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라는 익숙한 속담을 모티브로 삼아 본래의 이야기를 더욱 확장시킨 그림책. 원래의 이야기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못하고 의논만 하는 것에서 끝이 나지만, 이 그림책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지혜와 용기로 그 방법을 찾아내는 것을 보여준다.
쥐를 잡아 먹으며 제멋대로 행동하는 고양이와 소중한 가족을 잃는 쥐들, 이들이 서로 대립하는 진지한 상황을 잘 전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경쾌한 느낌의 그림책이다.
출판사 리뷰
시끌시끌 북적북적, 우리 사는 모습을 닮은 쥐 가족 이야기
그림책의 첫 장면, 북적북적 재미나게 살고 있는 쥐 가족을 보세요.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고, 신나게 윷놀이를 하며, 할아버지 무릎 아래서 옛날이야기를 듣고... 요리조리 뛰어다니다가 꾸중을 듣는 아기 쥐들도 있지만, 아흔아홉 마리 쥐 가족은 그럭저럭 평화롭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요. 시끌시끌 여러 일이 있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마치 우리처럼요.
그러던 어느 날, 이곳에 떠돌이 사냥꾼인 고양이가 나타났어요. 고양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쥐 한 마리를 잡아먹어 버리죠. 곳간의 먹이는 차츰 줄어들고, 밖으로 나가서 먹이를 구하자니 무시무시한 고양이가 무섭고... 급기야 고양이는 하루에 한 마리씩 먹잇감을 바치라고 해요. 스스로 먹이가 될 쥐를 바쳐야 한다니! 생각 끝에 쥐들은 눈물을 흘리며 제비뽑기를 하고, 소중한 가족을 차례로 잃어야 했지요.
원래 자기 모습 꾸미기를 좋아했던 고양이는 쥐들을 시켜 멋 부리기에 정신이 없어요. 어린 쥐들은 노래하고 춤추며 내키지도 않은 재롱을 부려야 했고요.
널리 알려진 속담이 새롭고 의미 있는 이야기로!
더는 참을 수 없었던 쥐들은 한데 모여 회의를 해요. 그러고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기로 하지요. 딸랑딸랑 방울 소리가 나면 재빠르게 피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거예요. 고양이를 피해 먹이를 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면 목숨을 건 용기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하지만 누가?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라는 물음 앞에서 쥐들은 서로 눈치만 살필 수밖에 없었지요.
바로 여기까지가 우리가 아는 옛이야기와 속담 속 이야기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랍니다. 널리 알려진 이 이야기는 아쉽게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못한 채, 의논만 하는 것에서 끝이 나지요. 그래서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는 속담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 필요한 줄 알지만 서로 의논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을 표현하는 속담이 되었어요. 이솝 우화에 바탕한 영어의 관용어구 ‘To bell the cat'도 같은 뜻이랍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았다고? 어떻게?
길벗어린이 그림책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는 옛이야기와 속담 속 이야기가 안타깝게 끝나는 지점에서 새롭게 펼쳐집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지혜와 용기로 그 방법을 찾아낸 것이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무시무시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었을까요? 방법은 바로 힘을 모아 고양이가 한눈에 반할 만한 멋진 황금빛 방울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허영심 많은 고양이는 쥐들의 꾀에 넘어가 어리석게도 방울을 덥석 목에 걸고, 자기 모습에 반해 으쓱거리죠. 이제 방울을 단 고양이는 쥐들에게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니랍니다.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지혜를 모으고, 함께 땀 흘려 방울을 만들고, 용기를 내 고양이에게 멋진 제안을 한 쥐들! 쥐들의 곳간엔 다시 평화가 찾아왔어요. 꼬르륵꼬르륵 배가 고파 곳간을 떠난 고양이는 그 방울 덕에 할머니의 귀염을 받는 집고양이가 되었고요.
진지한 주제, 발랄한 상상력이 어우러진 사랑스러운 그림책
그림을 그린 유승하 선생님은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의 펜화로 신나게 이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요. 황금빛 방울을 달고 으쓱거리며 웃고 있는 고양이와 좋아라 하며 이 모습을 지켜보는 쥐들의 모습이 인상적인 표지만 보더라도 그 느낌이 단박에 전해지지요.
『아가야 울지 마』『아기오리 열두 마리는 너무 많아!』로 따뜻하고 정감 있게 동물들을 그려온 그림 작가는 이번 그림책에서는 특유의 따뜻함에 만화가 갖는 재미를 더했답니다. 작가는 쥐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사람 사는 모습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대요. 이런 재미있는 상상력을 펜과 붓, 수채물감과 색연필을 이용해 장면마다 재치 있게 표현하고 있지요.
그래서 그림책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는 쥐를 잡아먹으며 멋대로 행동하는 고양이와 소중한 가족을 잃어야 하는 쥐들, 이들이 서로 대립하는 진지한 상황을 잘 전하면서도 부담 없고 경쾌한 느낌을 잃지 않는 그림책이 되었답니다.
“저마다 생김새가 다른 쥐들을 그리다 보면 한 땀 한 땀 수놓는 마음이 들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아흔 마리가 넘는 쥐 하나하나에 작가의 애정이 담뿍 담겨 있어요. 개성 넘치는 쥐 가족이 사랑스러운 까닭도 바로, 이런 작가의 애정과 발랄한 상상력, 재치 있는 표현이 잘 어우러지기 때문이지요.
고양이를 물리칠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
그림책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를 재미있게 보고 났다면, 어린이들 각자 상상력을 발휘해 고양이를 물리칠 방안을 생각해 보고, 이를 정리해서 말하거나 써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 이 책에는 쥐와 고양이라는 성격이 분명한 캐릭터, 대립이 뚜렷한 상황,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결말, 이야기 속에 담긴 교훈 등 하나하나 짚어보기 알맞은 요소가 많답니다.
이 이야기는 초등학교 국어 읽기 교과서 1학년 2학기 40~41쪽에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제목으로 일부가 실려 있어요. 교과서에서는 세 마리 쥐가 고양이를 물리칠 방법을 말하고, 누구 생각이 가장 좋은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하도록 하고 있지요.
쥐들의 지혜를 배우고, 상상력을 키우며 자신의 생각을 솜씨 있게 펼치기에 좋은『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익숙한 속담이 새롭고 의미 있는 이야기로 다시 태어난 그림책입니다.
작가 소개
저자 : 정하섭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출판사에서 어린이 책을 만들었고 지금은 어린이 책을 기획하고 글 쓰는 일을 합니다. 그림책 《암탉과 누렁이》, 《우물 안 개구리》, 《해치와 괴물 사형제》,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열두 띠 이야기》 등과 동화책 《열 살이에요》, 《삐거덕 아저씨와 달그락 아줌마》 등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