만약 저한테……”
‘만약 저한테 맥스가 없었다면’이란 말이 목까지 찼다. 나는 숨을 훅 들이마시며 자판 위에 놓인 손가락을 내려다보았다.
“만약 저한테 할 일이 이렇게 많지 않았다면, 여기에도 신경 쓸 수 있었을 거예요.” -본문 107~108쪽
작가 소개
저자 : 마거릿 비처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쓰는 작가다. 굉장히 많은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야기를 꾸며 내고 글로 적는 것을 무척 좋아해서 일곱 살 때 첫 소설을 써 볼 정도였다. 작가의 꿈을 버리지 않고 20대에 소설을 쓰기도 했지만 생각만큼 잘 써지지 않았다. 결혼한 뒤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작품 속에 십대들의 목소리를 담기로 결심했다. 그 뒤로, 배우고 발견하고 실험하는 십대, 자신에게 진지하면서도 유머를 지닌 십대들을 위해서 글을 쓰고 있다. 청소년 소설 <죽을 만큼 힘들지 않다면>으로 호평을 받았고, 어린이를 위한 글도 꾸준히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