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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교과서
사계절 | 청소년 | 2008.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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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1회부터 3회까지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작들 중 시, 생활글, 이야기글 위주로 골라서 묶은 책. 작은 것 하나에 감정적 파장이 크게 일어나는 질풍노도의 시기, 청소년기의 성장통을 현재진행형으로 앓고 있는 아이들이 쓴 글 답게 아이들의 시대적 고민, 아픔, 성장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생활글과 이야기글에는 아이들 앞에 당장 닥친 학업, 이성, 가족 문제가 다 들어 있고, 딱 그 나이에 치열하게 고민하게 되는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심리, 기성세대의 부조리함 속에서 겪는 아이들의 고통 등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출판사 리뷰

청소년들이 직접 쓰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입시제도에, 대통령 따라, 교육감 따라 바뀌는 교육 행정에 이리저리 휘둘리느라 정신없는 요즘 청소년에게 베스트셀러 청소년소설 읽어 봤냐고 물으면 그 책이 뭔지도 모르는 아이들이 꽤 많다. 그만큼 요즘 아이들에게 소설책은 뒷전이다. 어쩌면 소설책은 논술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보는 텍스트의 일종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모든 청소년들에게 문학이 하등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어떤 친구들에게는 아무리 눌러도 저절로 비어져 나오는 속울음처럼 쓸 수밖에 없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타인이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평가해주길 바라는 문청들이 지금 이 시대에도 분명히 존재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청소년 전용 온라인 문학 사이트 글틴(teen.munjang.or.kr)을 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글틴은 문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전용 놀이터이다. 자신이 쓴 글을 올리고, 친구들의 글을 읽고, 기성 작가들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글틴에 올라온 청소년 아이들의 작품은 시, 비평과 감상글, 생활글, 이야기글 총 4개 부문으로 나눠서 매주 매월 장원을 뽑는다. 월 장원은 자동적으로 문장청소년문학상 후보에 오르고 연말에 소설가, 시인, 비평가로 구성된 심사위원의 평가를 받는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총 3회까지 문장청소년문학상을 시상하였다. 아이들의 작품은 기성작가들의 작품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능란한 솜씨를 자랑한다. 그러면서 십대이기 때문에 쓸 수 있는, 그 때밖에 쓸 수 없는 작품들이라 더욱 가치가 있다. 1회부터 3회까지 수상한 문장청소년문학상 작품들 중 시, 생활글, 이야기글 위주로 골라 묶은 것이 바로 사계절1318문고 51번 『세 번째 교과서』이다.

청소년문학의 산실 사계절1318문고 51번째의 의미

『세 번째 교과서』는 1997년부터 사계절1318문고 시리즈를 시작해 온, 명실 공히 청소년문학의 본류임을 자부해온 사계절출판사에서도 나름 의미 있는 작품이다. 동시 출간되는 제6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작 『열일곱 살의 털』이 1318문고 50번을 장식하게 되었고, 그 다음번 책이 『세 번째 교과서』이다. 50권의 책을 내 오면서 어느 순간 ‘청소년문학의 산실’이 된 사계절1318문고에서 처음으로 청소년아이들이 직접 쓴 작품을 출간한 것이다. 지금까지 청소년에게 길을 제시하는, 청소년을 위한 문학을 선보이려 노력했다면 앞으로는 좀더 적극적으로 청소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청소년에 의한 문학도 수용하여 궁극적으로 청소년의,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 문학선을 지향하기 위함이다.
『세 번째 교과서』에 실린 작품들은 문학의 본령을 가려고 노력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또한 아이들의 시대적 고민, 아픔, 성장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생활글과 이야기글에는 아이들 앞에 당장 닥친 학업, 이성, 가족 문제가 다 들어 있고, 딱 그 나이에 치열하게 고민하게 되는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심리, 기성세대의 부조리함 속에서 겪는 아이들의 고통 등이 날선 칼날처럼 벼려져 있다.

청소년다운, 청소년의 시와 소설, 그리고 에세이

청소년들의 시는 젊은 시인들답게 실험과 패기가 엿보이는 작품들이 많다. 시 「냉장고」(오백원/추진수)는 상상력의 발랄함과 자유로움이 짧은 문장에도 불구하고 섬세한 감각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부’의 사투리 어감이 그대로 살아 있는 「뒤비」(消雨/신혜연)는 서사와 서정을 잘 결합하여 시를 읽는 독자를 끌어당긴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손택수 시인은 “시를 ‘쓰겠다’는 의식을 견제하며 수사의 욕망으로부터 벗어나 오히려 시에 가까워졌다는 점에서 최종적으로 남은 작품”이 「뒤비」였다고 한다. 「뒤비」는 머리로 쓰는 시에 비해 삶을 관통해 겪어내는 경험치의 결과물이 더욱 흡입력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나무 2」(빨강머리앤/김진선)는 묘사력과 완성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청소년기에 부리고 싶은 멋도 잔뜩 들어가 있지만 나무를 통해 삶을 관조하고 사유해내는 솜씨는 탁월하다. 광인변주곡(문고은)의 「이빨 빠진 쑥떡」은 “아버지와의 관계를 통해 아버지의 삶에 배어 있는 진실을 예리한 시적 감각으로 형상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버지와 쑥떡을 시적 대상으로 일치시키고 그것을 통해 아버지의 고단한 삶의 진실을 형상화하는 능력이 돋보인다.
이야기글인 「너를 추억하다」는 성숙하고 치열한 ‘소설쟁이’로서의 싹이 보인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았다. 본드로 극단까지 간 훈이라는 아이와 우연히 훈이와 연을 맺은 경찰관의 인연이 잔잔하고 매끄럽게 묘사되어 있다. 작가 진명훈은 먼 훗날 아버지가 된 자신의 모습을 경찰관에 투영하며 이 글을 썼다고 했다.
제3회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받은 「폭식증」(허공/오수인)은 심사위원들로부터 “퇴고의 치열성이 엿보이며 문장과 구성의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동거남에게 사기를 당하고 정신적 공황 상태와 거식증에 빠져 마구 먹어대는 여자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카세트테이프에 독백하는 주인공의 현재와 과거사를 아주 잘 연결해서 직조해냈다.
제2회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받은 「탈주, 그리고 그 후 내가 겪은 모든 것」(펜끝의자유/차건)은 공부하는 기계처럼 살아야 하는 고등학생의 학교와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톡톡 튀는 문체, 청소년다운 패기, 세상을 보는 날카로운 시각 등이 ‘문제제기적 글쓰기’의 형식으로 잘 버무려진 재미있는 글”이라는 심사평을 받았다. 실제 이 글을 쓴 차건은 당시 학교를 자퇴하고 지금 미국 유학 중인데, 지금 와서 자신의 작품을 보니, 너무 어설프고 되바라져서 면구하다고 했다. 최근 영시로 학내 대회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그의 문학에 대한 열정은 여전했다.
표제작 「세 번째 교과서」(르샤마지끄/최성열)는 치열한 입시 경쟁에서 아이들이 모범생의 교과서를 훔치는 일이 일상이 된, 21세기 학교 현실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으며, 경험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생활글임에도 이어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할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읽었다고 한다. 몇 번 교과서를 ‘감기는’ 경험을 통해 작가는 잔인한 경쟁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의 현실을 실감하게 되었고, 그럼에도 친구들에게 최소한의 존엄성을 지켜줘야 한다는 걸 배웠다.
청소년들에게 학교 못지않게 심각한 고민의 대상은 가족이다. 「평범한 슈퍼우먼의 사이코 딸」(kazki/김소담)은 부모가 아이에게 가지는 기대감이 얼마나 큰 짐이 되는지, 그 극단을 여실히 보여준다. 만점 외에는 상장도 좋은 점수도 무가치하다는 엄한 엄마 밑에서 숨막혀하는 아이의 모습이 비단 작가의 개인사만은 아닐 것이다. 지금 현재 수많은 청소년들이 이런 문제로 고통스러워하고 있고, 개중 몇은 자살을 꿈꾸고 있을지 모른다. 가족에 거는 핑크빛 기대가 가혹한 사슬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독자들도 마치 자기 일인 것처럼 공감할 수 있다.

* 지은이 소개

김소담, 김영우, 김진선, 문고은, 신혜연, 오수인, 이현희, 진명훈, 차건, 추진수, 최성열이라는 본명보다 kazki, 마샬, 빨강머리앤, 광인변주곡, 消雨, 허공, 능휘, 펜끝의자유, 오백원, 르샤마지끄라는 필명으로 존재감을 가지는 아이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들이자, 청소년 시기에 문학으로 아파하고 문학의 길모퉁이에서 서성거려 본 적이 있는 아이들이다. 작은 것 하나에 감정적 파장이 크게 일어나는 질풍노도의 시기에 쓴 작품으로 청소년기를 견뎌 낸 아이들이며, 때로는 쿨하고, 때로는 치열하게 반항하고, 때로는 기특하리만치 어른스러운 아이들이라는 점은 십일란성 쌍둥이마냥 똑 닮았다.

나는 울음과 비명을 섞어 소리쳤다. 있는 힘껏, 저 멀리 닿을 수 없을 만큼 멀어 보이는 엄마를 향해. 아니,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도 가까이 있는, 바로 내 눈앞에서 눈을 허옇게 뒤집고 거품을 문 채 내게 달려드는 엄마를 향해.

p.96

  작가 소개

저자 : 김소담

  목차


냉장고 / 오백원
뒤비 / 消雨
나무 2 / 빨강머리앤
이빨 빠진 쑥떡 / 광인변주곡

이야기글
폭식증 / 허공
너를 추억하다 / 진명훈
21세기 산타 / 마샬

생활글
세 번째 교과서 / 르샤마지끄
평범한 슈퍼우먼의 사이코 딸 / kazki
탈주, 그리고 그 후 내가 겪은 모든 것 / 펜끝의자유
나의 열여덟은 아름답다 / 능휘

*글틴에서 활동했던 필명을 그대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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