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고릴라의 생태에 대한 정보를 담은 그림책. 아프리카 밀림에서 행복하게 사는 고릴라의 모습에서 사람들에게 잡혀 동물원의 구경거리로 전락한 고릴라의 모습까지 다양한 고릴라를 만날 수 있다. 단순히 고릴라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뛰어넘어, 어린이들에게 생명의 존엄성을 깨닫게 한다.
어른 키보다 큰 수풀이 빽빽히 우거진 아프리카의 밀림에서 고릴라는 쐐기풀, 엉겅퀴, 죽순을 우적우적 먹으면서 매일매일 즐겁게 보낸다. 가족과 친구들과 엉겨 붙어 놀거나, 혼자서 뒹굴뒹굴거리면서 한가롭게 지내는 고릴라는 무척 행복해 보인다.
그림책의 중반부터 이야기는 무겁고 어두워진다. 새끼 고릴라 한 마리를 잡기 위해서는 다른 가족 고릴라를 모두 죽여야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고릴라는 한 가족이 위험을 받으면 다른 가족은 그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모두 목숨을 내놓고 싸운다. 동물원으로 잡혀간 아기 고릴라 뒤에는 그런 핏빛 고통이 숨겨져 있다.
사방이 꽉 막힌 철창에서 힘없이 앉아 있는 고릴라.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서 하루 종일 눈꼽이나 떼고 코나 파면서 우두커니 앉아있는 고릴라의 모습에서 진한 슬픔이 느껴진다.이렇게 잡힌 아기 고릴라는 배를 타고 긴 여행을 하게 된다. 유럽이나 미국 같은 곳의 동물원에 팔려 가는 것이다. 그런데 여행 도중 죽는 경우가 많다. 잡을 때 겪었던 충격과 한꺼번에 가족을 잃은 슬픔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어린 고릴라는 그 충격과 슬픔으로 모든 의욕을 잃고는 먹지도 않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만다.가까스로 살아남아 동물원에 도착한다 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우리 안의 고릴라는 가만히 앉아서 누구와도 상대하려 하지 않는다. 지푸라기로 건드리며 장난을 걸어 보아도 소용없다. 고릴라는 점점 더 우울해지고, 심지어 손으로 눈을 가리고 구경꾼들의 눈길을 피하기까지 한다. 그렇게 모든 의욕을 잃고 지내다가 목숨을 잃는 일이 많다.-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조은수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공부했다. 영국에서 그림을 공부한 뒤 어린이책을 쓰고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다. 그동안 《심심해》 《친구란 뭘까?》 《내가 입을래》 《톨스토이의 아홉 가지 단점》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1, 2》 《봄날, 호랑나비를 보았니》 《공부는 왜 하나》 같은 어린이책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