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950년대 전후의 비참한 현실을 그려내었던 손창섭의 소년소설. 장님 강아지를 비롯하여 일곱 편의 단편들을 모은 단편집이다. '마지막 선물' 외에 1955년부터 1959년까지 월간 「새벗」에 실렸던 작품들.
아이들이라고 해서 가난을 비껴갈 수는 없다. 게다가 아이들의 삶은 그 자체로도 많이 힘겹다. 손창섭은 아이들의 천진함을 살리면서도 그들의 힘든 삶을 좀더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꼬마와 현주', '장님 강아지', '돌아온 세리' 등은 동물을 아끼고 보살피고자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잘 나타난다. 그런데 이 작품들에 나와 있는 동물들은 평범함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
'꼬마와 현주'에서 현주가 아끼는 꼬마 닭은 한쪽 다리를 저는 닭이다. 어릴 때부터 약했는데 현주의 실수로 다리까지 절어 '불량닭'으로 찍히기까지 했다. '장님 강아지'는 심지어 눈이 멀어 제대로 달릴 수조차 없다. 하지만 동화 속의 아이들은 동물들을 돈으로 계산하지 않고 생명을 생명 그 자체로 받아들이며 아낌없이 정성을 베푼다.
현주는 꼬마가 팔리자 매일 팔린 곳에 찾아가 먹이와 물을 주고 보살핀다. 심지어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돈을 마련해 꼬마를 되찾아 오려고 한다. ('꼬마와 현주')
장님 강아지를 기르는 종수는 강아지를 기르느라 슬프고 힘들어도 참아낸다. 수업시간인데도 똥통에 빠진 강아지를 구하러 집에 달려가기도 하고, 다른 강아지들에게서 보호하려고 필사적이기도 하다. ('장님 강아지')
아이다운 감성을 잘 포착한 작품도 있다. '심부름'은 옆동네 아이에게 맞을까봐 친구를 불러 함께 심부름가는 이야기이다. 배고픈 아이들은 도중에 가져가던 떡을 몰래 먹기도 한다. 이사가는 불쌍한 친구에게 자기가 아끼는 칼을 선물하는 아이의 이야기도 나온다.('마지막 선물')
1950년대의 가난하고 힘든 삶 속에서도 아이들은 살아간다. 그네들의 삶도 힘들지만 그 속에서도 아직은 살아있는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의 사물들을 감싸안는 모습들이 잘 그려졌다. 세상에는 항상 좋은 결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역시 잘 보여진다.
작가 소개
저자 : 손창섭
1922년 평안남도 평양에서 출생. 1935년 만주를 거쳐 1936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고학으로 니혼대학에 들어갔으나 중퇴 후 초등학교 교원, 잡지 편집원 등을 전전했다. 1946년 평양으로 돌아왔다가 1948년 월남했으며, 1949년 연합신문에 「얄궂은 비」를 연재하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1952~1953년에 『문예』지에 「공휴일」과 「비오는 날」 등의 단편소설이 추천되어 활발한 집필활동을 펼쳤다. 1955년 「혈서」로 현대문학상을 받고, 1959년 「잉여인간」으로 동인문학상을 받았다. 1960년대 초반부터 작품활동이 뜸해지다가 1973년 홀연히 일본으로 떠났다. 1976~1977년 한국일보를 통해 장편소설 『유맹』과 『봉술랑』을 연재하였으나, 이후 오랫동안 소식이 두절되었다. 그후 아내와 함게 도쿄에서 거주해 오다가 2010년 6월 지병으로 타계하였다. 주요 작품으로 단편소설 「사연기(死緣記)」「치몽(稚夢)」「신의 희작(戱作)」 「육체추(肉體醜)」 「흑야(黑夜)」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 『낙서족(落書族)』 『부부』 『인간교실』 『길』 『삼부녀』 『유맹(流氓)』 등이 있다.
목차
1. 꼬마와 현주
2. 장님 강아지
3. 돌아온 세리
4. 심부름
5. 너 누구냐
5. 싸움 동무
6. 마지막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