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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대길 코춘대길

보리 | 3-4학년 | 2008.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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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철따라 들려주는 옛 이야기'의 세 번째 책 <입춘대길 코춘대길>은 봄철에 들으면 좋을 것 같은 이야기 서른 가지를 실었다. 달팽이는 어떻게 집이 생겼는지, 며느리밥풀이 어떻게 피어났는지, 술은 어떻게 생겨났는지 하는 내력 이야기도 있고, '고시레'하고 밥을 던지는 농사나 풍속에 얽힌 이야기도 담았다. 햇인정과 재치, 교훈과 유머가 있는 이야기들을 한데 엮었다.

  출판사 리뷰

이야기허릿값 하는 고소한 봄 이야기, 《입춘대길 코춘대길》

꽃 피고 나물 돋고, 잎 나고 아지랑이 피고, 봄바람이 불어옵니다. 온 사방에서 기운이 부쩍부쩍 자라나고 아이들도 하루가 다르게 자라납니다.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날까요. 밥 한 그릇이야 뚝딱뚝딱 먹고, 동무들과 팔딱팔딱 뛰어 놀고, 쌔근쌔근 잠도 자고. 그리고 말입니다. 무엇보다 ‘이야기들 들어야’ 잘 자랍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해 주는 이야기, 동네 삼촌, 이모가 하는 이야기, 동무가 주워들은 이야기. 이렇게 날마다 이야기를 들어야 건강하게 자랄 수 있지요.
우리 아이들이 더 이상 이야기를 듣지 못 하고 자라는 것이야 누구나 아는 일입니다. 요즘 어른들이 작당을 해서 이야기허리를 뚝 분질러 놓은 셈이지요. 컴퓨터니 학원이니 하는 못된 것만 만들어서는 이제 ‘아이들이란 이야기를 들어야 자란다.’는 것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게 했습니다.
남의 이야기허리를 분질러 놓은 어수룩한 ‘구들지기’는 영리하고 똑똑한 딸이 있었습니다. 아, 그래서 이야기허릿값은 제쳐두고, 가뭄에 금 간 땅을 꿰매려고 칡뿌리 캐러 갈 수 있었지요. 하지만, 이제 그 똑똑한 딸은 보이지 않으니, 고스란히 이야기허릿값을 물어야 합니다.
옛부터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먹고살 수 있도록 농사짓는 법을 가르치는 것 한 가지와 오래도록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한 가지였습니다. 멀리 인디언이나, 좀 어렵사리 발터 벤야민이니 리 호이나키니. 이렇게 찾아다니지 않아도 옛 이야기를 들려주고, 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재미나는 일인가 하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지요. 이번에 펴내는 <철따라 들려주는 옛 이야기> 세 번째 책 ≪입춘대길 코춘대길≫은 우리 옛 이야기 숨통을 틔우고, 아이들이 이야기와 함께 자라나는 데에 쓰일 ‘이야기허릿값’이 될 것입니다.
이 책에는 봄철에 들으면 좋을 것 같은 이야기 서른 가지가 있습니다. 달팽이는 어떻게 집이 생겼는지, 며느리밥풀이 어떻게 피어났는지, 술은 어떻게 생겨났는지 하는 내력 이야기도 있고, ‘고시레’하고 밥을 던지는 농사나 풍속에 얽힌 이야기도 있습니다. 햇살처럼 따스한 인정과 바람처럼 가벼운 재치를 다룬 이야기도 있지요. 두고두고 새겨볼 만한 것도 있고, 한번 크게 웃어넘길 만한 것도 있지요. 이 책이 우리가 분질러 놓은 이야기허릿값을 조금이라도 해서, 다시 아이들이 이야기를 듣고 자라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이야기도 숨이 막히지 않고, 아이들도 숨이 막히지 않겠지요.

‘기운생동’ 하는 봄의 그림 - 옛 이야기 삽화의 새로운 본보기

동양에서는 그림을 두고 이야기를 할 때에 맨 처음 ‘기운생동’을 이야기하지요. ‘기운을 얻으면 모양은 절로 갖추게 된다.’는 말은 곧 그리고자 하는 ‘이야기’를 화가가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일 것입니다. 이야기에는 뭇생명의 삶과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가 담겨 있는 법이니까요.
우리 옛 그림이 시간의 흐름과 이야기를 담는 데에 공을 들인 까닭이 거기에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 담긴 그림도 마찬가지입니다.
들과 산에는 봄이 오고,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밥을 나누고,
호랑이를 만나고, 고된 시집살이를 합니다.
아직 글을 읽지 못 하는 아이라도, 이야기 한번 듣고 나면,
그림만 보고도 하나하나 짚어 가며 다시 이야기를 합니다.
글에는 나와 있지 않은 사람들의 심성이나 이야기의 맛도 더 잘 알 수 있지요.
가난하지만 요행을 바라기보다 순리를 따라 살아가는
순한 사람들의 삶과 마음씨가 한눈에 보입니다.
이야기가 있는 그림, 이야기와 함께 하는 그림이란 어떤 것인지
새로운 본보기가 될 만한 그림입니다.

새로 찾고 가려 뽑아, 10년 벼린 문체로 다시 쓴 이야기 120편.〈철따라 들려주는 옛 이야기〉

서정오 선생님은 옛 이야기가 백성들의 것이라면,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말도 당연히 백성들의 것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런 믿음 아래, 자연스럽고 아기자기한 끝말을 살려 쓰면서, 살아가면서 우리가 주고받는 자연스러운 입말로 이야기꾼의 개성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써 왔습니다. 그리고 그 성과는 독자와 비평가 모두에게 인정받았습니다. 〈옛 이야기 보따리(모두 10권)〉는 아이들에게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교사와 학부모가 꼽는 최고의 옛 이야기 책으로 자리 잡았지요.
〈철따라 들려주는 옛 이야기(모두 4권)〉는 그런 서정오 선생님이 〈옛 이야기 보따리〉로 자신이 이룩한 성과를 넘어 10년 사이 얼마나 더 나아왔는지를 보여 주는 책입니다.
서정오 선생님은 우리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어야 할 옛 이야기 가운데 덜 알려진 이야기 120편을 공들여 가려 뽑아, 10년을 벼려 제대로 무르익은 입말 문체로 3년 동안 다시 썼습니다. 그 귀한 성과를 우리 아이들이 이야기 속에서 철따라 어울리는 삶을 살아온 옛 사람들의 땀내와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서른 편씩 갈라 봄?여름?가을?겨울 네 권에 나누어 담았습니다.
철따라 들어도 좋고, 사시사철 들어도 좋은 〈철따라 들려주는 옛 이야기〉120편 가운데 어느 하나를 뽑아 소리 내어 읽더라도, 걸리는 구석 하나 없이 입에 착착 붙는 말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서정오 선생님이 쓴 옛 이야기는 ‘우리말 곳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쉽고 깨끗한 우리말을 배우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지요. 다만 시대가 바뀌고 삶의 모습이 달라져 이제는 낯설어진 단어나 속담은 풀이말을 꼼꼼히 달아 우리 어린이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옛 이야기 문체 혁명 이후 10년, 왜 여전히 서정오인가?

1996년 살아 있는 입말로 곁에서 들려주듯 써내려간 서정오의 옛 이야기를 묶은 〈옛 이야기 보따리〉가 처음 나온 뒤, 서정오의 옛 이야기 문체는 옛 이야기 시장을 뒤흔들었습니다. 이제 우리 옛 이야기 시장에서 더 이상 글투의 ‘습니다’ 체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입말 중심의 서정오 문체는 시장을 평정했고, 서정오 선생님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이 되었습니다.
그 사이 10년, 옛 이야기 시장이 참 커졌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옛 이야기 책들이 무슨 유행처럼 마구 쏟아져 나옵니다. 하지만 그 어마어마한 양에 견주면 크게 돋보이는 성과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전히 서정오 선생님에게 크게 기대고 있는 옛 이야기 시장, 왜 그럴까요?
거기에는 다 그만한 까닭이 있습니다. 서정오 선생님은, 옛 이야기의 원형과 그 속에 담긴 민중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재미와 건강한 교훈을 함께 줄 수 있는 이야기를 가려 뽑아, 감칠맛 나는 말맛으로 버무려 내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야기라도 누가 어떻게 들려주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이야기판에서, 서정오 선생님은 성큼 앞서 걷는 이야기꾼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말에 대한 공부가 이만치 깊고, 옛 이야기를 고르는 눈이 이토록 매운 이야기꾼이 아직은 없기 때문입니다

  작가 소개

저자 : 서정오
1955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어나 오랫동안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며 이야기를 써 왔습니다. 교직에서 물러난 뒤로는 글쓰기에 매달려 있으며, 특히 옛이야기 다시쓰기와 되살리기에 힘씁니다. 그동안 쓴 책으로 <옛이야기 보따리>(모두 10권), <철 따라 들려주는 옛이야기>(모두 4권), 《서정오의 우리 옛이야기 백 가지》(모두 2권),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옛이야기 들려주기》, 《옛이야기 되살리기》, 《옛이야기 세상 이야기》, 《교과서 옛이야기 살펴보기》, 《불만 고백》, 《일곱 가지 밤》(옮김) 들이 있습니다.

  목차

판 차리는 이야기
봄에 들려주는 햇살처럼 따스한 이야기와
바람처럼 가벼운 이야기

입춘대길 코춘대길
흰 똥 묻은 여우 주둥이
벼느리밥풀
금달걀을 낳는 암탉
꿀떡꿀떡 혼자 떡먹기
흰 나비가 된 처녀
보리쌀 한 줌으로 대접받은 선비
청개구리 점치기
호랑이와 입 고운 나무꾼
구렁이가 먹은 신기한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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