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전래동화인 <도깨비감투>를 전문가의 감수를 받아 이야기의 원형을 살려 엮어냈다. 욕심을 경계하는 옛사람들의 지혜와 해학이 엿보이는 작품으로, 물질적인 것이 삶의 잣대가 되어 가는 요즘, 다른 어떤 옛이야기보다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인공이 도깨비 감투를 쓰고, 투명인간이 된 다음 가장 먼저 한 일은 도둑질이다. 넉넉지 못한 살림살이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점점 도둑질에 빠져 나중에는 즐기기까지 하는 모습은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고스란히 보여 주는 듯하다.
하지만 주인공과 함께하며 악한 감정을 풀어내는 것이야말로 옛이야기 그림책의 또 다른 역할이 아닐까. 또 권선징악의 결말을 통해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불러온다는 교훈도 강하게 전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새로 선보이는 우리 옛이야기의 27번째 책 <도깨비감투>는, 네버랜드 옛이야기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야기의 매력과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판본을 고른 뒤, 그 안에서 가장 보편적인 화소를 추출, 전문가의 감수를 받아 이야기의 원형을 살렸다. 특히 <도깨비감투>는 욕심을 경계하는 옛사람들의 지혜와 해학이 엿보이는 작품으로, 물질적인 것이 삶의 잣대가 되어 가는 요즘, 다른 어떤 옛이야기보다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설문조사에서 ‘정직하게 사는 것보다 부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감옥에 가더라도 10억 원을 받게 된다면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는 문항에 많은 수의 청소년들이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과연 어떻게 하면, 성실과 양심, 도덕적 가치관에 대해 제대로 심어 줄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행운을 물질적인 것을 얻는 데에만 사용하고, 도둑질을 하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가 하면, 결국엔 스스로 몰락해 가는 이 책의 주인공의 모습은 곱씹어 볼수록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쓰면 투명인간이 되는 신기한 ‘도깨비감투’의 매력
옛이야기에서 도깨비는 우연히 나타나 온갖 비밀을 흘리면서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어 놓는다. 또 신기한 물건들도 많이 가지고 다니는데, 이 책에는 그중 쓰기만 하면 남들 눈에 안 보인다는 ‘도깨비감투’가 등장한다. 머리에 쓰기만 하면 남들 눈에 안 보인다니, 이것만큼 매력적인 물건이 있을까. 사실 투명인간이 되는 것은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봤을 만한 일이다. 이런 소재가 옛이야기에도 등장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의 상상력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듯하다. 어른들에게도 솔깃한 물건임에 틀림없는데, 초능력이나 마법 같은 것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 도깨비감투의 매력을 몰라볼 리 없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행운 이야기
옛이야기는 대개 남다른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모험을 떠나거나 아니면 평범한 사람이 특별한 물건을 얻게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많다. 이 책은 후자의 경우다. 비를 피하려다 도깨비들을 만나게 되는 이 책과 달리, 다른 판본에서는, 열심히 갓을 만들지만 항상 가난한 할아버지에게 도깨비가 나타나 감투를 직접 주기도 하고, 부지런히 게를 잡던 사람이 냇물에 떠내려온 감투를 줍기도 한다. 모두가 지극히 평범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인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이 책은 이렇듯 평범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행운이 누구에게나 다가올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한편, 행운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하면 결국 불행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유쾌한 이야기에 ‘욕심을 경계하는’ 교훈을 담다
투명인간이 된 다음, 아저씨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도둑질이다. 넉넉지 못한 살림살이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점점 도둑질에 빠져 나중에는 즐기기까지 하는 모습은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고스란히 보여 주는 듯하다. 방 안 가득 쌓여 있는 물건들을 안고 탐욕스러운 미소를 짓는 아저씨에게서 죄책감이나 양심, 도덕성은 찾기 힘들다. 욕심이 한 인간을 이렇게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다. 아이들은 도둑이 된 아저씨를 보며 ‘나에게 도깨비감투가 생기면 어떨까?’ 생각하게 될 것이다. 혹시 아저씨와 똑같은 생각을 했던 아이라면, 혼쭐나는 모습에 속으로 뜨끔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주인공과 함께하며 악한 감정을 풀어내는 것이야말로 옛이야기 그림책의 또 다른 역할이 아닐까. 또 권선징악의 결말을 통해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불러온다는 교훈도 강하게 전한다. 더욱이 이런 교훈이 재미난 이야기 속에 있으니, 아이들이 신 나게 이야기를 읽어 내려갈 것은 당연하다.
글을 풍요롭게 만드는 그림 - 새로운 도깨비의 창출
그림 작가 이승현은 지금까지 봐 온 도깨비와 전혀 다른 새로운 도깨비를 만들어 냈다. 우리나라 그림책에 자주 등장했던 뿔 달린 도깨비는 일본 ‘오니’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도깨비는 물건에 깃들기도 하고, 도깨비불로 나타나기도 하는 등 그 형태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이승현은 넘치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호리병박 모양의 도깨비를 창출했다. 도깨비들은 어딘가 귀엽고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신비감으로 가득하다. 그 밖에도 빨간 도깨비감투를 썼을 때를 빨간 테두리로 표현한 것이나 점점 달라지는 주인공의 얼굴 표정, 과장된 행동을 하고 있는 주변 인물 등 특유의 세심함으로 작품을 한층 유쾌하면서도 풍성하게 만들었다.
펼침면 구성으로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나는 투명인간
이 이야기에서 투명인간이 되는 설정은 중요하다. 핵심 소재인 도깨비감투를 영험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멋모르고 도깨비감투를 주워 온 주인공이 도둑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명인간이 되는 페이지를 펼침면으로 만들어 바로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처럼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이 점이 다른 도깨비감투 이야기와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특히 두 번째 펼침면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것과 똑같이 빨간 헝겊이 동동 떠다니는 것만 나타내어 앞의 변신과 다르다는 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이들은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가다가 펼침면에서 시각적 즐거움을 만끽할 것이다.
곧 이어 방으로 우르르 들이닥친 건 도깨비들이야.
녀석들은 얼씨구절씨구 한바탕 떠들썩하게 놀더래.
그러다가, 도깨비 하나가 웬 감투를 꺼내 들어.
"자, 이제 숨바꼭질 한번 해 볼까? 내가 먼저 숨겠네."
그 도깨비가 감투를 머리에 쓰는가 싶더니,
감쪽같이 사라져 버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