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초등 저학년을 위한 창작 동화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 시리즈의 11번째 작품 <길 위의 수호천사>가 새롭게 출간되었다. 작가 고정욱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장애인 복지 실현을 위해 애써 왔다. 몸과 마음을 다해 실천하는 그의 또렷하고 분명한 작가 정신은 소외된 약자와 그 주변의 이야기를 담아낸 동화들을 낳았고, 많은 독자의 가슴을 따뜻하고 뭉클하게 해 주었다. 이번에 출간된 <길 위의 수호천사>는 어린이 교통안전에 무관심한 오늘날의 현실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단짝 친구와 함께 집에 가던 초등학교 1학년 태규는 학교 앞 도로가 건널목을 건널 틈도 없이 꽉 막힌 것을 보게 된다. 차들은 빵빵 경적을 울려 대고, 성난 사람들은 고래고래 고함을 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아이들은 호기심에 사람과 차가 꽉 들어차 있는 시장통으로 몰려가고, 덩달아 태규도 함께 가게 된다. 차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길에 커다란 자동차가 떡하니 주차되어 있었던 것! 그것도 주차 금지된 구역이었다. 그때, 태규의 큰아빠가 나타난다. 해병대 군복을 입고, 흰 장갑을 끼고 학교 앞 네거리에서 교통정리 자원봉사를 하는 태규 큰아빠의 별명은 ‘네거리의 왕’이다. 사람들이 모두 큰아빠의 신호를 무조건 믿고 따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차가 막혀 꼼짝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던 찰나, 우락부락한 인상의 차 주인이 나타난다. 자기 잘못도 모르고, 남의 차 옆에서 뭐 하는 거냐고 호통을 치는 차 주인이 무서워 사람들은 아무 말도 못한다. 하지만 태규의 큰아빠는 사람들을 대신해 차 주인에게 따끔하게 말을 하지만, 그 일로 인해 큰아빠는 차 주인과 다툼을 하게 되고 결국 경찰 지구대까지 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태규 큰아빠가 네거리의 왕이자 수호천사가 된 가슴 아픈 사연이 밝혀지게 된다.
우리는 늘 아이들이 소중하다고 말하지만, 그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일에는 무심하다. 때문에 어린이 교통사고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길 위의 수호천사>는 초등학교 1학년 태규의 눈을 통해 이러한 현실을 꼬집고, 어린이 교통안전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작품이다.
“아저씨, 하지 마세요!”
보고 있던 태규가 갑자기 뛰쳐나와 소리쳤습니다.
“아니, 이 녀석은 또 뭐야?”
모여 있던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아, 아저씨, 나, 나빠요!”
“태규야, 너 집에 아직 안 갔어?”
큰아빠가 놀란 눈으로 돌아봤습니다.
승기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태규를 말렸습니다. 승기는 단짝 친구가 어른들 다툼에 끼어들어 다치기라도 할까 봐 덜컥 겁이 났습니다.
하지만 태규는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우, 우리 큰아빠 아픈 사람이에요…….”
“아프긴 뭐가 아파? 꼬맹이 너는 빠져.”
아저씨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습니다.
“아저씨가 몰라서 그래요.”
“뭘 몰라? 이 꼬맹이가…….”
큰아빠가 태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태규야, 저리 가. 어른들 일에 나서는 거 아니야.”
하지만 태규는 물러설 수 없었습니다. 어디에선가 알 수 없는 용기가 샘솟는 것 같았습니다.
-48~49p 중에서
목차
시장통을 막은 차
차 주인이 나타나다
덩치 큰 아저씨의 항의
네거리의 왕
우리 큰아빠 아픈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