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가족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경험하게 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소녀의 눈을 통해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그려 낸 청소년 소설. 활기차고 다정했던 엄마가 병에 걸려 투병을 시작하자 열두 살 어린 소녀 알리스와 아빠는 하루하루, 삶 곁에 너무나 가까이 웅크리고 있는 죽음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알리스는 천천히 깨달아 간다. 엄마가 죽음을 평화롭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삶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품위에서 비롯됐음을. 그렇게 애틋하고 아린 그리움의 흉터 위에 새로이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삶은 계속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 사랑에 빠지고, 다시 마음의 자리를 내준다. 어떤 막막한 순간에도 삶이 주는 놀라운 선물들을 마다하지 말라고,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고 하는 엄마의 메시지를 알리스는 이해한 것이다. 죽음이란 삶이 무의미해지는 지점이 아니라 너무나 생생하게 이해되는 지점임을 일깨우는 소설이다.
출판사 리뷰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오렌지 1kg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는 가족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경험하게 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소녀의 눈을 통해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그려 낸 수작이다.
활기차고 다정했던 엄마가 병에 걸려 투병을 시작하자 열두 살 어린 소녀 알리스와 아빠는 하루하루, 삶 곁에 너무나 가까이 웅크리고 있는 죽음을 경험하게 된다.
병과 죽음 앞에서 체념하고 겁에 질리며 때로는 나약해지지만, 삶이 죽음을 가르치듯이 죽음 또한 삶을 가르치고 있음을 깨달아 가는 소녀의 내면이 현실적으로 담담히 펼쳐진다.
“죽음에 대해서 배우렴, 그것은 삶이 주는 선물이니까.”
삶의 문제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에 하나, 그것은 죽음이다. 언젠가는 누구라도 맞이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올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우리는 죽음이 무엇인지 알려고 하기도 전에 고개를 돌려 버린다. 무섭고 끔찍하며, 이 책의 소녀 알리스가 말하듯이 ‘너무나 거대한 것’이기 때문에.
그러나 이제껏 우리가 사랑하고 아껴왔던 사람들 중에 누군가는 아쉽고 안타깝게, 때로는 서럽게 세상을 떠나고,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이라는 거대한 세계에 빼앗겨 버린 남은 사람들은 한순간에 망연해진다.
죽음의 모습을 너무나 생생하게 지켜본 사람들이 감당해야 할 상처와, 계속 살아가면서 느끼는 삶의 의미에 대한 혼란은 누구에게든 극복하기 쉽지 않다.
이 책은 간결하고 담백한 필치로 이처럼 거대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길고 길게 이야기해도 차마 가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곳, 몇 번이고 고쳐 말해도 속이 시원해지지 않는 이야기, 죽음 앞에 있는 삶의 의미를, 독자에게 던진다. 삶이란 계속되는 것, 그리고 죽음이란 삶이 무의미해지는 지점이 아니라 너무나 생생하게 이해되는 지점이라는 것을.
“오렌지 사 오는 것 잊지 마, 알리스!”
삶의 거의 마지막을 앞두고 엄마가 외출하는 딸에게 던진 이 말 한마디는 죽음이 삶을 잠식한다고 생각하는 편견을 산산이 조각낸다. 죽음은 거역할 수 없는 것이고 거대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의 의미는 어디에 있을까, 혹시 이 모든 일이 무의미한 일이 아닐까,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채 알리스는 의심한다. 우리들 거의 대부분이, 죽음을 목격하고 그러하듯이.
그러나 알리스는 천천히 깨달아 간다. 엄마가 죽음을 평화롭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삶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품위에서 비롯됐음을. 그렇게 애틋하고 아린 그리움의 흉터 위에 새로이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삶은 계속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 사랑에 빠지고, 다시 마음의 자리를 내준다. 어떤 막막한 순간에도 삶이 주는 놀라운 선물들을 마다하지 말라고,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고 하는 엄마의 메시지를 알리스는 이해한 것이다.
걸음걸음, 한 걸음 ‘나’일 때까지
어제 그리고 오늘 십대와의 문학 소통
‘사거리의 거북이’
사거리의 거북이는 십대와의 소통을 목표로 청어람주니어에서 선보이는 청소년 시리즈이다. 1권《거북이, 장가보내기》, 2권 《버스 놓친 날》, 3권 《한나 이야기》 4권 《첫 키스에서 중요한 것은》에 이어 5권《옆에 없다》, 6권《오렌지 1kg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십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국내외의 신선하고 수준 높은 문학작품들을 선별해 소개하고 있다.
사거리의 거북이 시리즈는 세대를 뛰어넘어 우리 안의 십대가 지닌 빛나는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징검돌이다.
시장 보는 일이, 아주 사소한 일들이 여전히 엄마에게 중요한 일이나 된다는 듯이. 그 목소리, 그 죽어가는 육신의 가장 깊은 곳에서 길어 낸, 그 쇠약한 목소리 속에는 아주 먼 곳으로부터 날아오는 듯한 삶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 자신의 육신에서 고통스럽게 뽑아 올린 그 목소리, 결국 가쁜 숨결에 묻혀 버린 미약한 목소리에는 내게 내리는 단호한 명령이 들어 있었다.
“알리스, 오렌지 사 오는 것 잊지 마!”
이 말은 내게 이런 뜻이었다.
“살아라, 내 딸아, 살아야 한다.”
-44쪽 중에서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하지만 한 치 앞만 보고 사는 게 아니라면 말이야…… 걱정하지 마. 고양이는 삶이야, 오렌지 1킬로그램처럼. 우정이고 사랑이고 따뜻함이지.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너에게 주는 삶의 선물이야. 친구들이 너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 거야. ‘우리가 여기 있어, 널 위해 우리가 무언가 할 수 있어. 알리스, 너는 살아야 해’, 마음 놓으렴. 고양이를 받아도 돼.
-83쪽 중에서
이 시절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기억 속에 단단히 새겨 두었다. 힘든 시절이면 되새겨 본다. “인간은 인간을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 불행의 구덩이 밑바닥에 쓰러져 있을 때라도 이 세상의 누군가는 나를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 삶의 의미가 사라져도 누군가는 내 길을 밝혀 줄 것이다. 그러니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서 누군가를 만나려 애써야 한다.
-131-132쪽 중에서
다행히 가발은 아주 잘 어울렸다. 엄마가 아픈 줄 모르는 사람들은 꼭 한마디씩 했다.
“미장원 다녀오셨군요!”
“새로 한 머리가 잘 어울리네요.”
가발은 성공적이었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으니. 하지만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힘들게 그 사실을 견뎌 내고 있었다. 어느 날 엄마가 내 방이 너무 지저분하다며 꾸중했을 때, 나는 홧김에 아무 생각도 없이 톡 쏘아붙였다.
“엄마는 어떻고! 엄마 머리는 얼마나 보기 싫은지 알아?”
-30쪽 중에서
나는 기뻐서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에밀리와 나는 선사시대를 좋아했다. 그리고 소풍까지. 날씨도 전에 없이 화창해서 정말 멋진 하루였다. 집에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어떤 질병도 우리 주변에서 춤추고 있지 않은 것처럼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는 것을. 너무 행복했기 때문에, 암이라는 게 한 토막 나쁜 꿈에 지나지 않는 것 같았다. 정말로, 암은 우리 생각 속에나 있는 것이다. 엄마가 암에 걸렸다니, 그럴 리가 없다.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32쪽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로젤린느 모렐
1942년에 퐁따를리에에서 태어났다. 문학을 공부했고 학교로 돌아가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영어 교사를 그만둔 뒤에 다시 학교에서 사서 교사로 일했다. 노장 쉬르 마른에서 가정을 꾸리고 두 딸의 어머니가 되었다. 파리 근교에서 청소년책을 집필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중학교 아이들에게 책을 골라 주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목차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7장
8장
9장
10장
11장
12장
13장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