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미국도서관협회(ALA) 주목 받는 책' 선정작. 돼지 농부 팔머와 당나귀 일꾼 에브네저는 아침 일찍 손수 재배한 대파와 순무와 상추를 팔러 시장으로 향한다. 가져온 야채를 다 팔고 식구들에게 줄 선물을 하나씩 마련한다. 일사병에 걸리곤 하는 에브네저에게는 새 밀짚모자를 선물했다.
그런데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농부 팔머와 일꾼 에브네저가 웃지 못할 곤경에 처하는 모습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이들이 하나씩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해 내는 과정은 낙천적이고 흥겹기까지 하다. 곤경에 처했을 때, 우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크든 작든 어려움에 맞닥뜨렸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하게 한다. 구르는 바퀴에게 하모니카를 불어 주는 날, 이런 날도 분명 있는 법이다. 곤경 앞에서 무엇이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하는 힘, 삶의 여유와 지혜가 주는 선물이다.
출판사 리뷰
미국도서관협회(ALA) 주목 받는 책
이런 날도 있는 법이지요. 구르는 바퀴에게 하모니카를 불어 주는 날……
농부 팔머와 일꾼 에브네저가 어느 화창한 아침에 대파와 순무와 상추를 시장에 내다 팔러 집을 나서요. 잘 안 될 일이 뭐가 있겠어요? 정오쯤에 그들은 에브네저를 위한 새 밀짚모자와 팔머 가족 하나하나에게 줄 선물을 사서 집으로 돌아가려고 길을 나섰어요. 그런데 얼마 못 가 갑자기 바람이 불어닥쳤어요. 세찬 비가 온몸을 흠씬 두들기며 쏟아졌고요. 그 뒤로 웃지 못할 재난들이 연달아 줄줄이 일어나요. 시장 갔다 돌아오는 길이 이렇게 힘들 줄 누가 알았겠어요?
돼지 농부 팔머와 당나귀 일꾼 에브네저는 아침 일찍 손수 재배한 대파와 순무와 상추를 팔러 시장으로 향했어요. 에브네저는 늘 하던 대로 스스로 마구를 걸쳤고요. 가져온 야채를 다 팔고 식구들에게 줄 선물을 하나씩 마련했지요. 일사병에 걸리곤 하는 에브네저에게는 새 밀짚모자를 선물했고요. 자, 이제 목을 축이고 집으로 돌아가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어서 보아야지요?
그런데 일이 꼬이기 시작해요. 숲 속 길로 들어섰는데 세찬 비를 만났어요. 날카로운 톱날 같은 번개에 나무 한 그루가 쩍 갈라지더니 달구지 위로 쓰러졌어요. 어쩌겠어요? 아들 맥에게 선물할 연장함에서 톱과 도끼를 끄집어내어 나무를 자르는 수밖에……. 에브네저는 이 믿지 못할 장면을 사진으로 찍었지요. 아, 사진기는 팔머 부인에게 줄 선물이에요. 어렵게 진창을 빠져나오자 이번에는 낭떠러지 같은 내리막길로 들어섰어요. 그런데 달구지가 덜거덕 하더니 바퀴를 축에 고정시키는 암나사 하나가 흔들흔들 풀려나갔어요.
바퀴는 달구지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는 혼자가 된 것이 기쁜 듯 내리막길을 내달리기 시작했어요. 바퀴는 농부 팔머가 처한 곤경에 아랑곳하지 않았어요. 바퀴는 펄쩍펄쩍 솟구쳤다가 덜커덕덜커덕 내리 내달렸어요. 농부 팔머는 막내아들 지크에게 줄 선물인 하모니카를 꺼내 가쁜 숨에도 불구하고 짧은 곡을 연주했어요. 바퀴는 이 기막힌 소리를 듣기 위해 갑자기 제자리에 멈춰 섰고, 농부 팔머는 바퀴살을 움켜쥐고 바퀴를 한껏 흔들어 야단을 친 뒤 언덕 위로 끌고 올라가 축에 다시 고정시켰어요. 그동안 에브네저는 나름대로 자기 생각이 있는 바퀴에 대해 어쩌고저쩌고 중얼댔고요.
얼마쯤 가다 에브네저가 거북이를 피하려다가 그만 발굽을 삐었어요. 이제 또 어쩌겠어요? 팔머는 어떻게 어떻게 에브네저를 마구에서 풀어내 달구지 위에 올려 태웠지요. 에브네저는 오래 살고 볼 일이라며 느긋하게 드러누워 사진을 찍어 댔고요. 농부 팔머는 낑낑대고 헐떡거리며 달구지를 이리 비틀고 저리 당기며, 안간힘을 다해 끌어 여섯 시쯤 찔레 언덕에 다다랐어요. "우리 돼지 잘한다." 에브네저의 이 응원이 부아를 치밀게 해 젖 먹던 힘까지 내게 한 거죠. 이제 언덕을 내려가기만 하면 되는데, 갑자기 모든 것이 너무 급하게 돌아가기 시작했어요. 수레가 그를 떠밀며 내달리기 시작했어요. 달구지는 산산조각이 나 버렸어요. 이제 어떻게 집으로 돌아가지요?
아,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 누가 알았겠어요. 농부 팔머와 일꾼 에브네저가 웃지 못할 곤경에 처할 때마다 비어져 나오는 이 웃음을 어쩌지요? 이들이 하나씩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해 내는 과정은 낙천적이고 흥겹기까지 하답니다. 곤경에 처했을 때, 우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크든 작든 어려움에 맞닥뜨렸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하게 합니다. 구르는 바퀴에게 하모니카를 불어 주는 날, 이런 날도 분명 있는 법이지요. 곤경 앞에서 무엇이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하는 힘, 삶의 여유와 지혜가 주는 선물입니다.
농부 팔머가 가벼운 발돋움을 했을 뿐인데, 갑자기 모든 것이 너무 급하게 돌아가기 시작했어요. 달구지가 그를 떠밀며 내달리기 시작했어요.
다리가 미친 듯이 발버둥을 쳤어요. 그는 달구지 채에 매달려 허공에 붕 떠올랐어요. 두 다리는 팔랑개비처럼 공중을 휘젓고 있었어요. 세상이 휙휙 지나가는 것을 보며 이제 이 세상을 마지막을 보는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어요.
에브네저는 뱅뱅 도는 하늘을 향해 절망의 히히힝 소리를 내지르며 뒤늦게나마 브레이크를 잡아당겨 보려고 발버둥을 쳤어요.
- 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윌리엄 스타이그
1907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그림책 작가가 되기 전, 《뉴스위크》에서 ‘카툰의 왕’으로 꼽힐 정도로 인기 있는 카투니스트로 활동했으며 본격적으로 그림책 작가가 된 것은 61세부터이다. 왕성한 창작욕으로 다수의 그림책을 내놓았고, 각종 아동 문학상을 휩쓸며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손꼽히는 그림책 작가로 사랑받고 있다.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멋진 뼈다귀』로 미국도서관협회 주최 그해 가장 뛰어난 그림책 작가에게 주는 칼데콧 상을 받았으며, 『아벨의 섬』,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으로 뉴베리 명예상을 받았다. 그 외 대표작으로 『부루퉁한 스핑키』, 『아모스와 보리스』, 『용감한 아이린』, 『엉망진창 섬』, 『어른들은 왜 그래?』, 『하늘을 나는 마법 약』, 『장난감 형』, 『노랑이와 분홍이』, 『아빠랑 함께 피자 놀이를』 등이 있으며,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은 『슈렉!』도 그의 작품이다. 2003년 96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