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이태와 주현이의 이야기가 마치 탁구공을 치고받듯이 번갈아 나오는 옴니버스 동화. 이태는 엄마와 단 둘이 살지만, 결손 가정 아이의 결핍이 딱히 없다. 그저 명랑하고 속이 깊은 아이다. 혼혈에다 싱글맘이면 스테레오타입처럼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시키는 여타의 동화와는 다른 노선을 걷는 것이다.
주현이는 이태의 단짝이지만 이태와는 좀 다르게 장난꾸러기에 개구쟁이이다. 친구를 골탕 먹이는 소소한 장난쯤은 식은 죽 먹기이고, '자전거 타고 우주여행을 하겠다고 한동안은 날마다 물구나무서는 연습을 하고, 자기 아빠 차에 있는 내비게이션을 자전거에 달겠다고 하도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이태가 한 시간 넘게 설득해야 할 정도로 엉뚱한 아이다.
그리고 매 작품마다 보름달이 비중있게 등장한다. 이태 아빠와의 추억 속 보름달이 이태 엄마의 현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강강술래를 하며 가족의 화해를 이루고,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운 할아버지와 함께 마법의 달집태우기를 하며 소원을 비는 등 보름달은 각 에피소드 속에서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은하철도 999의 기적』, 『담배 피우는 엄마』 등으로 아이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왔던 류호선의 다섯 번째 작품이 새로 나왔다. 초등학교 선생님답게 아이들의 현장감 있는 모습을 그려냈던 작가는 이번 작품집에서도 유감없이 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작품집은 이태와 주현이의 이야기가 마치 탁구공을 치고받듯이 번갈아 나오는 옴니버스 동화이다.
이태와 주현이 그리고 보름달
이태는 눈이 파랗고 머리카락이 노랗다.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자전거를 타고 하늘을 날 수 있다고 믿는 (머리카락이 까만) 엄마와 함께 산다. 어릴 적엔 어리바리하게 엄마 말을 믿었지만,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지금은 보름달이 뜨면 엄마가 자전거 못 타게 자전거에 자물쇠를 채울 정도로 이성적이다. 2월이 29일까지 있는 해, 정월 대보름날 잠깐 방심한 틈을 타 자전거를 타고 언덕에서 굴러떨어져 다친 엄마를 돌봐야 하고, 매번 맛난 음식을 바리바리 싸서 오는 외할머니와 엄마의 살벌한 싸움을 중재해야 한다. 서로 너무 아끼기 때문에 속상해하는 엄마와 외할머니를 강강술래를 핑계로 화해시키기도 했다. 엄마에게 새로운 인연을 찾아주기 위해 슈퍼 아저씨를 유심히 살펴보기도 한다. 슈퍼 아저씨와 엄마가 잘 어울릴 거라는 생각에 월하노인처럼 두 사람을 맺어주려 애쓴다.
이태는 엄마와 단 둘이 살지만, 결손 가정 아이의 결핍이 딱히 없다. 혼혈에다 싱글맘이면 스테레오타입처럼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시키는 여타의 동화와는 다른 노선을 걷는다. 그게 바로 류호선 작품이 가진 건강함이다. 비록 다른 아이들과 좀 다르게 생겨 놀림을 받기는 하지만, 엄마와 외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 가끔 철없이 천진난만한 엄마를 살뜰히 챙길 정도로 애어른 같다.
이태의 친구 주현이는 이태의 ‘베프’(베스트 프렌드)지만 이태와는 좀 다르게 장난꾸러기에 개구쟁이이다. 친구를 골탕 먹이는 소소한 장난쯤은 식은 죽 먹기이고, “자전거 타고 우주여행을 하겠다고 한동안은 날마다 물구나무서는 연습을 하고, 자기 아빠 차에 있는 내비게이션을 자전거에 달겠다고 하도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이태가 한 시간 넘게 설득해야 할 정도로 엉뚱한 아이다.
주현이는 새로 이사 온 집 윗집에 아빠 회사의 높은 분이 산다는 것이 맘에 안 든다. 이래저래 아빠가 불려가는 것도 싫은데 윗집 아저씨 친척인 동해라는 아이를 자기가 챙겨줘야 하게 생겼다. 동해 동생이 병원에 입원해 골수를 기증받는 사이 윗집에서 지내며 주현이와 같은 학교에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시골에서 온 순진한 동해를 골탕 먹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엘리베이터에서 숨을 쉬면 벌금 낸다고 겁을 주고, 선루프가 있는 차가 태양열로 가는 차라며 델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러다 보름달이 뜰 때 학교 이순신 동상을 움직이면 아픈 사람이 낫는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까지 한다. 그렇게 심술을 부렸어도 정작 동해가 학교 운동장에 가서 이순신 동상을 밀려고 하자 이태와 함께 가서 도와주는 착한 마음씨도 있다.
두 아이 말고 이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이 있다. 매 작품마다 등장하는 보름달이다. 이태 아빠와의 추억 속 보름달이 이태 엄마의 현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보름달 아래서 강강술래를 하며 가족의 화해를 이루고,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운 할아버지와 함께 마법의 달집태우기를 하며 소원을 비는 등 보름달은 각 에피소드 속에서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그러면서 이태와 주현이의 생활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준다. 이 작품집은 달을 중심으로 이야기들이 한데 모이는 느낌이다.
민속놀이를 통한 세대 간의 소통과 조화
『특별한 지구인』은 이태, 주현이 두 아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와 슈퍼 아저씨 등 세대 간의 조화를 아우르는 작품집이라 할 수 있다. 이태에겐 엄마 다음으로 중요한 사람이 외할머니이다. 부모 허락 없이 멀리 외국에서 결혼한 엄마를 못마땅하게 생각하지만 손자를 끔찍이 생각하고, 이태네가 이사올 때마다 그 근처로 이사할 정도로 속 깊은 애정을 보여준다.
미국에서 잠깐 귀국한 할아버지는 주현이에게 조부모의 존재를 일깨워 주었다. 무뚝뚝한 할아버지는 잘 웃지도 않고, 말도 거의 없다. 할아버지를 ‘왕님’으로 모셔야 한다는 생각에 우울했던 주현이는 할아버지와 달집태우기를 함께하면서, 또 할아버지가 ‘엄마 옥반지 사건’을 해결해 주면서 친해진다. 더 이상 크리스마스 때 선물만 보내주는 산타클로스 같은 존재가 아니라 가까이 함께 이야기하고 추억을 만들어가는 할아버지가 된 것이다.
단출한 핵가족이 대부분인 요즘, 조부모와 아이와의 자연스러운 소통이 귀한 시대가 되었다. 그런 면에서 이태와 주현이에게 할머니 할아버지의 존재는 옛것의 조화와 지혜로움을 알게 모르게 전하는 전달자의 역할을 한다. 특히 강강술래나 달집태우기 같은, 자칫 잊혀지기 쉬운 민속놀이를 이태와 주현이뿐 아니라 새로운 세대인 독자 어린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류호선 작품의 최대 미덕은 아이다운 시선을 견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문체를 어린이의 일기체라고 명명할 정도로 작가는 학교에서 수년 동안 보아온 아이들의 일기를 통해 아이들만의 표현력을 익혔다. 그래서인지 이태와 주현이의 말투는 천진하고 아이답다. 키득키득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아이들의 말투가 곳곳에 포진되어 있어 읽는 재미가 남다르다.
"자전거를 타고 귀 뒤로 지나가는 바람을 맞으면 정말 하늘을 날아가는 느낌이 들거든. 그리고 가장 행복했던 기억들이 바람과 함께 스쳐 지나가지. 아마 이태 너희 엄마도 그래서 자전거를 타실 거야."
나는 아저씨 망원경으로, 아니, 아저씨 망원경이 달린 컴퓨터로 밤하늘을 구석구석 살펴보았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엄마랑 아저씨랑 많이 친해졌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p142
작가 소개
저자 : 류호선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친구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쓰는 것이 소원이라고 합니다. 첫 작품 《은하철도 999의 기적》은 생활 동화에 판타지를 결합해 어린이들과 부모님, 평론가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고, 아이들의 고민과 말투를 생생하게 표현한 《담배 피우는 엄마》는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실렸습니다. 이 밖에도 《사투리의 맛》 《웰컴 투 코리아, 알렉스》《아르헨티나에서 엄마 찾기》 《우리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등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활발히 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세상 곳곳을 여행하며 아이들을 위한 글을 쓰고 싶다고 합니다.
목차
특별한 지구인
촌스러운 동해 녀석
살벌한 우주 전쟁
마법의 달집태우기
월하노인의 비밀 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