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만약, 버려진 자전거를 수리해서 자전거가 정말 간절히 필요한 곳에 보낸다면 어떨까? 이 일을 일본에서는 1988년부터 지금까지 해 왔다. 해마다 580만 대 정도의 버려진 자전거를 수거해서 해마다 3천 대의 재생 자전거를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지에 보낸 것이다.
그 이야기를 담은 책이 바로 <고물 자전거 날쌘돌이>다. 삐걱삐걱 괴상한 소리를 내던 날쌘돌이는 결국 뒷골목에 버려진다. 어떻게든 다시 달리려고 애를 썼지만, 누구 하나 도와주러 오지 않았다. 하지만, 유끼짱은 가여운 날쌘돌이를 무엇이든 잘 고치는 겐지 할아버지네로 데려간다.
그리고 할아버지를 통해 새로 태어나게 된 날쌘돌이는 아프리카로 보내진다. 날쌘돌이는 바다를 건너며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침내 아프리카에 닿는다. 트럭을 타고 한참을 더 가서 산기슭 마을까지 온 날쌘돌이는 마을 보건소에서 산파일을 하는 모샤 아주머니를 태우고 일하며 새로운 삶을 찾는다.
출판사 리뷰
지금까지 20만대의 자전거가 버려져 왔다
그토록 골목을 다녀봤으면서도 ‘날쌘돌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녀석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골목 한쪽 전봇대에 묶여 있기도 하고, 주차장 한구석의 자동차들 뒤에 있기도 하고, 온몸이 분해된 채 나뒹굴기도 하고…….
이 녀석들은 바로 골목에서 만나는 자전거들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버려진 자전거들이죠. 골목이 이 정도면 아파트 단지 안은 더하겠지요? 아파트 단지 자전거 주차장마다 녹이 슬거나, 망가져서 버려진 채 널브러진 자전거가 참 많습니다. 2006년 통계이긴 한데 서울, 경기, 인천에서만 버려진 자전거가 20만 대 정도라고 합니다. 20만 대의 자전거 가운데 상당수는 아예 망가져서 못쓰게 된 자전거가 아니라 간단한 수리만으로도 재활용이 가능하답니다. 3년 전 통계였으니 지금쯤은 더 많은 자전거들이 사슬에 묶인 채 골목에서, 주차장 한구석에서 버려져 있겠지요.
그런데 바다 건너 동남아시아 나라와 아프리카 땅에 사는 사람들은 자전거마저도 없어서 먼 길을 걸어 다녀야 한답니다. 더구나 이런 곳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랍니다. 자동차가 모자라기도 할뿐더러 날씨나 지리 탓에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곳은 한계가 있으니까요.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어쩔 수 없지요.
생명을 구하는 발
만약, 이렇게 버려진 자전거를 수리해서 자전거가 정말 간절히 필요한 곳에 보낸다면 어떨까요? 그야말로 자전거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는 일이 아닐까요? 이 일을 일본에서는 1988년부터 지금까지 해 왔답니다. 해마다 580만 대 정도의 버려진 자전거를 수거해서 해마다 3천 대의 재생 자전거를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지에 보내왔답니다. 이렇게 보내진 재생 자전거는 그곳의 의료봉사단들인 보건사들과 조산사들, 간호사들, 마을 의사들에게 돌아갔답니다.
개발도상국 사람들에게 이렇게 받은 자전거는 ‘생명을 구하는 발’, ‘두 바퀴 구급차’, ‘은빛 말’, ‘신이 보내준 선물’ 들로 불리며 소중히 쓰이고 있답니다.
우리 나라도 사단법인 자전거나눔을 비롯하여 지역의 여러 단체들이 버려진 자전거를 재생하여 자전거가 없는 아이들과 해외에 보내고 있답니다.
그런데 우리가 타다가 망가져서 버린 자전거가 멋지게 재생되어 다른 나라 사람들이 정말 소중하게 쓰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그 이야기를 담은 책이 바로 《고물 자전거 날쌘돌이》랍니다. 이 책을 만들기 위해 다바타 세이이치는 재생 자전거를 따라 직접 아프리카 나라들을 돌아다니면서 아이들과 마을 사람들을 만났답니다.
|내용 들여다보기|
“버려진 거니?”
유끼짱이 묻자, 날샌돌이는
더욱 큰 소리로 울었습니다.
삐걱삐걱 괴상한 소리를 내던 날쌘돌이는 결국 뒷골목에 버려졌습니다. 어떻게든 다시 달리려고 애를 썼지만, 누구 하나 도와주러 오지 않았습니다. 버려진 자전거 날쌘돌이는 밤새 엉엉 굴고 말았습니다. 유끼짱은 가여운 날쌘돌이를 겐지 할아버지네로 데려갔어요. 겐지 할아버지는 자전거를 아주 잘 고치시거든요.
자, 날쌘돌이야. 너, 아프리카에 가지 않을래?
겐지 할아버지는 정말로 자전거를 자 고쳤어요. 이제 날쌘돌이도 다시 태어난 것처럼 쌩쌩해졌습니다.
“자아, 날쌘돌이야. 너, 아프리카에 가지 않을래?”
“아프리카요?”
“그래, 아프리카는 우리 인간들의 고향이란다. 그 아프리카가 이제 새롭게 다시 태어나려고 불끈 힘을 내고 있어. 희망 가득한 일이지. 여러 가지로 도움이 필요해. 난 너에게 그런 도움을 부탁하고 싶구나.”
“나라도 괜찮아요?”
“물론이지. 네가 간다면 틀림없이 사람들이 크게 기뻐하며 마중 나올 거야.”
이렇게 해서 날쌘돌이는 아프리카로 가게 되었대요. 날쌘돌이는 바다를 건너며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침내 아프리카에 닿았어요. ‘쟘보 쟘보(안녕)!’ 마중을 받으면서요. 트럭을 타고 한참을 더 가서 산기슭 마을까지 왔어요. 날쌘돌이는 마을 보건소에서 산파일을 하는 모샤 아주머니를 태우고 일하게 되었어요.
“날쌘돌이야, 먼 곳까지 잘 왔구나! 아산티 사아나(정말 고아뭐)!”
아프리카에서 무척 즐거운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어느날, 유끼짱이 텔레비전을 켰더니, 화면에 날쌘돌이가 척 나타났습니다.
“오늘밤은 아프리카에서 무척 즐거운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바다를 건넌 자전거 날쌘돌이가 대활약해서 멋지게 아기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이 소식을 본 유끼짱은 후닥닥 밖으로 뛰어나갔습니다. 겐지할아버지에게도, 들고양이 구슬이 친구들에게도 이 소식을 알려주려고 서둘러 해 저무는 마을로 달려 나갔답니다.
"아프리카는 정말로 넓구나!"
날쌘돌이의 동그란 눈이
더욱 더 동그래졌습니다.
"저 멀리 산이 보이지
날쌘돌이가 가는 곳은 저 산기슭이란다."
트럭이 이렇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 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다바타 세이이치
1931년 오사카에서 태어났습니다. 교토대학 이학부를 중퇴하고 인형극단 푸쿠·극단 인형극 등에서 활동한 뒤, 후루타 다루히와 만나 어린이책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어린이들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작품으로 후루타 다루히와 함께 만든 『벽장 속의 모험』, 『덤프 유치원장 물리쳤다』, 간자와 도시코와 함께 만든 『유우짱의 유우는?』, 선천성 지체장애아 부모회와 함께 만든 『삿짱의 마법의 손』과 『반짝반짝』, 『기미짱과 갓빠 이야기』, 『붕붕 덜컹덜컹 통통통』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