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흙, 공기 - 가장 가까이에 있는 자연의 발견
흙과 공기는 물, 불과 함께 가장 가까이 있는 자연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우리의 환경이다. 하지만 언제나 가까이 있고, 늘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인식하기 어려운 것들이기도 하다.
이번에 출간된 흙과 공기에 관한 두 책은 먼저 아이들로 하여금 ‘흙’과 ‘공기’를 발견하게 한다. ‘봉숭아 밑에 무엇이 있나요? 작은 풀 아래에 무엇이 있나요?’ 이런 물음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식물 밑에 있는 흙을 보기 시작한다.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입으로 바람을 불어넣어 점점 부풀어오르는 풍선, 통통 튀는 공, 바람과 같이 아이들의 일상적 경험을 제시해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분명하게 공기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존재의 인식은 새로운 호기심의 출발이 된다.
흙은 뭘까? 공기는 뭘까?
- 역할, 과학적 사실, 그리고 우리 마음속에 끼친 영향까지
‘맞아. 내 발 밑에, 식물이 자라는 곳에 흙이 있었지.’ 하고 흙을 보게 된 아이들은 이제 흙의 중요한 역할과, 흙 자체에 관한 기본적인 사실들에 관해 배우게 된다. 흙은 식물이 자라는 곳이며, 동물들의 보금자리라는 것, 흙은 그릇이나 집을 만드는 재료가 되기도 한다는 것. 또 식물과 동물과 사람까지도 죽으면 흙에 섞여 흙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흙이 도대체 무엇이며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어떤 성질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게 된다.
통통 튀는 공과 살랑 부는 바람으로 공기의 느낌을 상기한 아이들은 우리가 공기로 숨을 쉬고 있으며, 식물들은 끊임없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공기를 만들고 있다는 것, 그런가 하면 공기는 우리가 사는 지구를 둘러싸고 있으면서 우리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해로운 빛과 물체들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는 것, 또 공기로 인해 날씨의 변화가 생기고, 공기 덕분에 우리가 소리를 듣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펼친 면에 소제목이 있고, 소제목 아래에 관련 그림과 내용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얼른 보면 하나 하나가 독립적인 사실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각의 내용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아이들은 어느새 흙이(공기가)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우리가 살아가는 데 흙이(공기가) 왜 그렇게도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마지막에 놓인 ‘마음속의 흙’과 ‘마음속의 바람’은 흙과 바람이 인간의 생존은 물론 인간의 정신과 문화와도 불가분의 관계임을 보여 준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흙과 공기에 대해 보다 통합적인 이해를 가지게 됨은 물론, 보다 다양한 시각과 폭넓은 사고로 사물을 대하게 될 것이다.
가장 훌륭한 환경 도서는?
환경 오염의 위험성을 고발하면서 경각심을 일으키고, 환경 보호를 외치는 책들이 많다. 하지만 자연이 가장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모습이 어떤 것인지, 인간은 왜 자연의 일부일 수밖에 없는지를 깨닫는다면 그런 식의 협박은 불필요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아이들에게 흙과 공기와 식물과 동물과 인간이 원래 어떤 관계인지를 보여준다. 그 속에서 인간은 너무나 당연하게 자연의 일부임을 아이들은 보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훌륭한 환경 도서이기도 하다.
<똑똑똑 과학그림책 시리즈를 잇는 흙, 물, 불, 공기에 관한 지식정보그림책>
웅진 ‘똑똑똑 과학그림책’ 시리즈는 지금까지 총 9권이 출간되었다. 그 중 5권은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현상들-비, 중력, 힘과 운동, 소리, 빛과 색깔-을 과학적 체계 속에서 다시 보게 만드는 작업이었다. (5권은 <비는 어디서 왔을까?> <왜 땅으로 떨어질까?> <데굴데굴 공을 밀어 봐> <소리가 움직여요> <햇빛은 무슨 색깔일까?>이며, 중 중력을 다룬 <왜 땅으로 떨어질까?>와 소리 현상의 원리를 설명한 <소리가 움직여요>가 ‘2003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되었다.)
이후 출간된 2권, <찰랑찰랑 물이 있어요> <활활 불이 있어요>는 이번에 출간된 <꿈틀꿈틀 흙이 있어요> <흠흠 공기가 있어요>와 함께, 각각 물, 불, 흙, 공기에 관한 정보그림책이다. 흙과 물과 불과 공기는 식물과 동물과 사람과 함께 이 세상을 이루는 것이면서 동시에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가장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우리의 환경이다. 그러기에, 현상 세계가 흙 물 불 공기로 이루어져 있다는 그리스 철학의 4원소설은 서양 사람들의 기본적인 물질관으로 2천 년을 전해 내려왔으며, 동양에서는 地, 水, 火, 風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지수화풍은 그 자체가 하나의 사고 체계를 의미하는 용어로, 현대물리학에 의해 쿼크라는 물질의 기본 입자가 발견된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다. 또한, 사람과 동식물과 흙과 바람과 물을 갈라서 보지 않는 지수화풍의 철학은 심각한 환경문제에 봉착한 오늘날 더욱 되새겨야 할 전통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물의 순환이나 바다, 흙 속에 사는 동물과 같이 부분적으로 관련 내용을 다룬 책들이 간간이 출간되었을 뿐, 흙 물 불 공기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통합적 내용을 다룬 책은 없었다. 언제나 가까이 있지만 너무 당연하기 때문에 그 누구도 설명해 주지 않았던 흙과 물과 불과 공기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제공할 이 책은, 자신과 가족을 넘어서 관심의 영역을 넓혀 가는 5-7세 아이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책이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곽영직
서울대 물리학과와 미국 켄터키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5년부터 수원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자연대학장,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자연과학의 역사》 《물리학의 세계》 《물리학이 즐겁다》 《교양 과학 고전》 《양자역학으로 이해하는 원자의 세계》 《열과 엔트로피》 등이 있으며, 역서로 《빅뱅 이전》 《오리진》 《즐거운 물리학》 《천재들의 과학 노트 3 물리학》 《숫자로 끝내는 물리 100》 《숫자로 끝내는 화학 100》 《한 권으로 끝내는 물리》 《손안의 인피니티》 《한 권으로 끝내는 화학》 《빅퀘스천 118 원소》 《누구나 알아야 할 모든 것 발명품》 《빅퀘스천 과학》 등이 있다.
저자 : 김은하
대학에서 독어독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으며 지금은 어린이책을 기획하고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하더라도 단순히 많이 아는 것보다는 그 속에서 사람살이의 참모습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들려고 합니다. 쓴 책으로는 [한눈에 보는 우리 민속 오천 년],[꿈틀꿈틀 흙이 있어요]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