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이미 국내에 소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소설 '앵무새 죽이기'의 영문학자 김욱동 교수 완역본. 사람을 무시하고 차별하는, 모든 어른들의 편견을 향한 아이들의 외침을 그린 이 소설은 1960년 출간 이후 미국 전역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으며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후 전세계에 40여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성장소설적 구조 속에 명백히 억울한 누명임에도 흑인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유죄가 되는 미국 남부 사회 어른들의 편견어린 사고 방식에 대한 비판과 타자와의 대화 가능성을 어린이들의 순수한 눈을 통해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출판사 리뷰
▶ 저자 하퍼 리와 정식 계약한 유일한 한국어판!
▶ 국내 최초의 완역본!
▶ 미국 대학진학 및 하버드대 필독서
▶ 영문학자 김욱동 교수의 완성도 높은 번역으로 다시 태어난[앵무새 죽이기]
▶ 전세계 40여개 국어로 번역출간 3천만부 이상 판매!
▶ 퓰리쳐 상과 올해의 베스트셀러 상을 수상한 불후의 명작!
인종 문제보다는 좀더 근본적인 삶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 완역본[앵무새 죽이기]
나이 어린 중인공이 온갖 시련과 고통을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 대표적인 성장 소설로는 [호밀밭의 파수꾼]이나 [토니오 크뢰거]등을 들 수 있다. [앵무새 죽이기]역시 이러한 부류에 속하면서도 나이 어린 \'소년\'이 아니라 \'소녀\'를 화자이며 주인공으로 삼고 있는 몇 안 되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옮긴이는 이 작품의 주제를 좀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계절의 변화를 찬찬히 눈여겨보라고 귀띔한다. 전반부에서는 주로 여름이 중요한 시간적 배경이 되지만 후반부에 와서는 가을이 중심적인 시간 배경이 되어 주인공 스카웃이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것을 주목하라는 것이다. 또한 옮긴이는「작품 해설-타자의 자리에서 돌아보기」에서 하퍼 리의[앵무새 죽이기]가 1931년에 일어났던 스코츠보로 재판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추측한다. 앨라배마 주로 가던 화물차 안에서 흑인 청년과 백인 청년 사이에 싸움이 벌어져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흑인 청년들은 체포되고 백인 여성은 거짓으로 흑인 청년들이 자신들을 강간했다고 주장한 나머지 무려 20년이나 법정 공방이 계속된 유명한 사건이다.
그러나 이 소설이 단순히 미국에 국한된 인종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보는 것은 좁은 소견임을 덧붙인다. 흑백 갈등을 둘러싼 인종 문제는 좀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기 위한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옮긴이는 '뛰어난 문학 작품이 으레 그러하듯이 이 작품도 구체성과 보편성, 특수성과 일반성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과 조화를 꾀하는 데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앵무새 죽이기]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은이 하퍼 리가 곳곳에 장치해둔 상징과 은유를 간취해서 이 소설의 구체성과 보편성, 특수성과 일반성을 파악해야 한다. 옮긴이가 번역하면서 주안점을 둔 곳도 바로 이러한 부분들이다.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려 맛깔스런 표현에 주력한 옮긴이의 세심함 돋보여
원작 특유의 재치 있는 문장과 유머를 우리말로 옮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지만 옮긴이는 작가가 사용한 다양한 문체를 살리는 것이 이 작품의 해석에 특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작가 하퍼 리는 등장 인물들의 의식 상태와 그가 처한 사회적 생활이나 위치에 따라 다양한 문체를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의 어려움을 고민한 흔적은 옮긴이의 원작에 대한 세심한 배려 속에 드러나고 있다. 즉 김욱동 교수는 계층별 언어와 표현을 살려 인물의 성격과 감정을 살려냄으로써, 특히 작품 전체를 통해 흐르는 가락과 감수성 그리고 특유의 해학을 건져냈다. 또한 독자들로부터 많은 지적과 의문을 불러 일으켰던 불명료한 대사들과 인물간의 관계 등을 원문에 충실하고 명확하게 풀어냈다는 점도 새로운 번역의 의의라고 말할 수 있다. 몇 가지 예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캐롤라인 선생님은 수업 도중 한 아이의 머리에서 이를 발견하고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른다. 그 때 리틀 척이라는 학생이 '선생님, 이를 무서워할 필요는 없어유. 이를 처음 보시나유?' (53쪽)라고 능청스럽게 말한다. 언뜻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이러한 사투리는 투박스런 면 셔츠에 밀가루 자루로 만든 스커트를 입고 있는, 처지가 딱한 학생들의 분위기와 이미지를 표현해내기 위한 번역이다.
한편 기분이 몹시 언짢은 스카웃이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선생님에 대한 불만을 아버지에게 쏟아내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서는 소설의 주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기존 번역판에서 '네가 그들의 입장이 되어봐야 한다는 거야'라고 번역된 아버지의 대사를 김욱동 교수는 좀더 분명하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쓰여진 원문의 의미를 살려 '말하자면 그 사람 몸 속으로 들어가 그 사람이 되어서 걸어 다니는 거야'(60-61쪽)로 번역했다. 그 밖에 '갈색의 북미풍 담요가 내 어깨 위에 둘러져 있었고 나는 그것을 움켜쥐고 있었다'를 '고개를 떨구어 아래를 쳐다보니 나는 마치 인디언 원주민 여자처럼 어깨에 걸친 갈색 털 담요를 꼭 움켜쥐고 있었던 거다'(138쪽), '스카웃 아빤 검둥이 옹호자래요' 는 '네 아빤 깜둥이 애인이야!'(159쪽)라는 식으로 개정됐다.
작가 소개
저자 : 하퍼 리
1926년 미국 남부 앨라매아에서 태어난 하퍼 리는 헌팅턴 여자대학과 앨라배마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했으며 교환 학생 자격으로 옥스포드대학에서 1년간 공부하기도 했다. 학생 시절 짤막한 글들을 발표하던 그녀는 이스턴 항공사와 브리티시 오버시스 에어웨이 항공사에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 이후 친구들의 재정적 도움으로 글쓰기에 전념하게 된 하퍼 리는 『앵무새 죽이기』를 발표하면서 대중적인 성공과 문학작인 성과를 한꺼번에 얻어냈으며, 평생 이 작품 하나만 쓰고 은둔한 것으로 유명하다.
『앵무새 죽이기』는 1960년 출간되자마자 미국 전역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으며 1961년 하퍼 리에게 퓰리처 상을 안겨주었다. 1962년에는 그 해의 최고 베스트셀러 상을 받았고 그레고리 펙이 주연한 영화로 만들어져 아카데미 상을 수상했다.
미국 남부 한 조용한 마을의 일상과 사람들의 마음속에 숨겨져 있는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배척 심리를 천진한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 가차없이 드러내며 어른들 세계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이 작품에는 양립할 수 없을 듯한 친절함과 잔인함, 사랑과 미움, 유머와 비애가 공존하는 인간 내면이 그대로 녹아 있다. 출간된 지 2년 만에 5백만 부 이상이 팔렸으며 100주에 걸쳐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킨 이 책은 세계 40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을만큼 보편적인 가치를 담고 있으며 1991년에는 북어브더먼스클럽과 미국 국회도서관 공동 조사 결과 성경 다음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바꿔놓는 데 이바지 한 책으로 꼽혔다. 『앵무새 죽이기』는 이제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을 뛰어넘어 전 세계적으로 끊임없이 영향력을 미치는 위대한 작품으로 자리잡았다.
목차
책을 시작하면서 ... 9
제1부 ... 11
제2부 ... 217
작품 해설 : 타자의 자리에서 돌아보기 ... 529
연보 ... 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