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총 30권을 기획한 `한겨레 옛이야기\' 시리즈는 내용과 형식 면에서 옛이야기의 새로운 전형을 창조하자는 기본 목표 아래, 민족 고유 색채에 한국적 캐릭터를 접목시킨 아동 문학서. 그 세번째권.
우리 옛조상들은 집에는 집을 지켜주는 신과 부엌을 지키는 신(神), 뒷간(변소)을 지키는 신 등 집안 곳곳마다 신이 산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 들어있는 \'황우양씨 막막부인\'은 바로 집을 지키는 부부신의 이야기이다.
경기도 지역에서 \'성주풀이\'로 불려졌던 이 이야기는 서로를 아끼며 살던 부부가 나쁜 사람의 꾀임에 넘어가 고난을 겪다가 서로 힘을 합쳐 다시 행복을 찾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남편인 황우양씨는 집을 잘 짓는 사람이고, 부인인 막막부인은 지혜로운 여성인데 남편이 너무 솜씨가 좋아 하늘나라로 불려가는데서 이들의 시련은 시작된다. 무엇보다 남편이 부인의 말을 무시했다가 위기에 빠지는데, 부인의 지혜로 위기를 무사히 넘기게 된다.
또한편의 이야기인 \'자청비와 문도령\'은 인간세상의 자청비가 하늘나라의 문도령과 결혼하기까지의 시련과 고난을 담고 있다. 자청비는 활달한 성품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성격을 가진 여성인물이다. 하지만 하늘과 땅의 거리만큼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너무나 험난하다. 그러나 자청비는 그런 고난을 오직 \'사랑\'하나로 감수해내고 마침내 농사를 관장하는 신이 된다.
집지키는 신의 이야기를 담은 \'황우양씨 막막부인\'이나 농경신의 이야기인 \'자청비와 문도령\'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재미있는 이야기이면서, 고난을 통해 단련된 인간이 신(神)이 될 수 있다는 우리 옛선조들의 신에 대한 생각을 잘 드러내는 이야기이다. 등장인물들의 특징들을 잘 잡아내고 있는 동양화풍의 삽화들 역시 책을 읽는 재미를 북돋워준다. 특히 크로키기법의 선들과 동자승을 연상시키는 둥그런 얼굴이 인상적이다. 우리 옛이야기책을 만들려면 이정도는 되야하지는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이야기도 재미있고, 그림 보는 것도 흥겹다.
출판사 리뷰
\'한겨레 옛이야기\'는 총 30권의 기획이다. 내용과 형식 면에서 옛이야기의 새로운 전형을 창조하자는 게 기획의 기본 방향이다. 민족의 정서가 가득한 내용과 우리 민족의 고유 색채에 한국적 캐릭터를 접목, 어린이 도서의 질과 형식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고 한다.
특히 이번에 출간한 1차분 다섯 권은 처음으로 우리의 신화 세계를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 동안 신화 이야기가 소개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나 산발적이거나 아니면 일부 내용에 지나지 않았다. 신화 지도를 그릴 수 있을 만큼 체계화한 것은 이번 기획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이 작업을 위해 고전·구비 문학 연구자들은 기왕에 나온 자료는 물론이고 각지에 흩어져 있는 자료를 수집하여 정리했으며, 디자이너와 동양화 화가들은 우리의 전통적인 색채와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고분 벽화나 문화재를 꼼꼼이 살폈다. 또한 동화작가들은 구전된 이야기의 맛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어린이들이 책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문체를 정선하는 데 신경을 썼다.
이 책의 특징 :
1.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우리 문화의 보고인 구전들을 바탕으로, 역사 이전 신화의 시대를 체계적으로 재구성했다. 이 세계는 독자의 상상력을 한껏 끌어올릴 것이다.
2. 서양 신화에 길들여진 독자에게 우리 신화의 전체상에 가까운 모습을 제시함으로써 민족적 정서 가 모르는 사이에 스며들게 했다.
3. 한국적 색채에 충실하다. 화려함을 절제하고 최대한 우리의 색채에 우리 신화를 담고 있다.
4.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사건들은 독자의 흥미를 끊임없이 자극하여 책에서 눈을 떼지 못 하게 한다.
5. 등장 인물들은 온갖 역경을 씩씩하고 슬기롭게 극복해간다. 이런 진취적인 인물상은 자기만을 알 거나 끈기가 없는 어린이들에게 하나의 모범을 제시할 수 있다.
작가 소개
김은하 :
연세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을 공부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으며 지금은 어린이책을 기획하고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사고뭉치 속담박사>, <사고뭉치 우리말 박사> 등이 있다.
신은재(그림):
추계예술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97 한국 출판 미술대전 신인부분 동상을 수상했다. 한국출판미술가협회 회원이며, 일러스트레이션 그룹 모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린 작품으로 <누나가 된 송이>, <백설공주>, <황우양씨 막막부인>, <목걸이 열쇠>, <할머니 품은 벙어리 장갑보다 따뜻해>, <내 마음의 그리스도인의 집>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