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아동을 위한 그림책. 콩이라는 아기 여우가 숲속에서 책을 주었습니다. 그 책을 아빠에게 보여주고 사람의 말을 모르는 아빠는 그림을 보며 콩이에게 이야기해 줍니다. 훌륭한 사형제는 네명의 형제가 각기 다른 재주를 가지게 되고 그로 인해 좋은 일을 한다는 얘기입니다.
출판사 리뷰
「매미와 개미」,「까마귀와 여우」,「여우와 두루미」등과 같이 익히 알려진 \'이솝 우화\' 20편이 실려 있습니다. 등장인물인 여우가 이야기 하나하나에 견해를 덧붙이는 \'이솝 이야기 패러디\'라고도 할 수 있지요. 아름다운 담채화에 동물들의 표정이 멋있게 의인화되어 있습니다. 맨 첫 페이지에 아기여우 콩이가 숲 속에서 그림책을 주워와 아빠에게 읽어 달라고 하는 장면이 나와, 이 시리즈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의 책을 동물 문법으로 읽어 내리는 아빠여우의 \'제멋대로식 책읽기\'
하나. 기발하고 재미있는 이중 구조
『여우가 주운 그림책』시리즈 가운데 첫 두 권이 1989년, 일본에서 발간되었을 때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입니다. 1991년 나머지 두 권이 나왔을 때도 ‘안노’에 대한 찬사는 열렬했습니다. 그는 이 그림책에서 세계인들에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고전 ‘이솝 우화’와 ‘그림 동화’를 텍스트로 삼아 재치 넘치는 해석을 곁들임으로써, 또 하나의 새롭고 재미난 이야기를 창조해 냈습니다.
이야기의 구조는 인간의 그림책을 주운 아기여우가 아빠여우에게 읽어달라고 조르자, 인간의 글자를 모르는 아빠여우가 그림을 의지해 마음대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상단에서는 고전인 \'이솝 이야기\'와 \'그림 동화\'를 맛볼 수 있고, 하단에는 여우가 말하는 \'엉터리\' 이솝 이야기와 그림 동화를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본문의 그림도 고전 텍스트가 실린 상단부에는 주워 온 그림책이라는 효과를 내기 위해 일부러 얼룩지게 색칠을 하였고, 맨 앞 페이지와 끝 페이지는 아기여우가 주운 책의 표지와 뒷표지로 보이도록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둘. 여우의 눈으로 본 인간 세계
아기여우가 첫 번째로 주워온 그림책은 \'이솝 이야기\'였습니다. 아빠여우가 읽어주는(사실은 제멋대로 지어낸) 이야기에 재미가 들린 아기여우는 그 뒤로 세 권의 그림책을 더 주워오는데, 그 때마다 아빠여우는 식은땀을 흘리며 \'딱 한번만 읽어야 한다\'라는 경고가 책에 쓰여 있다고 겁을 준 뒤에야 겨우 읽어 줍니다.
이 그림책은 무엇보다도 사람의 그림책을 여우가 읽는다는 발상이 신선하고 기발합니다. 게다가 그 아빠여우는 흔히 우화에서 다루는 사람을 닮은 여우가 아니라, 그저 글자도 모르는 여우일 뿐이라는 점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더구나 문맹인 아빠여우는, 우리 인간이 오랫동안 \'이솝 우화\'나 \'그림 동화\'에서 여러 교훈을 얻었듯이, 역으로 \'인간\'의 그림책을 아기여우를 가르치는 교본으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글자(책)를 어떻게 읽는 것인지 모르는 아빠여우는 그림을 따라 종횡무진 이야기를 꾸며냅니다. 철저하게 동물 문법(그림)으로 그림책을 읽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본문에 숫자가 나오면 무조건 \'수학 문제\'를 푸는 페이지라고 둘러대는가 하면, 숱하게 등장하는 이솝 우화의 여우를 현명한 여우로 만들고(사실 여우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지요), 심지어는 거꾸로 책을 들고 읽다 보니(1권 『이솝 이야기 하나』에서 \'토끼와 거북\') 거북이가 산으로 오르고 있는 그림을 계곡에 떨어진 것으로 보게 되지요. 안노의 위트와 재치가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그런 만큼 글자를 중심으로 읽어내리는 우리 인간들의 눈으로 보면 엉뚱한 것도 많고, 이상한 것도 많습니다. 작가 또한 이러한 동물 문법에 충실하게 글을 넣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 한 예로 아빠여우가 그림책을 거꾸로 들고 읽는 페이지에서는 하단부의 글이 거꾸로 들어가 있습니다.
\'동물\'에 빗대어 인간에게 교훈을 주려는 우화가 이 그림책에서는, 아빠여우에 의해 <동물을 위한 인간 우화집>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지요. 그러면서 안노는 아빠여우의 입을 빌어 동물보다 못한 인간의 야만성을 여기저기서 고발하고 있기도 합니다.
셋. 원전에 최대한 가깝게
고전이나 명작으로 분류되는 많은 이야기들은 세계 각국어로 번역되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원래의 텍스트로부터 멀어지기 십상입니다. 더군다나 ‘이솝 우화’의 경우는 장구한 세월을 거쳐오면서 원전의 텍스트에 후세인들의 이야기가 덧붙여지면서 오늘에 이르른 것이고, 그림 형제 이야기 또한 엄밀하게 말하면 그들의 창작이 아니고, 독일 지역의 구전 민담을 모은 것이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안노는 이 점을 고려하여 내용의 본 바탕이 되는 \'이솝 우화\'와 \'그림 동화\'는 최대한 원전에 가까운 텍스트를 취하여, 각각의 전공자에게 번역을 맡겨 간결한 전문 그대로를 실어 놓았습니다. 그 결과로 오히려 상단부의 간결함과 하단부의 횡설수설함이 묘하게 대조를 이루는 효과도 거두게 되었습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에도 그 원칙을 따르기 위해 주의를 기울였지요.
작가 소개
저자 : 안노 미쓰마사(安野光雅)
1926년 일본의 시마네현 츠와노에서 태어났습니다. 1968년 처음으로 <이상한 그림> 이라는 그림책을 발표했으며, 그 뒤 그림책 작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해 왔습니다. 그는 작품의 제재를 대부분 문학.역사.과학 등 다양한 문화 영역에서 취했지만, 청결하고 밝은 그림에 재미와 재치가 넘치는 내용을 담아냄으로써 기존 그림책의 통념을 깨뜨렸습니다. 그는 이러한 뛰어난 업적으로 1984년에 그림책 작가로서 최고의 영예인 국제 안데르센 상을 받았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 <천동설 그림책> , <여행 그림책> , <세어 보자> , <벼룩도시>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