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세상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하는 힘, 그 힘이 바로 어린이들에게 있다는 것을 오스카 와일드는 알고 있었습니다. 아니, 알 뿐 아니라 확실히 믿고 있었지요.『욕심쟁이 거인』에는 그의 믿음이 담겨 있습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명작에 러시아 그림 작가가 새롭게 그림을 그려 그림책으로 펴내었습니다. 순수한 아이들의 힘과 그들을 사랑하게 된 한 거인의 이야기가 새로운 깨달음과 따뜻함으로 다가옵니다. 화사하고 부드러운 그림이 봄의 느낌을 전합니다.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시리즈 일곱 번째 책입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아이들은 거인의 정원에서 놀았습니다. 봄이면 고운 꽃이 만발하고, 가을이면 과일이 주렁주렁 열리는 탐스러운 정원이었지요. 하지만 집에 돌아온 거인은 아이들을 정원에서 내쫓았습니다. 자기밖에 모르는 욕심쟁이였으니까요. 아이들이 정원을 떠나자 따뜻한 계절도 떠났습니다. 정원은 언제나 겨울이었습니다. 눈과 서리와 차가운 북풍만 가득했지요. 거인은 봄이 오지 않는 이유도 모른 채 무작정 봄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거인은 정원에 봄이 온 것을 알았습니다. 작은 구멍으로 몰래 들어온 아이들 덕분이었지요.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는 아이들이 봄을 몰고 온 것입니다. 하지만 구석 자리에는 아직도 매서운 북풍이 몰아치고 있었습니다. 작은 소년이 나무에 오르지 못한 채 울고 있었지요. 거인은 그 소년을 나뭇가지 위에 앉혀 주었습니다. 그러자 꽃은 활짝 피고 온 정원이 봄의 품에 안겼습니다. 소년은 거인의 뺨에 입을 맞추었습니다. 거인은 담장을 허물고 모든 아이들을 정원으로 초대했습니다. 하지만 거인의 뺨에 입을 맞추었던 그 사랑스러운 소년은 다시 만날 수 없었습니다. 거인은 언제 또 작은 소년을 만날 수 있을까요? 그 소년은 누구일까요?
출판사 리뷰
거인의 정원은 늘 겨울이었습니다. 한때 아이들이 매일같이 찾아와 뛰노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정원이었던 이곳은, 거인이 아이들을 모두 쫓아내고 높은 담을 쌓은 이후로 북풍과 눈보라가 몰아치고 우박이 떨어지는 으스스한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이들이 없는 이곳에는 새도 노래하지 않고 꽃도 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정원에 갑작스럽게 봄이 찾아 듭니다. 정확히 말하면 옛 놀이터를 찾아 돌아온 아이들과 함께 봄이 따라 들어온 것이었지요. 영문도 모른 채 봄이 오기만 기다리던 거인은 그제서야 자신의 정원에 왜 긴긴 겨울만이 계속되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키가 작아 혼자만 나무에 오르지 못해 울고 있는 아이를 안아 나무에 올려주고, 높은 담을 허물면서 거인은 무서운 욕심쟁이에서 아이들의 좋은 친구로 변화합니다. 이제 거인은 자신의 정원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과 놀아주고, 그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행복하게 늙어갑니다.
아이들의 순수함이 겨울만 남은 정원에 따뜻한 봄을 불러왔습니다. 거인은 자신의 것을 아이들에게 나누어줌으로써 봄이 정원에 머무르게 합니다. 이젠 봄이 가고, 여름,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와도, 곧 다시 찾아올 봄을 기분 좋게 기다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인은 정원을 아이들의 놀이터로 내어준 대가로 정원에 핀 어떤 꽃보다도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얻게 되지요.
하지만 거인의 마음 속에는 늘 한 아이에 대한 그리움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정원에 다시 봄이 찾아온 그날, 자신이 나무 위에 앉혀준 그 작은 소년을 그 뒤로는 볼 수 없었으니까요. 거인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아 내리게 하고, 처음으로 거인에게 포옹과 입맞춤을 해주었던 그 아이를 거인은 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해가 지난 어느 겨울날 아침, 노인이 된 거인은 그 소년을 다시 만납니다. 소년의 손과 발에는 못 자국이 있습니다. 소년은 오래 전 이 아름다운 정원에서 놀 수 있게 해주었던 거인의 친절을 이야기하며 이번에는 자신의 정원으로 거인을 인도합니다. 거인은 그렇게 이 세상 어떤 정원보다도 아름다운 정원, 천국으로 들어갑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작은 아이는 예수입니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베푼 것이 곧 나에게 베푼 것”이라는 성경의 한 구절을 떠올리게 하는 이 이야기는, 몸집도 커다랗고 가진 것도 많은 거인과 힘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조그만 아이들을 등장시킴으로써 작고 약한 이들을 섬기고 자기의 소유를 나누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아름다운 일인지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소년의 입맞춤이 거인에게 큰 변화를 가져온 것처럼, 우리의 작은 행동들이 크고 값진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음을 알게 해주지요.
작가 소개
저자 : 오스카 와일드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아일랜드 출신의 영국 소설가, 시인, 극작가, 동화 작가로 흔히 예술지상주의의 대표자로 불린다.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근엄함과 위선을 날카롭게 풍자해 조국에서 배척받았지만, 사후 거의 100년만인 1998년에 그의 삶과 작품은 새롭게 조명되어 재평가 되었고, 영국 노동당 정부의 주도로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그의 동상이 세워졌다.
1854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나 운동을 싫어하고 고독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옥스퍼드의 모들린 대학 장학생으로 입학해 긴머리와 괴상한 옷차림을 하고 \'유미주의의 사도\'라고 자처하며 화제가 되었다.
시 \'라벤나\'로 뉴디기트 상을 수상하고 런던 사교계에서 인기와 비난을 동시에 차지한다. 1890년 첫 장편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발표했다. 1895년에는 동성애자 더글러스와 알제리로 향락 여행을 돌아온 후 감옥에서 2년간 복역했다. 옥중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맞았다. 1900년 11월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1888년 첫 단편집 <행복한 왕자와 다른 이야기들> 발표 후, <아서 새빌 경의 범죄>,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살로메>, <레딩 감옥의 노래>, <옥중 회상록>, <석류나무집> 등의 작품이 있다.
그림 : 아나스타샤 아키포바
1955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1978년 국립모스크바미술대학(수리코프기념미술대학)을 졸업했다. 그린 책으로는 <타르튀프(1978, 러시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982, 러시아)>, <그림 동화(2002, 러시아)>, <안데르센 동화(2002, 러시아)>, <그림 동화(2003, 독일)>, <안데르센 동화(2003, 독일)>, <욕심쟁이 거인(2004, 한국> 등이 있으며, 2003 모스크바 국제도서전에서 \'최고 일러스트레이터\' 상을 수상했다.
역자 : 고대영
서울에서 태어났다. 현재 길벗어린이 출판사에서 편집주간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