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순하고 착한 늙은 소 늙다리와 늙다리를 좋아하는 사내아이 호철이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동화. 소중한 식구로, 귀한 일꾼으로 대접 받으면서 살았던 '행복한 소' 늙다리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그려진다. 사람이 소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만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주는 책이다.
출판사 리뷰
“엄마, 소는 뭐 먹고 살아요?”
옛날에는 소들이 풀을 먹고 살았대요.
<우리 소 늙다리>는 봄부터 가을까지 들로 산으로 다니면서 풀을 뜯어 먹고,
추운 겨울이면 구수한 여물로 끓인 소죽을 먹고 살았던 누렁소 늙다리 이야기예요.
아이들은 아이답게, 소는 소답게 살았던 때,
우리 아이들에게, 풀을 먹고 살았던 소 이야기 《우리 소 늙다리》를 읽어 주세요.
순하고 착한 소 이야기 들어 보세요.
소는 참 순해요. 12간지 우두머리 자리를 약삭빠른 쥐에게 빼앗기고도 느릿느릿 되새김질만 하지요. 묵묵히 자기 맡은 일만 하는 사람은 소처럼 우직하다고 하는 것도 다 그런 까닭이지요.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자기가 가진 것을 아낌없이 다 내어 주는 소, 언제나 우리 곁에서 평화롭게 살아온 착한 소 이야기를 들어 보세요.
《우리 소 늙다리》는 소에게 무엇을 먹이면 안 되는지 알려 주는 책이 아니에요. 순하고 착한 늙은 소 늙다리와 늙다리를 좋아하는 사내아이 호철이가 함께 살아가는 재미난 이야기지요. 하지만 《우리 소 늙다리》을 읽다 보면 사람이 소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만히 생각하게 될 거예요.《우리 소 늙다리》는 소중한 식구로, 귀한 일꾼으로 대접 받으면서 살았던 행복한 소, 늙다리와 겁 많고 철없는 장난꾸러기 호철이의 따뜻한 우정 이야기입니다.
“아직도 우리 늙다리만 생각하면 코끝이 찡해 옵니다. 볏단을 까마득하게 높이 등에 싣고도 끄떡 없이 뚜벅뚜벅 걷던 늙다리는 곧장 눈물이 뚝뚝 흐를 것 같은 커다란 눈을 가진 순하디순한 소였지요. 그런 늙다리에게 나는 그렇게 못된 짓을 했습니다.”
- 이호철
장난꾸러기 호철이와 착하고 순한 암소 늙다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요?
늙다리는 고개를 두어 번 주억거리더니, 내 쪽으로 머리를 돌렸습니다. 아직도 늙다리 주둥이 털에는 피가 말라붙어 있었습니다. 늙다리는 순한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우리 늙다리 두눈 밑이 촉촉하게 젖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늙다리가 눈물을 흘리며 소리 없이 울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가슴 속에서 뜨거운 것이 확 치밀어오르면서 내 눈에도 눈물이 고였습니다. 가만히 늙다리 주둥이를 어루만지니 아프고 귀찮다는 듯 머리를 돌렸습니다. 그러고는 눈을 지그시 감았습니다. 풀을 한 움큼 입에 갖다 대 주었지만 그것도 싫다는 듯 고개를 저었습니다.
나는 아버지가 베어 온 풀을 한 아름 더 갖다 주고는 방에 들어와 누웠습니다. 가만히 누워 있으니까 늙다리를 때리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늙다리가 아파하는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그만 벌떡 일어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앞으로 늙다리가 나를 얼마나 원망할까. 나를 얼마나 미워할까. 생각할수록 더욱 마음이 아려와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p52
작가 소개
저자 : 이호철
2014년 퇴임 때까지 38년 넘게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 회원으로 활동해 왔다. 아이들과 함께해 온 ‘삶을 가꾸는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의 성과물을 여러 권의 책으로 묶어 내기도 했다. 쓰고 엮은 책으로는 <살아 있는 교실>, <살아 있는 글쓰기>, <살아 있는 그림 그리기>, <이호철의 갈래별 글쓰기 교육>, <엄마 아빠, 나 정말 상처받았어>, <감동을 주는 부모 되기> 외에 <연필을 잡으면 그리고 싶어요>, <요놈의 감홍시>, <잠 귀신 숙제 귀신> 같은 어린이들의 글과 그림책을 묶어 내었고, <우리 소 늙다리>, <신나는 썰매타기>, <온산에 참꽃이다!>, <늑대할배 산밭 참외 서리>, <알밤 주우러 가자!>, <산토끼>, <맛있는 쌀밥 묵자> 같은 어린 시절 이야기와 동화집 <울어라 개구리야>, 어린이가 읽는 산문 <24가지 생각> 등이 있다. <온산에 참꽃이다!>의 내용 일부는 6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