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단풍나무 언덕 농장에 사는 고양이 네 마리, 개, 두 마리, 말 다섯 마리, 돼지 한 마리 그리고 거위와 닭, 소와 염소, 양들의 특징과 각기 다른 개성을 잘 살린 이름들이 즐거움과 재미와 감동을 준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한 고양이 맥스,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개 두 마리도 재미있지만, 말이 얼마나 재미있는 동물인지, 또, 거위가 얼마나 성질이 급하고 심술꾸러기고 샘이 많은지, 갇혀 있는 게 지겨우면 울타리를 부수고 나가기도 하는 염소들도 있고, 얼핏 보면 우습고 바보 같이 생긴 돼지지만 동물 중에서 가장 영리하고 좋은 엄마라는 것도 알게 된다. 농장에서 살지는 않지만, 밤에 와서 옥수수를 챙겨가는 너구리, 개나 고양이도 모른 척하는 스컹크는 아기들을 데리고 유유히 농장을 가로질러 가기도 하고, 두꺼비, 주머니쥐, 토끼, 딱따구리, 매 등도 친해지기는 어렵지만 소중한 이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책을 덮을 땐 ‘마치 농장에서 주말을 보내는 것처럼 만족스럽다’는 뉴욕타임즈 리뷰가 조금도 틀리지 않다는 걸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우리는 이 책을 처음 보는 순간부터 어서 빨리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소개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혔습니다. 미국에서 1974년에 출간된 이 책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있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공동 작업을 한 프로벤슨 부부가 직접 단풍나무 농장에 살면서 체험한 이야기인 만큼, 책 한 귀퉁이에 있는 조그만 그림, 슬쩍 흘리는 듯한 말 한마디조차 예사로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몇 번을 봐도 또 보고 싶어져서 한동안은 어린애처럼 이 책을 끼고 살았습니다. 그만큼 이 책은 어린이는 말할 것도 없고, 어른에게도 큰 기쁨과 감동과 재미를 줍니다.
여러 동물과 아이들 그리고 농장 주변 정경이 어우러진 그림을 첫 페이지로 하여.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단풍나무 언덕 농장에는 누가 살까요?
우리들이 살아요.
개 두 마리, 말 다섯 마리, 돼지 한 마리도 살지요.
그리고… 거위와 닭, 소와 염소, 양,
또, 특별한 고양이 네 마리가 산답니다.
그리고 나서 다음 장에 바로 등장하는 동물이 ‘특별한 고양이 네 마리’입니다.
달걀술, 버들이, 구스베리 그리고 또 누가 있냐면… 맥스예요.
그렇습니다. 맥스가 있습니다.
맥스라는 이름을 가진 이 고양이를 만나고 나면,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고양이라는 동물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맥스에게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은 고양이에 관한 책이 아니기 때문에 맥스 이야기에만 많은 부분을 할애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화보형 커다란 책 양면에 걸쳐 실물에 가까운 크기로 그려져 있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의 맥스를 바라보고 있으면 누구라도 비죽 웃음이 배어나는 것을 감추지 못할 것입니다.
이어, 다양한 닭들의 성격, 행동들이 소개됩니다, 각각의 특징을 잘 잡아 지은 재미있는 이름과 뚜렷한 개성이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다음으로, 성격이 판이한 두 마리 개가 나옵니다. 원래 이름은 머핀이지만 야수, 말썽이, 고릴라라는 별명을 가진 덩치 큰 어린 개와 호기심쟁이, 꼬맹이라는 별명을 가진 덩치가 작고 늙은 개, 다이나입니다. 같은 개라고 해서 다 성격이나 하는 짓이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 두 마리 개는 정반대라고 할 정도로 서로 다릅니다. 놀기 좋아하는 머핀은 아이들이 놀아주지 않으면 베개를 씹어대거나 거위에게 짖고 맥스를 못살게 굴지만, 다이나는 아무도 모르게 이쪽에서 저쪽으로 열심히 돌멩이 옮기는 일을 혼자서 열심히 한답니다.
이 책을 읽으면 말이 얼마나 재미있는 동물인지도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싫어하는 말이 있는가 하면, 심술쟁이도 있고 먹보도 있고, 아이들이 여러 명 등에 타고 좋아하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피곤할 땐 그냥 휙 굴러버리기 때문에 270킬로그램이나 되는 말에게 깔리지 않으려면 얼른 비켜야 한답니다.
또, 거위가 얼마나 성질이 급하고 심술꾸러기고 샘이 많은지도 알 수 있고, 양이라고 해서 다 얼굴이 하얀 건 아니라는 것, 함께 일하고 함께 자고 함께 메에 운다는 것 그리고 쌍둥이 아기 양이 얼마나 귀여운지도 알 수 있습니다, 가끔 아이들이 탄 마차를 끌어주기도 하지만, 갇혀 있는 게 지겨우면 울타리를 부수고 나가기도 하는 염소들, 지독한 장난꾸러기 아기 염소들까지 이 책은 속속들이 보여줍니다.
소들은 튼튼하고 아주 쓸모가 많지만 얼마나 고집이 센지, 또 마구 울타리를 부수고 돌아다녀 옆집 사람들이 불평을 늘어놓게 만드는 골칫거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얼핏 보면 우습고 바보 같이 생긴 돼지지만 동물 중에서 가장 영리할 뿐더러, 펄이라는 어미 돼지는 아기들에게 엄마 노릇을 잘한답니다.
농장에서 살지는 않지만, 자주 볼 수 있는 동물들도 있습니다. 밤에 와서 옥수수를 챙겨가는 너구리, 들쥐나 다람쥐는 물론, 개나 고양이도 모른 척하는 스컹크도 아기들을 데리고 지나가기도 하고, 두꺼비, 주머니쥐, 토끼, 딱따구리, 매 등. 이들과 친해지기는 어렵지만 꼭 왔다 간 표시를 내는, 농장의 재미있는 이웃입니다.
이 이야기는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나무 빽빽한 숲 한쪽 조용한 구석,
눈은 높이 쌓이고 참나무는 겨우내 잎을 달고 있는 곳에,
우리가 사랑했던 사냥개 존이 묻혀 있어요.
고양이 세 마리도 있어요. 처음 같이 살았던 샴고양이 웹스터,
귀엽지만 지저분하고, 식탁에서 먹을 걸 슬쩍하곤 했던 하얀 고양이 크룩,
맥스랑 닮은 통통한 수고양이 보이.
이 조용한 구석에서 가장 예쁜 들꽃이 자라요.
봄이 되면 눈이 녹기도 전에 첫 번째 새소리가 들려요.
부엉이가 이른 아침 나무 우듬지에서 우는 곳도 여기고,
건방진 까마귀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곳도 여기예요.
여기서 엄마 사슴은 새끼를 낳고, 날아가던 거위들은 쉬어 가요.
여우가 사냥꾼을 피할 수 있는 곳도 여기예요.
전에 있던 동물들……
지금 있는 동물들……
앞으로 있을 동물들……
모두들 우리에게 기쁨과 웃음과 생기를 가져다줘요.
군데군데 칠이 벗겨진 낡고 오래된 우리 집은 울퉁불퉁 숲길이 끝나는 곳에 있는
단풍나무 언덕 농장이랍니다.
이 책 한 권으로 아이와 함께 생생한 농장 체험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동물들의 특징을 잘 살린 동물들의 가지각색 이름은 이 책의 또 한 가지 읽을거리입니다. 동물들을 보며 아이와 함께 더 재미있는 이름을 붙여보는 놀이를 해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어휘력이 훨씬 더 풍부해질 테니까요.
작가 소개
저자 : 앨리스 · 마틴 프로벤슨 (Alice & Martin Provensen)
앨리스 프로벤슨과 남편 마틴은 함께 수많은 걸작 그림책들을 만들었다. 칼데콧 상을 받은 『영광의 비행』을 비롯해서 낸시 윌라드의 뉴베리 상 수상작 『윌리엄 블레이크 주막 찾아가기』가 그들의 작품이다. 뉴욕타임즈 베스트 일러스트레이션 도서에 여덟 번이나 선정되었다. 두 사람은 뉴욕 스태츠버그의 메이플 힐 농장에 살고 있다.
역자 : 김서정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뮌헨 대학에서 공부했다. 대학에서 아동문학론을 가르치기도 했으며, 동화작가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았다. 현재 김서정동화아카데미에서 동화를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에 평론집 <캐릭터는 살아 있다> <멋진 판타지>, 동화집 <두로크 강을 건너서>, <용감한 꼬마 생쥐>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그림 메르헨>, <어둠이 떠오른다>, <어린이문학의 즐거움>, <용의 아이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