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헴록 산엔 곰은 없어, 절대 없어. 없고말고... ..." 어린 조너선이 헴록산을 넘어 혼자 심부름을 떠날때 어른들은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추운 겨울밤, 조너선은 알게 되었다. 어른들의 말이 다 맞지는 않다는 것을, 헴록산에는 곰이 있었던 것이다.
미국의 펜실바니아 지방에서 옛부터 내려오는 민담을 작가 돌글리시가 재구성한 이 동화는 간결한 문체와 소박한 판화풍의 삽화에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 심부름을 잘 해냈을때 어린이가 느낄 법한 성취감, 자연 속에 동화되어 소박하게 살아가던 옛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1953년 뉴베리 명예상을 수상했으며, 미국도서관협회 선정 주목할 만한 어린이 책에 선정된 바있다.또 편집자 자넷 슐만에 의해서도 '20세기 최고의 그림책과 저학년 동화책'에 뽑히기도 했다.
출판사 리뷰
1953년 뉴베리 명예상 수상 / 미국도서관협회 선정 주목할 만한 어린이 책
“헴록 산엔 곰은 없어. 절대 없어. 없고말고…….”
어린 조너선이 헴록 산을 넘어 혼자 심부름을 떠날 때
어른들은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추운 겨울밤, 조너선은 알게 된다.
어른들의 말이 다 맞지는 않다는 사실을. 헴록 산에는 곰이 있었다!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 자연 속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겨운 풍경이 어우러진 특별한 옛이야기.
단순한 문체가 주는 긴장과 재미, 행간에 담긴 무한한 의미!
어린이 도서관에 꼭 비치하고 싶은 수작.어느 나라건 사람들이 사는 곳에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 이야기들은 자기가 사는 곳의 자연과 환경을 배경으로 탄생하지만 오랜 세월을 지내오면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보편성을 지니게 된다. 이 이야기 역시 미국 펜실베이니아 지역에 전해 오는 이야기지만, 읽다 보면 시간과 지역에 상관없이 우리 아이들에게 다가온다.
조너선은 헴록 산 기슭에 있는 농가에서 산다. 눈이 많이 오고 겨울에는 먹을 것이 귀한 그곳에서 조너선은 날마다 새와 다람쥐와 토끼에게 먹을 것을 챙겨주면서 작은 동물들과 친구처럼 지낸다.
새로 태어난 사촌 동생의 세례식 날, 모두들 조너선에 집에 모여서 저녁을 먹기로 하는데, 엄마는 걱정이 태산이다. 한꺼번에 스무 명이나 되는 친척들이 몰려올 텐데, 무슨 음식을 하지? 그 음식을 요리할 큰 솥은 어디서 구하지? 내내 커다란 솥 생각만 하던 엄마는 조너선에게 헴록 산 너머에 사는 숙모의 집에 가서 커다란 솥을 빌려오라고 한다. 조너선은 이제 겨우 여덟 살인데다가, 헴록 산에는 곰이 있을지도 모르고, 솥은 무거운데…….
혼자서 조용하고 고요한 산길을 걷는 조너선의 머릿속에는 곰 생각이 떠나지를 않는다. 적막한 산속에서 너무너무 외로운 조너선은 뽀드득 뽀드득 자신의 발소리에 맞춰 “곰은 없어”라고 혼잣말을 하고, 엄마는 엄마대로 집에서 불안한 마음을 달래며 요리하는 박자에 맞춰 “곰은 없어”라고 되뇐다. 드디어 조너선은 숙모의 집에 도착한다. 하지만 잠시 앉았다 간다는 게 그만 깜빡 잠이 들어버리고, 급기야 캄캄한 밤에 산을 넘다가 커다란 곰 두 마리를 맞닥뜨리게 된다.
과연 조너선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엄마가 절대 늦지 말라고 했는데 잠이 들어 커다란 솥 생각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숲에서는 곰까지 만났는데…….
처음으로 큰 임무를 띠고 심부름을 가는 아이가 마음속의 긴장과 불안을 누르고 스스로 용기를 북돋으면서 심부름을 마치는 이 이야기는 긴장과 재미로 책을 읽고 또 읽게 한다. 특히 어린이들은 책을 되풀이해서 읽으면서 만족해 할 것이다.
왜냐하면, 침대 옆의 유령이나 나무숲의 뱀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에게, 그런 것은 무조건 없다고 말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예나 지금이나 그리 낯선 것은 아니니까. 아이들은 두려움을 말하지만 어른들은 그 두려움을 무시한다. 아이들은 타당한 이유를 대지만 어른들은 그 이유를 귀담아 듣지 않는다. 하지만 조너선의, 아니 아이들의 두려움은 정당했다. 곰은 있었으니까. 그들의 두려움은 정당했고 어른들의 말이 다 맞지는 않다는 사실에 어린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빠져들게 된다. 부모와 아이 사이의 전형적인 관계를 이야기에서 확인하면서 당황하면서도 열광하게 되는 것이다.
또 어린이들 역시 때때로 잊어버린다. 조너선이 과자를 먹다가 심부름 온 목적을 잊어버린 것처럼 종종 자신이 할 일을 잊어버린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는 조바심을 내며 조너선에게 빨리 일어나라고 독촉을 하게 된다.
결국 무사히 임무를 완수한 조너선이 뿌듯한 마음으로 솥을 내려놓을 때, 어린이들 역시 이제까지의 긴장이 풀리면서 그 뿌듯함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그러면서 어른들의 말을 명심하고 지키는 것이 어려움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어른들이 말이 다 맞지는 않다는 사실과는 또 다르게, 부모에게 복종하고, 자신의 임무를 완성한다는 중요한 덕목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또 어린이들은 조너선이 곰과 직면한 상황에서의 창조적인 해결을 사랑한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두근두근 하다가도 커다란 솥을 뒤집어 몸을 숨기는 기지로 위험을 벗어나는 모습에 환호성을 지르게 되는 것이다.
또 어린이들은 작은 동물들, 새, 토끼 너구리 들이 조너선이 뿌려 놓은 당근이나 빵 부스러기를 먹는 모습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 작은 동물들이 조너선의 친구가 되어 외로움을 없애주는 모습을 사랑한다.
그래서 이 이야기에는, 어린이가 편하게만 자라기보다는 시련과 실패를 통해 배울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훨씬 교육적이라는 옛이야기에 담긴 교훈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현실은 어른들이 말로 전해주는 세계보다 훨씬 더 험난하다는 본질을 부지불식간에 깨닫게 하는, 앞으로 인생과 현실을 살아갈 연습을 잘하게 해 주는 훌륭한 학습서 역할을 하는 옛이야기의 본질에 충실한 이야기이다. 어린이들이 비록 이 이야기에 담긴 의미를 다 이해하지는 못하고 그 재미만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어린이의 마음의 결에 깊은 인상을 새겨 그 성장을 함께 해나갈 이야기인 것이다. 작가의 말대로 작지만 참으로 ‘큰’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책의 끝 부분에 숲에서 총소리가 울리고, 조너선의 아버지가 곰 고기 이야기를 한다. 곰이 죽었는지, 단순히 쫓겨 갔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생명에 위협이 되는 큰 곰의 사라짐으로 조너선의, 아니 아이들의 두려움은 완전히 해소되었다. 게다가 사냥으로 고기를 구하는 일이 일상이었을 당시의 시간적, 공간적 배경까지 연결시켜 보게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게 한다.
이런 옛이야기들이 지금까지 전해 오기까지는 이야기를 모으고 글로 남긴 수집가들의 공로가 크다. 이 책의 숨은 공로자는 헨리 슈메이커다. 슈메이커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 기록관리사이자 민속학자로 평생을 펜실베이니아 산악 지역을 떠돌면서 그곳 주민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기록하였다. 그렇게 슈메이커가 수집한 옛이야기를 작가 돌글리시가 재구성하여 글을 쓰고 화가 슈얼이 거기에 어울리는 개성 있는 삽화를 그렸다. 그냥 묻혀 버렸을지도 모를 옛이야기가 이렇게 해서 한 권의 책으로 탄생되었다.
편집자 자넷 슐만은 ‘20세기 최고의 그림책과 저학년 동화책 26권’에 이 책을 넣었다. 간결하고 명쾌하면서 빼어난 글과 특색 있고 예술적인 삽화, 인류의 지혜가 녹아든 교훈이 담긴 이야기는 이러한 영예를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작가 소개
저자 : 앨리스 댈글리쉬
1893년 카리브 해의 서인도 제도에서 스코틀랜드 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책을 즐겨 읽은 독서광이었으며, 19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컬럼비아 대학에서 교육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에서 어린이 문학을 강의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17년간 선생님으로 일하다가 출판사 편집자와 평론가,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1924년에 <행복한 학년>이란 첫 책을 내놓은 이래, 40권이 넘는 어린이 책을 썼다. 돌글리시는 ‘어린이를 위해 글을 쓰는 일이야말로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한다. 1945년 <은색 연필>, 1953년 <헴록 산의 곰>, 1955년 <사라는 숲이 두렵지 않아요>로 세 차례나 뉴베리 명예상을 수상했다.
목차
조너선
막내 삼촌 제임스
무쇠 솥
헴록 산을 오르는 길
헴록 산을 내려가는 길
엠마 숙모의 집
곰이 있을지도 몰라
조너선, 조심해!
눈 위에 찍힌 동물 발자국
곰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