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어떤 여자가 공주인지 아닌지 아는 좋은 방법이 있다. 발을 잘 살펴보면 된다. 공주는 발이 특별히 예쁠 테니까." 라고 말하는 열 살짜리 소년 이반은 나만의 '공주'님을 찾기 위해 발 관리 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하지만, 세상일은 언제나 계획대로는 되지 않는다.
발 관리 센터에 주로 오는 고객은 할머니들인 데다, 차마 사람의 발이라고 할 수 없을만큼 징그러운 발들도 많다. 그런데, 발 관리사의 조수 일은 생각보다 재미있다. 무뚝뚝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모리세트 할머니와 수요일을 보내면서, 이반은 노년에 대해, 그리고 여성에 대해 차곡차곡 배움을 쌓아간다.
발을 보고 공주를 찾겠다는 이반의 생각은 엉뚱해보인다. 삼형제 중 막내로 자란 이반이 잘 알고 있는 여성은 '엄마'가 전부다. 그런 이반이 발 관리사 조수로 일하면서 여성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잔잔하면서도 유머러스하다. 그리고 마침내 이반은 맨발로 신나게 뛰어다니는 공주 이렌을 만나게 된다."전쟁 직후였지. 나는 화가인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됐어. 그 사람의 화실로 그림을 그리러 가곤 했지. 우리 부모님은 그걸 좋아하시지 않았고. 그분들은 내가 공부를 하든가, 아니면 뭔가 확실한 직업을 갖길 원하셨거든. 자세한 얘긴 너희들한테 해 줘 봤자 지겹기만 할 테고, 결론만 말하자면, 그 남자는 나랑 제일 친한 친구와 결혼했단다. 우리 아버지는 어떤 발 관리사한테서 이 아파트를 사셨지. 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난 부모님을 도우려고 이 일을 배우게 된 거야."-본문 p.71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아녜스 드자르트
1966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영어 번역가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으며 곧 창작으로 영역을 확대해 아이들을 위한 책, 소설, 노래 가사, 시나리오, 희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그녀는 현실 세계의 혼돈과 폭력성에 경악한 나머지 글쓰기를 통해 현실 세계와 상상 세계, 삶과 죽음, 어린 시절과 어른들의 세계, 선과 악 사이의 경계들을 허무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자신을 프랑스 문예공화국의 이주민으로 여기는 그녀는 『날 먹어요』의 미리암처럼 시골을 삶의 터전으로 택하여 이주민의 삶을 영위하는 중이다.그녀가 발표한 주요 작품으로는 리브르 엥테르 상을 수상한 『별것 아닌 비밀』을 비롯해, 『내 아내의 사진 다섯 장』『선의』『탄생』『몇 분간의 절대적 행복』 등이 있다. 그 외에 아이들을 위한 책을 다수 펴냈으며, 주느비에브 브리사크와 함께 버지니아 울프에 대한 시론『VW』를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