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전통생활문화가 그대로 담긴 어린이판 '농가월령가'우리네 조상님들은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놀고, 먹고, 살았을까요? 변화가 빠른 우리나라에서는 무엇이든 한 세대 전과 비교해 봐도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되어 버리’는 형국입니다. 조선시대라면 더 말할 것도 없겠지요. 먹을거리도 다르고, 입는 옷도 다르고, 집도 도구도 놀이도 말도 다 다르고, 아마 생각도 많이 달랐을 겁니다.
이렇게 지금과는 많이 다른 시대의 문화와 역사를 잘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감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사고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구체적 조작기 단계) 초등학생의 경우라면 더욱 그렇지요. 그저 사건이나 개념 설명만으로는 아이들의 의욕과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없고, 나중엔 암기해야 할 지겨운 과목으로 전락하기 십상입니다. 실감 나는 교육 방법이라면 영상매체나 박물관 전시물 같은 시각자료가 도움 되겠지요. 그 가운데는 그 시대의 삶을 잘 그려낸 그림책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어절씨구! 열두 달 일과 놀이-아이들과 함께 부르는 농가월령가》는 바로, 조선시대의 생활문화가 그대로 담긴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를 어린이가 즐길 수 있는 그림책으로 탈바꿈시킨 책입니다. 원래 '농가월령가'는 조선 후기 정학유가 지었다고 알려진 글로, 농가에서 달마다 해야 할 일을 적은 행사표, 즉 월령(月令)을 적은 자료입니다. 조선시대 농사일과 세시 풍속, 놀이, 음식, 계절 변화까지 달의 흐름에 따라 풍부하게 싣고 있어 생생한 역사문화 자료로 평가받는 글이지요. 이제 이 좋은 역사문화 자료가 어린이를 위한 글과 그림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24절기 펼쳐지는 농사일과 놀이, 그리고 우리네 자연《어절씨구! 열두 달 일과 놀이-아이들과 함께 부르는 농가월령가》를 펼치면 '농가월령가'의 시대가 생생하게 살아옵니다. 거름주기, 모내기, 보리 베기, 김매기, 타작마당, 김장에 메주 만들기, 길쌈에 염색 등등 열두 달 동안 바쁘게 일하는 농부들의 표정이 보입니다. 농사일을 돕는 틈틈이 윷놀이에 연날리기, 널뛰기, 고누와 공기놀이, 봉숭아 물들이기, 썰매타고 팽이 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들리지요.
그 뿐이겠습니까? 설날, 한식, 단오, 유둣날, 호미씻이, 칠석, 추석, 구구절, 동지섣달 등등 명절과 세시풍속의 흥겨운 기운도 가득하고요. 쟁기, 가래, 써레, 물레, 씨아, 자새, 베틀, 장군, 키, 도리깨, 호미, 개상, 방아처럼 정겨운 생활유물들도 되살아나 제소리를 내며 움직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말입니다. 푸른 보리싹, 상큼한 봄나물, 언덕 가득 붉은 진달래, 물 넘치는 논두렁, 단물 흐르는 참외, 몽실몽실 피는 솜꽃, 배부른 황금물결, 마을 덮는 따뜻한 눈발처럼 지금도 변함없는 봄여름가을겨울, 열두 달 자연을 통해 선조들의 삶과 생생히 만날 수 있습니다.
열두 달, 일과 놀이의 현장으로 아이들을 이끄는 그림과 설명글《어절씨구! 열두 달 일과 놀이-아이들과 함께 부르는 농가월령가》에는 정월령부터 십이월령까지 열두 달의 이야기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먼저 계절감을 잘 드러낸 '농가월령가'의 각 달 첫 구절을 따라, 자연의 변화무쌍한 모습과 농촌마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만화경처럼, 큰 그림으로 한눈에 펼쳐집니다. 그다음 쪽에서는 그달의 농사일과 세시풍속, 놀이와 음식 등 아기자기한 생활사를 잘 설명한 글과 그림이 이어지지요. 이 또한 <농가월령가>의 시구를 쉽게 고치고 그림으로 옮긴 것입니다.
그 뒤를 이은 ‘설명 보태기’ 부분에서는, <농가월령가>를 쉽게 고쳐 쓴 글의 전문을 실어 한 번 더 그 내용을 익히도록 하였으며, 앞의 큰 그림 곳곳에 대한 추가 정보가 함께 실려 있습니다.
아이들이 교과서나 다른 책을 통해서도 옛사람들의 세시풍속과 살림살이를 접할 기회는 적지 않지만, 대개가 박물관 유물들처럼 생기를 잃은 상태이기 쉽지요. 이 책에서는 일과 놀이, 도구와 음식의 모습뿐만 아니라 생활문화가 펼쳐지는 현장을 그림으로 생생하게 살려내어, 아이들이 저절로 그 쓰임새와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아이와 어른, 모두를 신나게 하는 책 《어절씨구! 열두 달 일과 놀이》《어절씨구! 열두 달 일과 놀이-아이들과 함께 부르는 농가월령가》에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나눌 마음이 가득합니다. 사람들끼리 정을 나누고 서로 힘을 보태며 힘든 농사일도 척척 해내던 옛사람들의 한해살이를 가만히 들여다보십시오. 어느 순간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아이들과 손을 잡고 산으로 들로 뛰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질 겁니다.
생활이 변하고 생각이 변하고, 온갖 것이 다 변했다 해도 옛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변치 않은 자연이 있으니, 그들의 웃음과 용기와 마음도 건네받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까? 옛사람들이 보여준 자연과 함께 하는 삶, 서로 보듬는 마음, 땀 흘리는 의미를 우리 아이들이 닮고 누릴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은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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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르고 새들을 쫓고논밭의 잡초를 없애는 김매기와 논에서 피 뽑기를 하고 나면 추수 때까지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지. 하지만 막 여무는 곡식을 노리고 날아드는 새들을 쫓느라 바쁘기도 해. 새 쫓는 일에는 아이들과 허수아비가 앞장 서. 여기저기 꽹가리 두드리고 고함지르며 새를 쫓느라 들판이 소란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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