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토끼는 몸집이 작아서, 노루와 멧돼지 여우처럼 큰 동물들에게 늘 놀림받고 괴롭힘 당한다. 그러던 어느날 토끼는 몸이 커지는 뻥튀기 기계 속에 들어가고, 숲속에서의 상황은 반전된다. <토끼 뻥튀기>는 덩치가 작고 힘이 약하다고 다른 친구들에게 무시당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그림책이다.
출판사 리뷰
“나도 다른 동물들처럼 덩치가 크면 얼마나 좋을까?”
토끼는 오늘도 숲 속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아요. 다른 동물들에 비해 덩치가 작기 때문이지요. 긴 다리 노루는 다리가 짧다고 약을 올리고, 덩치 큰 멧돼지는 토끼를 단숨에 퉁겨버려요. 여우도 마찬가지고요. 덩치가 작고, 힘이 약해 속상한 토끼는 다른 동물들처럼 덩치가 컸으면, 힘이 셌으면 하고 바랍니다. 훌쩍훌쩍 눈물을 흘리던 토끼는 마침내 숲을 떠나기로 결심하지요. 숲 속 동물 친구들의 세계처럼, 우리 아이들의 세계에서도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친구가 약한 친구들을 힘으로 제압하고 괴롭히는 일은 자주 벌어집니다. 아이들은 그 앞에서 토끼가 그랬던 것처럼 위축되기 마련이지요. 친구들과 관계를 맺으며 차츰 세상을 익히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이런 일들은 매우 속상한 일입니다. 무엇보다 힘으로 관계를 규정하고, 힘이 세다고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기도 하고요. <토끼 뻥튀기>는 자신을 무시하고 괴롭혔던 존재들보다 더 커 보았으면, 더 힘이 셌으면 하는 아이들의 마음과 공감하는 그림책입니다. 덩치가 작고, 힘이 약해서 다른 친구들에게 무시당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나아가 힘이 약하고 강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그림책인 것이지요.
기발한 상상, 거인 토끼로 뻥튀기되다
그림책의 초반, 눈물을 흘리며 숲을 떠난 토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산에서 내려온 토끼는 어느새 사람 사는 마을에 닿았답니다. 이때 ‘뻥!’ 소리와 함께 작은 것을 크게 만들어 주는 신기한 기계를 발견합니다. 그 기계는 바로 뻥튀기 기계였어요. 덩치가 커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갖고 있던 토끼는 용기를 내서 뻥튀기 기계 속으로 들어가지요. 빙글빙글 팔짝팔짝, 뻥튀기 기계 속에서 마법의 변신 단계를 거치는 토끼. ‘뻥!’ 소리와 함께 밖으로 나온 토끼는 여우보다, 노루, 멧돼지보다 훨씬 커 있었어요. 소원대로 커다랗게 변한 자기 모습에 거인 토끼는 아주 만족스러웠답니다.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커진 토끼는 이제 무서울 것이 없어요. 자기를 무시했던 노루, 멧돼지, 여우를 찾아가 골려주는 의기양양 거인 토끼! 덩치가 작아서 억울했던 토끼가 다른 동물들보다 약한 존재였다면, 거인 토끼는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힘이 센 존재가 된 것이지요. 글을 쓴 정해왕 작가는 수많은 어린이책을 써온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그림책에서 ‘뻥튀기’라는 아이디어를 잘 살려내고 있습니다. 쌀, 옥수수, 떡을 넣어 열과 압력을 가하면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 주는, 어른들의 추억이 담긴 뻥튀기 기계. 이야기 속 토끼의 소원과 작은 것을 크게 만들어 주는 뻥튀기 기계의 속성이 맞물려, 기발하고 재치 있는 장면들이 만들어졌답니다.
무시당하고 무시했던 토끼가 얻은 행복한 깨달음
바라던 대로 힘이 세졌지만 토끼는 마냥 행복하진 못합니다. 거칠 것 없이 숲 속을 휘젓고 다닐수록 다른 동물들은 점점 토끼를 피했고, 토끼는 차츰 외로움과 쓸쓸함을 느끼게 된 것이지요. 그러던 어느 날, 숲에 총을 든 사냥꾼이 나타나서 동물 친구들이 위기에 처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무서워서 와들와들 떨기만 하는 친구들을 위해 거인 토끼는 용감하게 나서고, 커다란 덩치를 이용해 사냥꾼을 물리치지요. 이제 숲 속 친구들은 거인 토끼가 얼마나 착하고 용감한지 알게 되었어요. 거인 토끼 역시 힘을 이용해서 다른 친구들을 무시하거나 괴롭히지 않게 되었고요. 한데 어울려 함께 행복한 숲 속 생활. 이제 숲 속 친구들은 덩치가 작다고 혹은 크다고, 한쪽이 다른 한쪽을 힘으로 괴롭히는 것은 옳지 않을뿐더러 어느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답니다. 무시당하고 무시했던 토끼가 얻은 행복한 깨달음은 바로 이것이었지요.
유쾌하고 신나는 크레파스 그림
그림책 <토끼 뻥튀기>에는 놀림을 받고 숲을 떠났다가 거인 토끼가 되어 다시 숲으로 돌아오고, 한껏 신이 났다가 숲 속 외톨이가 되는 등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토끼의 감정이 그림으로 잘 표현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울면서 숲을 떠나는 토끼 머리 위의 구름과 빗방울은 토끼의 마음 상태를 잘 드러내고 있지요. 바위를 중심으로 토끼와 사냥꾼이 대치하고 있는 긴장감 있는 상황도 인상적입니다. 과감한 배경 처리와 강조와 생략을 이용한 캐릭터 표현은 그림책 곳곳에서 그림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어요. 그림작가 한선현은 우리나라와 이탈리아에서 조각을 공부하고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에너지 넘치는 조각가입니다. 2006년 여섯 번째 개인전 ‘흰 염소의 전쟁, 그리고 평화’에서는 염소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60여 점의 木조각을 선보여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지요. 동물의 특징을 잘 잡아내는 작가는 이번 첫 그림책을 통해 자신의 작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답니다. <토끼 뻥튀기> 그림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자유롭고 힘 있는 드로잉과 뛰어난 색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작가는 크레파스를 중심으로 색연필, 수채 물감을 적절하고 능숙하게 활용하고 있어요. 특히 중심 도구인 크레파스는 아이들에게도 익숙하고 친근한 그림 재료이지요. 크레파스 특유의 밝고 경쾌한 느낌과 작가의 세련된 색 감각, 덧칠하고 긁어내는 자유로운 표현 방법은 이 그림책을 더욱 신나고 유쾌하게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