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옛이야기 연구가 노제운의 자문을 받아, '며느리 방귀' 이야기의 가장 큰 매력인, 권위에 억눌렸던 자의 감정 해소에 초점을 맞춘 원형을 택해 엮은 그림책. 그림작가는 며느리가 방귀 뀌기 전과 후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 주기 위해 며느리의 얼굴색에 초점을 두고 미묘한 변화를 집어냈다.
며느리의 방귀에 대청 문에 매달려 날아가는 시아버지, 부엌문에 업혀 날아가는 시어머니 등 힘 있는 판화 그림 속 시댁 식구들의 모습에서 방귀의 위력과 해학이 느껴진다. 또한 방귀 때문에 시집에서 쫓겨났던 며느리가 역설적으로 방귀 덕분에 되돌아오는 것을 보며, 며느리 방귀의 참된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다.
방귀의 위력이 너무 커서 집안을 망하게 할 몹쓸 방귀로 치부되었던 며느리 방귀는, 목마른 시아버지에게 배를 따 주면서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는다. 며느리의 방귀가 결국 며느리의 능력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시 집으로 데리고 오는 시아버지를 보며, 아이들은 하찮아 보이는 것이 사실 소중한 것일 수 있음을 깨달게 된다.
출판사 리뷰
2006년 《팥죽 할멈과 호랑이》를 필두로 선보이기 시작한 <네버랜드 옛이야기 그림책>은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전문가들과 함께 옛이야기의 원형을 충실히 살려 기획한 옛이야기 시리즈이다. 이야기를 가장 온전히 살려 낼 수 있는 글과 그림, 판형, 제본 방식으로 작품마다 개성을 입히며, 수년간 한 권 한 권 더디지만 정성을 기울여 만들어 왔다. 그동안 몇몇 작품이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수록되고 한국출판문화대상 일러스트레이션 부문 상을 수상하는 등 전문가와 독자들로부터 그 진가를 인정받으면서, <네버랜드 옛이야기 그림책>은 수많은 옛이야기 그림책 시리즈 중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금까지 출간된 작품은 세계 옛이야기 20편, 우리 옛이야기 30편으로, 총 50편이다. 이번에 출간된 《며느리 방귀》는 우리 옛이야기의 30번째 이야기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고, 이미 그림책으로도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그렇다면 많은 이들이 아이들에게 앞다투어 들려주고 싶어 하는 《며느리 방귀》의 매력은 무엇일까?
● 작품에 대하여
‘며느리’와 ‘방귀’가 만났어요
방귀는 예나 지금이나 모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이다. 그래서 옛이야기에도, 현대 창작 동화에도 방귀는 단골손님이다. 방귀는 누구나 경험하는 본능적인 생리 현상이지만, 특유의 소리와 냄새 때문에 금기시되는 것이 사실! 은밀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재미있는 방귀를 소재로 한 이야기들은 예의를 강요하는 어른들과 사회에 작지만 큰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방귀쟁이들끼리 시합을 벌인다는 ‘방귀 시합’ 이야기, 꿀을 먹고 나오는 단 방귀를 팔아 부자가 된다는 ‘단 방귀 장수’ 이야기, 첫날밤에 새색시가 방귀를 뀌어 소박맞는다는 ‘방귀 안 뀌는 사람 있나’ 이야기 등 방귀를 다룬 옛이야기들은 하나같이 해학과 골계가 넘쳐난다. 더구나 마냥 곱기만 할 것 같은 ‘며느리’의 ‘방귀’라니, 제목만 들어도 두 단어의 절묘한 만남에 웃음이 절로 난다. 하지만 이 익살스런 제목 뒤에는 시댁과 관련된 모든 것을 무조건 참아야 했던 옛날 며느리들의 한이 담겨 있다. 이야기 속에서 며느리는 집에서 방귀 한번 제대로 뀌지 못하는데, 이는 다른 것 역시 마음껏 할 수 없었음을 의미한다. 며느리의 방귀에는 그동안 시댁 식구들에게 억눌렸던 모든 감정이 포함되어 있다. 단지 그것이 ‘방귀’라는 금기된 소재를 통해 발현된 것일 뿐이다.
뿌우웅 방귀 소리에 마음속 응어리가 풀려요
이 이야기의 클라이맥스는 며느리가 삼 년 동안 방귀를 참다가 처음으로 방귀를 뀌는 장면이다. 며느리의 방귀 한 방에 시댁 식구들은 휘익 날아가고 집 안의 물건들은 풍비박산이 난다. 며느리의 방귀에 시댁 식구들은 혼쭐이 나지만, 책을 읽는 아이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어른들의 보이지 않는 권위에 억눌리고 그들이 만든 규칙에 얽매어 있는 아이들은, 이야기 속 며느리에게 공감하고 한바탕 웃으며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낼 것이다.
또한 방귀 때문에 시집에서 쫓겨났던 며느리가 역설적으로 방귀 덕분에 되돌아오는 것을 보며, 며느리 방귀의 참된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다. 방귀의 위력이 너무 커서 집안을 망하게 할 몹쓸 방귀로 치부되었던 며느리 방귀는, 목마른 시아버지에게 배를 따 주면서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는다. 며느리의 방귀가 결국 며느리의 능력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시 집으로 데리고 오는 시아버지를 보며, 아이들은 겉으로는 하찮게 보이는 것일지라도 대단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며느리 방귀’의 원형을 찾아서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의 《며느리 방귀》는 무엇보다 옛이야기 연구가의 자문을 받아 원형(原型)을 복원해 냈다는 데 특징이 있다. 옛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라 같은 이야기라도 판본마다 화소가 조금씩 다른데, 이중 각 이야기의 가장 큰 메시지와 뼈대를 가장 잘 갖추고 있는 이야기인 원형을 살린 것이다. ‘며느리 방귀’의 판본 중에는 시아버지와 길을 떠난 며느리가 배를 따 주는 대가로 상인들에게 값진 물건을 받는 이야기, 약배를 따서 병으로 앓아누운 임금님의 병을 낫게 하고 큰 상을 받는 이야기, 며느리가 약배를 먹고 방귀 뀌는 걸 고친 이야기 등이 있다.
네버랜드의 《며느리 방귀》는 옛이야기 연구가 노제운의 자문을 받아, ‘며느리 방귀’ 이야기의 가장 큰 매력인, 권위에 억눌렸던 자의 감정 해소에 초점을 맞추었다. 따라서 며느리에게 권위의 상징인 시댁 식구 외의 다른 인물들을 배제하고, 며느리 방귀의 가치는 다른 이의 결핍을 충족하는 데 있으므로 타인에게 물질적인 보상을 받지 않는 판본을 택했다. 이렇게 잘 지켜낸 원형은 아이들에게 옛이야기의 진정한 의미와 재미를 느끼게 할 것이다.
글과 그림에서 방귀 냄새와 방귀 소리가 느껴져요
표지를 보면 보름달처럼 동그란 얼굴로 방귀를 퐁퐁 뀌는 며느리가 보인다. 고운 얼굴의 며느리와 퐁퐁 방방 방귀의 만남은 웃음을 절로 자아낸다. 하지만 이렇게 고운 얼굴색의 며느리는 이야기 맨 처음과 맨 마지막에서만 만날 수 있다. 시집간 뒤 방귀를 못 뀌어 얼굴이 누렇게 변하기 때문! 그림작가는 며느리가 방귀 뀌기 전과 후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 주기 위해 며느리의 얼굴색에 초점을 두고 미묘한 변화를 집어냈으며, 방귀 냄새를 풍기기 위해 노란색을 주조색으로 사용했다. 며느리의 방귀에 대청 문에 매달려 날아가는 시아버지, 부엌문에 업혀 날아가는 시어머니 등 힘 있는 판화 그림 속 시댁 식구들의 모습에서 방귀의 위력과 해학이 느껴진다.
그림뿐 아니라 글에서도 해학과 익살을 놓치지 않았다. 실제로 방귀 소리를 듣는 듯 ‘뻐어엉 뻐엉!’ ‘꽈르르르, 꽈르르!’ ‘콰광 콰광!’ 등 생생한 소리로 표현해 냈다. 방귀의 전조로 방문 창호지가 부르르르 떨리고, 대청마루 병풍이 넘어갈 듯 벌벌벌벌 떨리는 묘사는 웃음을 터뜨리게 하고, 할머니가 들려주는 듯한 입말체는 아이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작가 소개
저자 : 이상교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나 강화에서 자랐습니다. 1973년 소년 잡지에 동시가 추천 완료되었고, 197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입선되었으며, 1977년에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입선 및 당선되었습니다. 세종아동문학상과 한국출판문화상, 박홍근아동문학상, IBBY 어너리스트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 동화집 <처음 받은 상장>, <좁쌀영감 오병수> 등이 있고, 동시집 <예쁘다고 말해 줘>, <소리가 들리는 동시집> 등이 있으며, 그림책으로 <도깨비와 범벅 장수>, <잠 온다> 등 그밖에 여러 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