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백설공주>를 누구나 알고 있는 줄거리가 아니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로 풀어낸 동화. 자유로운 상상으로 '백설공주' 이야기를 '마법사 모린' 이야기로 바꾸어놓았다. 못된 왕비 역할을 맡은 모린은 용감하고 당당하게 자기 삶을 헤쳐 나가 위대한 마법사 모린 페르소나가 되었다.
패러디라는 용어가 무색할 정도로 색다르고 독창적인 이 작품을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화가 김령언의 그림이다. 연극 무대와 연극 속 세계는 교묘하게 연결되어 무대 소품들은 연극 속 현실의 배경이 되고, 관객석의 관객들이나 배우들은 연극 속 세계의 전혀 다른 인물로 살아 숨쉰다.
<백설공주와 마법사 모린>은 아이들에게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법을 넌지시 말해준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무엇을 할 때 기쁜지,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너 자신에게 물어보라"고 권한다.
출판사 리뷰
『백설공주』이야기를 모르는 아이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데 누구나 알고 있는 줄거리가 아니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면 어떻게 될까? 작가 임태희는 <백설공주와 마법사 모린>을 통해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 있고 발랄한 유머를 보여준다.
연극 속 세계가 진짜 현실이라고?
학예회 연극으로 '백설공주'를 공연하게 된 3학년 3반. 모린이 맡은 역할은 주인공 백설공주가 아니라 못된 새 왕비이다. 모린은 관객석을 훑어보며 엄마를 찾지만 일하느라 바쁜 엄마는 아직 오지 않은 상태다. 모린은 연극 소품인 은박지로 만든 커다란 상자를 거울이라 여기고 대사를 해야 한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지?” 하고 물어야 하는데 모린 입에서 나온 말은 “거울아, 거울아, 너는 어쩌다 그 안에 갇히게 되었니?”라는 엉뚱한 질문이다. 연극을 망치게 되었다고 걱정하는 순간 관객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연극 소품은 진짜 장신구와 화려한 가구들로 변신을 한다. 진짜 연극 속 세계로 들어온 것이다. 물론 '백설공주'에서처럼 백설공주도 나오고, 말하는 거울도 나오고, 일곱 난쟁이도 등장하고, 못된 사냥꾼도 나온다. 하지만 이야기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모린은 이나비스의 공주로 백설공주의 아빠 파루시챠 왕과 결혼했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듣지만, 이나비스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신랑인 파루시챠 왕에 대해서도 전혀 기억이 없다. 백설공주와 재미있게 놀면서 왕궁 생활에 적응해 나가던 모린은 슬슬 집도 그립고 엄마 생각도 간절하다. 모린은 마법 거울에게 자신은 학교에서 '백설공주' 연극을 하고 있었는데, 진짜 이야기 속으로 들어온 것이며, 이제는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번엔 거울 속 남자가 이 상황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 답답해진 모린은 “넌 어떻게 거기 들어가게 되었니?”라고 묻는데, 그 순간 자신이 연극에서 거울에게 한 질문임을 떠올리고는 섬뜩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마법 거울은 자기와 관련된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게 마법이 걸려 있다고 말한다. 모린은 자신이 연극 속에 갇히게 된 것과 마법 거울이 관련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백설공주가 아니라 마법사 모린 이야기
모린은 파루시챠 왕의 “왕비면 왕비답게, 여자면 여자답게” 굴라는 말에, 왕궁을 떠나기로 한다. 현실 세계로 영영 돌아가지 못한다 해도 행복하지 못한 건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모린은 떠나는 와중에도 자기 때문에 백설공주 이야기가 원래 줄거리대로 흘러가지 못할까봐 걱정이다. 자기가 성에서 공주를 쫓아내고 독사과를 먹여야 왕자를 만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고민 끝에 모린은 백설공주에게 편지를 쓴다. 자기가 없어져서 백설공주 이야기가 싱거워질 수도 있겠지만 그건 내 책임이 아니라고, 나도 내 인생의 주인공이니까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고.
그렇다면 이제 '백설공주' 이야기와는 전혀 상관이 없게 되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마법 거울을 어깨에 메고 길을 나선 모린은 진짜 '백설공주'에서처럼 일곱 난쟁이도 만나고, 못된 사냥꾼도 만난다. 난쟁이들은 마법 거울에게 왜 숲에 나무 열매가 맺히지 않는지 묻는다. 하지만 거울은 도통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모린 일행은 숲에서 만난 어린 나무요정들에게서 열매가 맺히지 않은 것은 어른 나무요정들이 이나비스의 대마법사 그로토투를 도와주러 갔기 때문이라는 말을 듣는다. 모린은 그로토투가 누구인지 대답하지 못하는 마법 거울을 보고 나무열매나 그로토투가 마법 거울과 관련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러고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나비스로 간다.
한 번도 와 본 적 없는 고향 이나비스에서 처음 보는 엄마, 이나비스 여왕을 만난 모린. 여왕은 모린이 아주 잘 아는 누군가를 닮은 듯한데 모린은 도저히 누구인지 기억해내지 못한다. 모린은 여왕으로부터 마법 거울은 대마법사 그로토투가 모린에게 주는 선물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로토투 집을 찾아 나선다. 그로토투 집에서 모린은 나무요정들이 만든 마법 지팡이를 이용해 마법 거울에서 남자를 빼낸다. 그런데 그 남자는 다름 아닌 마법사 그로토투로 모린을 시험하기 위해 거울 속에 들어갔던 것이다. 그로토투는 모린에게 ‘모린 페르소나’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모린은 새 마법사가 된다. “페르소나는 고대 마법 세계에서 쓰던 말로 ‘자유롭게 상상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지. 위대한 마법의 근원에는 언제나 상상력이 있다네.” 물론 페르소나는 ‘지혜와 자유의사를 갖는 독립된 인격적 실체’라는 뜻의 라틴어로, 모린 페르소나와 상통한다. 모린은 그제야 깨닫는다. “이건 '백설공주' 이야기가 아니었어. 이건 마법사 '모린 페르소나' 이야기였어!”
모두가 주인공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재미있게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작가는 자유로운 상상으로 '백설공주' 이야기를 '마법사 모린' 이야기로 바꾸어놓았다. 못된 왕비 역할을 맡은 모린은 용감하고 당당하게 자기 삶을 헤쳐 나가 위대한 마법사 모린 페르소나가 되었다. 패러디라는 용어가 무색할 정도로 색다르고 독창적인 이 작품을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화가 김령언의 그림이다. 연극 무대와 연극 속 세계는 교묘하게 연결되어 무대 소품들은 연극 속 현실의 배경이 되고, 관객석의 관객들이나 배우들은 연극 속 세계의 전혀 다른 인물로 살아 숨쉰다. <백설공주와 마법사 모린>은 아이들에게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법을 넌지시 말해준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무엇을 할 때 기쁜지,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너 자신에게 물어보라”고 권한다. 그러다 보면 주인공 모린처럼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있을 거라며.
모린은 오솔길을 벗어나 풀 한 포기 보이지 않는 모래벌판을 나아갔습니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모래언덕뿐이었습니다. 이나비스는 모래언덕 너머 어딘가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모리는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언덕을 씩씩하게 올랐습니다. 마법 거울이 묵묵히 그 길을 함께 했습니다.
p89
작가 소개
저자 : 임태희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에서 아동학을 전공했다. 착하고 지혜롭고 밝은 사람과 함께 밥을 먹고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가끔은 철저히 혼자가 되어서 글을 쓰지 않고는 못 배긴다. 기분이 좋을 땐 요리를 산더미처럼 해놓고, 기운이 넘칠 땐 자원봉사를 나간다. 마음이 심란할 때에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거나 통기타를 친다. 지은 책으로 『쥐를 잡자』『길은 뜨겁다』『나는 누구의 아바타일까』『옷이 나를 입은 어느 날』 등이 있다.
목차
글쓴이의 말
1. 무대 위에서
2. 놀라운 일
3. 파루시챠 왕
4. 거울과 함께
5. 난쟁이 오두막
6. 어린 나무요정들
7. 사냥꾼
8. 바람의 나라, 이나비스
9. 마법사의 집
10. 밝혀진 비밀
11. 다시 무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