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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시험지
사계절 | 3-4학년 | 200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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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사계절 중학년문고' 11번째 책. 학교나 학원 같은 일상생활에서 아이들 마음 깊은 곳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그려낸 동화집이다. 일곱 편의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아이들의 엉뚱하고 솔직한 모습이 배꼽을 쥐게 하고, 아이들 마음속의 심각한 고민들이 전해져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또 한부모 가정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에 대한 따뜻하지만 덤덤한 시선도 담겨 있다. 화가 최정인은 까만 바닥에 짙은 농도의 색으로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고민을 표현한 그림과 맑고 경쾌한 수채화 톤으로 발랄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표현한 그림, 두 가지 톤으로 이야기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출판사 리뷰

할머니와 손자의 ‘비밀 결사’를 코믹하게 다룬 표제작 「비밀 시험지」를 비롯해 아이들 마음속에 따뜻한 위로를 던지는 동화 일곱 편이 모여 있다!

『비밀 시험지』는 주로 3ㆍ4학년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이야기들을 담은 ‘사계절 중학년문고’ 11번째 책으로, 학교나 학원 같은 일상생활에서 아이들 마음 깊은 곳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그려낸 동화집이다. 일곱 편의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아이들의 엉뚱하고 솔직한 모습이 배꼽을 쥐게 하고, 아이들 마음속의 심각한 고민들이 전해져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또 한부모 가정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에 대한 따뜻하지만 덤덤한 시선도 담겨 있다.
첫 번째 이야기「넌 반장이야」는 학교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세진이는 여자아이들을 괴롭히는 정환이에게 “너 자꾸 여자애들 괴롭힐래!” 하고 소리를 꽥 질렀다가 칠판에 이름이 적힌다. 세진이가 보기에 정환이는 반장이라고 늘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 같다. 화가 난 세진이와 정환이의 싸움이 여자 아이들 대 남자 아이들 싸움으로 커진다. 그런데 아이들이 접전 장소인 놀이터에 모이자 갑자기 시커먼 고등학생 형들이 나타나 겁을 주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싸우는 것도 잊은 채 모두 힘을 합쳐 “야아아아아!” 소리를 지르고 도망치기 시작한다. 시원하고 통쾌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온 세진이는 늦었다고 ‘착한 어린이 스티커’를 붙여 주지 않겠다는 엄마에게 “오늘부터 나 스티커 안 받아. 거기 있는 스티커도 다 엄마 가지셔.” 하고 큰소리치며 웃는다.
「따로따로 가족」은 엄마와 아빠가 헤어져서 아빠와 둘이서 사는 수민이 이야기다. 부모님 사이가 나빠진 지난겨울에 수민이는 아무리 옷을 껴입어도, 아무리 보일러를 세게 틀어도 추운 느낌이 가시지 않았다. 수민이는 엄마의 출장길에 함께 여행을 갔다가 꼭꼭 숨겨 두었던 말을 불쑥 내뱉는다. “같이 살면 안 돼?” 하고. “엄마는 아빠랑 사는 게 서로 전혀 안 맞는 퍼즐조각을 끼워 맞추는 것만 같았어.”라는 엄마의 말에 수민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냥 엄마와 아빠는 따로따로 아주 좋은 사람이고 따로따로 자기를 사랑하는 것도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올빼미 엄마」는 밤에 일하고 낮에 잠자는 엄마 탓에 지각하기 일쑤인 정현이가 오늘은 선생님한테 단단히 혼나겠구나 생각하고 잔뜩 풀 죽어 학교에 가는 아침 풍경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왜 지각했느냐는 선생님 질문에 “우리 엄마가 늦잠꾸러기예요. 아침에 못 일어나요.” 하고 솔직히 말했더니 선생님 표정이 누그러진다. 그리고 수업이 끝난 후 정현이에게 자신도 아침잠 때문에 가끔 실수를 한다고, 지난번에 늦은 것도 사실은 늦잠 자서 그랬던 거라고 살짝 고백한다. 집에 돌아오자 엄마는 어둑어둑한 집 안에서 책상에 엎드려 잠들어 있다. 늘 지각을 하는 정현이에게 미안했던지 엄마는 오늘부터 낮에 일하려고 단단히 마음먹었다고 말한다. 내일부터 정현이는 지각하지 않을 수 있을까?
다음 이야기는 할머니와 손자의 ‘비밀결사’를 재미있게 다룬 「비밀 시험지」이다. 동수는 받아쓰기 시험을 60점밖에 못 받았다. 그래서 부모님 몰래 도장을 받아가려고 문갑을 뒤지는데 할머니 이름이 떡하니 박힌 40점짜리 받아쓰기 시험지가 나왔다. 한글을 배울 기회가 없던 할머니가 그 동안 식구들 몰래 한글을 공부하셨던 것. 동수와 할머니는 시험지에 대해서 서로 비밀을 지켜 주기로 하고 ‘한글 정복’을 결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외출한 할머니가 돌아오지 않아 집안이 발칵 뒤집힌다. 어느덧 한글을 시원하게 깨우친 할머니가 혼자서 버스를 타고 할아버지 묘소에 다녀오신 것이었다. 이제 할머니는 동수의 알림장 검사까지 하게 되었다.
요즘 아이들을 더 많이 끌어오기 위해 학원에서 벌이는 일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 마음이 다치는 일이 있다. 「친구 데려오기 운동」은 그런 상황에 놓인 아이들의 마음을 그렸다. 현수와 봉식이가 다니는 태권도 학원에서 친구를 데려오면 게임기며 로봇, 자전거 등을 주겠다고 해서 아이들이 들썩들썩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현수와 봉식이가 한 친구를 놓고 서로 학원에 데려갈 궁리를 한다. 선물을 타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는 아이들, 무엇보다 경품을 내걸어 아이들 사이에 묘한 경쟁을 불러일으키는 어른들의 모습에 쓴 입맛을 다시게 된다.
「엄마 숙제」는 엄마 도움을 받아 만들기 방학숙제를 해서 상을 타고 싶은 마음과 조금은 모자라도 스스로 해야 한다는 마음이 어지럽게 부딪히는 소영이의 마음속 갈등을 잘 드러낸 작품이다. 소영이는 개학 날, 친구 현아의 만들기 숙제가 서툴지만 혼자서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묻어나오는 것을 보고는 이미 낸 방학숙제를 다시 찾아 서둘러 집에 돌아간다.
「커닝」은 시험 시간에 부정행위를 하고 만 승재가 그 모습을 건이에게 들킨 것 같아 속을 끓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승재는 불편한 마음에 건이에게 “봤냐?” 하고 물어본다. 그리고 건이는 커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하는 승재에게 한마디 툭 던진다. “너만 그러냐?” 공부를 좀 더 잘하고 싶고, 부모님께 좀 더 기쁨을 주고 싶은 욕심이 아이들 마음 깊은 곳에 짐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두 아이는 김밥을 앞에 놓고 서로의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건이는 김밥을 입에 넣고 “우리 다 먹어 버리자. 야, 봐. 난 다 삼켰어.” 하면서 승재에게 커닝에 대해서는 잊자고 말한다.

작가 안점옥은 별별 걱정과 욕심과 질투가 부글부글 끓고 있는 요즘 아이들을 바라보며 그 작은 머리통이 마치 폭발하기 직전의 소우주 같다고 느꼈다고 한다. 어른들은 흔히 아이들에게 “너희가 무슨 걱정이 있니?” 하고 말하지만 아이들도 어른들의 걱정과 성격만 다를 뿐 전혀 가볍지 않은 무게의 걱정들을 안고 살아간다. 안점옥은 ‘글쓴이의 말’에서 「비밀 시험지」를 비롯한 일곱 편의 동화로 아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너희 잘못이 아니야. 그러니 누가 뭐래도 고개 들고 활짝 웃으렴.” 하고 말이다. 화가 최정인은 까만 바닥에 짙은 농도의 색으로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고민을 표현한 그림과 맑고 경쾌한 수채화 톤으로 발랄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표현한 그림, 두 가지 톤으로 이야기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어라, 그런데 이건 뭐야? 네모반듯하게 접힌 종이도 한 장 딸려 나왔다.
펼쳐 보니, 이순례라는 이름 옆에 빨간 색연필로 큼지막하게 써진 숫자.
40점? 크크!
(…)
할머니가 비시식 웃으며 손을 척 내밀었다. 나는 할머니 시험지를 건네주었다.
그런데 할머니는 40점짜리 시험지를 받고서도 손을 여전히 내밀고 있었다.
"이리 내놔 봐."
할머니는 엄청 기세가 올랐다. 나는 가방을 뒤적거려 시험지를 내놓았다.
할머니는 식탁 위에 우리 둘의 시험지를 나란히 펼쳐 놓았다.
"60점이라, 뭐 그래도 우리 둘이 합하면 100점은 100점이다야, 잉?"

- <비밀 시험지>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안점옥
전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바보 문식이」로 2007년 제5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이후 『비밀시험지』 『다른 반으로 이사 갈 거야』 『국회의원 서민주, 바쁘다 바빠!』 등을 썼다. 논문으로 「동화에 나타난 가족 이데올로기와 그 서사적 대응방식」이 있으며, 현재 광주대와 동신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목차

글쓴이의 말

넌 반장이야
따로따로 가족
올빼미 엄마
비밀 시험지
친구 데려오기 운동
엄마 숙제
커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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