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권오삼의 일곱 번째 동시집. 가지가지 꽃피운 시상과 '오롱조롱' 매달린 시어들로 이전 동시집과는 확연하게 다른 색깔을 선보인다. 기존 동시의 틀을 깨려는 실험성 또한 눈에 많이 띄는 등, 이번 동시집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시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놀이 동시부터 민요의 울림을 되살린 동시까지 각양각색의 동시가 수록되고 있다. 아울러, 화가 오정택의 생기발랄하면서도 따듯한 상상력이 꿈틀대는 그림들이 함께 어우러진다. 그린이는 그림 속에 한 편의 시적 이야기를 오롯이 엮어 내며 또 다른 상상의 세계로 독자를 이끌고자 했다.
출판사 리뷰
권오삼의 일곱 번째 동시집에는 “강력 접착제 같”은 힘이 있다. 잃어버린 동심을 찰싹 달라붙게 하는 강력함이 있다. 이번 동시집은 가지가지 꽃피운 시상과 “오롱조롱” 매달린 시어들로 이전 동시집과는 확연하게 다른 색깔을 선보인다. 기존 동시의 틀을 깨려는 실험성 또한 눈에 많이 띈다. 33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동시와 함께 살았으니 그의 실험은 실험 자체로 끝나지 않는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켜 매끄럽게 깎고 꼼꼼하게 색을 칠하였다. 김칫국물 같은 멀건 색은 찾아볼 수가 없다. 동시라는 드넓은 바닷속에서 시어들이 파릇파릇 살아 움직일 뿐이다. 한번 잡으면 “딱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자석 같은” 동시 60편이 담긴 『똥 찾아가세요』 속으로 빠져들어 보자.
단단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가지가지 오롱조롱 동시들
권오삼 선생은 지금 꼬부랑 할아버지가 다 되어 간다. 그래도 선생은 언제나 젊다. 특히 동시를 쓸 때 가장 젊어진다. 더욱이 선생은 계속해서 동시를 쓰고 있다. 계속해서 아이와 닮아가고 있는 것이다.(평론가 김상욱의 해설 중에서)
그래서 그런지 그의 동시에는 아이의 눈과 마음과 목소리가 그대로 담겨 있다. 이번 동시집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시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놀이 동시부터 민요의 울림을 되살린 동시까지 각양각색의 동시를 맛보게 해 준다.
언제쯤이면 보리 이삭 패는 것 보리
언제쯤이면 보리 찧어 보리비빔밥 먹어 보리
언제쯤이면 우리나라 통일되는 것 보리
언제쯤이면 노총각 우리 삼촌 장가가는 것 보리
-「보리」 전문
이 동시는 들녘의 ‘보리’와 본다는 뜻을 지닌 ‘보리’를 연결시키고 있다. 단순한 말놀이 형식을 차용했지만 삶의 깊은 시선을 이면에 깔고 있어, 묵직함과 가벼움을 조화롭게 갖춘 언어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사람 없는 산골/ 숲 속 계곡에는/ 누가 누가 사나/ 깜빡깜빡 반딧불/ 반딧불이 살지
사람 바글 도회지/ 빌딩 숲에는/ 누가 누가 사나/ 번쩍번쩍 전깃불/ 전깃불이 살지
-「누가 누가 사나」 전문
방울방울 빗방울
내 머리 위에 빗방울
억센 놈은 저만큼 가
땅바닥에 머리 찧고
여리고 고운 것만
내 우산 위에 널쪄라
내 어깨 위에 널쪄라
-「노래」 전문
동시를 맛깔나게 하는 요인 중 하나가 음악성이다. 권오삼은 이번 동시집에서 의성어와 의태어를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보여 줄 뿐만 아니라, 풍부한 리듬감을 실현해 보인다. 간결한 문장으로 반복과 대구를 사용한 것에서 아이의 목소리에 가장 가깝게 다가가려는 시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리듬감 속에 우리 민요의 울림과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 더 친근하고 아름답다.
미끄럼 타면서
빗방울이 빗방울을 업고 가네
빗방울이 빗방울을 안고 가네
빗방울이 빗방울한테 매달려 가네
-「비 오는 날 우리 집 유리창은」 부분
풀 더미에다 대고 오줌을 누었다
눌 때는 몰랐는데 누고 나니 미안했다
지린내 나는 내 오줌 함박 덮어 쓴 풀잎들
지린내 가실 때까지 두고두고 날 욕하겠다
-「욕하겠다」 전문
작은 빗방울과 풀잎에까지 마음을 두고 잠시나마 다른 존재의 마음속 울림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 이것이 상상력의 출발점이자 핵심이다. 본래 우리는 이러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어른이 되면서 조금씩, 마침내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위와 같은 동시들을 통해 우리는 따듯하고 소중한 상상력의 힘을 끌어올 수 있다.
일곱 빛깔 무지개를 닮은 일곱 번째 동시집
권오삼은 1975년에 동시로 등단하여 지금껏 꾸준히, 묵묵히 동시문단을 지키고 있다.
요즘은 성인문단의 시인들이 실험적인 동시들을 활발히 발표하고 있다. 그런 중에 권오삼의 일곱 번째 동시집 『똥 찾아가세요』는 특별한 의미를 보인다.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새로움과 다양함으로 꽉 차 있는 이번 동시집은 성인문단의 시인들과 기존 동시인들 사이에서 든든한 다리 역할을 해 주는 셈이다. 그동안 성인과 아동, 각 문단의 특성상 창작기법이나 표현에서 차이점을 보인 게 사실이다. 권오삼은 그 두 부류의 장점과 특징을 장인정신으로 더 깊고 담백하게 녹여내고 있다. 그래서 오래된 마을 앞 당산나무나 느티나무와 같은 그의 “믿음직하고 아름다운” 이번 동시집을 보면 “저절로 마음이 맑아”지고 “푸르러진다”.
권오삼의 동시적 상상력은 생활과 자연과 몸에서 뿜어져 나온다. 그 안에는 천진난만한 열 살배기 사내아이가 맘껏 뛰놀고 있을 뿐이다. 화가 오정택 역시 이번 작업에서 생기발랄하면서도 따듯한 상상력이 꿈틀대는 그림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그림 속에 한 편의 시적 이야기를 오롯이 엮어 내며 또 다른 상상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 준다. 아이의 감성과 빛깔을 그대로 닮은 그림과 시어들이 보는 이의 마음을 오래도록 잡아 둘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권오삼
1943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안동에서 자랐습니다. 1975년 월간문학신인상과 1976년 소년중앙문학상 당선으로 문단에 나왔습니다. 그 후 방정환문학상과 권정생문학상을 받았으며, 동시집 『물도 꿈을 꾼다』 『고양이가 내 뱃속에서』 『도토리나무가 부르는 슬픈 노래』 『똥 찾아가세요』 『진짜랑 깨』 『라면 맛있게 먹는 법』 등이 있습니다.
목차
제1부 비 오는 날 우리 집 유리창은
물방울 열매
노래
작달비
하늘공원
해야 해야 여름 해야
해야 해야 겨울 해야
해
비 오는 날 우리 집 유리창은
용감한 빗방울들
나무들과 얼음땡
욕하겠다
돌탑
한약 먹기
여름 교실
궁금증
똥파리들
제2부 뽕나무야 넌 뭐 줄래
똥파리
자벌레
지렁이
방아깨비
오리 가오리
보리
꽈리
방귀 한 개
은행나무
뽕나무야 넌 뭐 줄래
징그러워
망치야 망치야
약 다 먹었니
이사
제3부 바퀴들의 달리기
우리 집 아기
별 동무 내 동무
보았지요
ABC
아아
포도 먹기
똥 찾아가세요
누가 누가 사나
산골 동네
새들의 세계
바퀴들의 달리기
빨간 고무장갑
전철역 지하도 계단
가로수
해피
이불
제4부 재미있는 책
꽃바구니
꽃과 잎
머리 무게
재미있는 책
재미없는 책
이야기책
공갈 젖꼭지
오늘은 일요일
이 동물은 통째로 먹어야 해
소중해
나무
멍청하게도
이름
폭력이라면 딱 질색이지만
해설│김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