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일자리 좀 얻을 수 있겠소이까?일당 : 아침저녁 문안 인사, 굴비 반찬
특징 : 인간 어휘 정확 구사. 야간 근무 환영
가족관계 : 사고뭉치 인간 둘의 가장
주의 : 앞발후려치기, 깜박깜박하는 건망증
누구의 구직 광고냐고?
우리 집 가장, 꽃님이야.
갈매기 수염, 튼실한 등판, 까맣고 통통한 꼬리, 그러니까 고양이라고!
못하는 게 없지, 잠입수사, 택배 배달, 달구지 운전, 식물 재배, 잔소리까지 완벽해!
“끄응. 돈만 벌어 오면 될 줄 알았는데 가장 노릇이란 게 생각보다 성가신 일이외다.”
사고 치느라 바쁜 인간 식구들, 뒤치다꺼리에 바쁜
고양이 가장의 험난한 인간 부양기 눈치 백단 현실주의자 딸 심메리와 눈치 제로 몽상가 아빠 심병호. 툭탁대다가도 사고 칠 때만큼은 환상의 궁합인 메리 부녀. 절대 기웃대지 말랬는데도 안방에 세든 구미호에게 인두겁을 빌려 쓰고 인간 세상을 난장판으로 만드는가 하면, 결코 열지 말라는 보일러실 뒷문을 열고 나가 황천 세상에 대혼란을 일으킨다.
덕분에 메리네 집 가장인 꽃님이는 돈 벌어 오랴, 집안사 신경 쓰랴, 발이 네 개여도 모자라다. 일거리 구하기도 만만치 않은데, 한밤에 잠입수사는 기본, 악당들의 함정에서 메리 부녀를 구해내고, 눈높이 교육으로 메리 부녀의 잘못을 바로잡아 주어야 하니까.
그런데 어떻게 고양이가 가장이 된 거냐고?
“좋소이다, 내일부터 나 꽃님이가 가장이니 그리 아시오.”
못 미더운 두 인류를 구원하려 고양이가 팔을 걷어붙였다! 어느 날 저녁 심메리는 한 집안의 가장 노릇을 떠맡았다. 아빠 심병호 씨가 가장을 그만두고 음유시인이 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리모컨도 독차지하고, 심부름도 마음대로 시킬 수 있는 건 좋지만, 가장 노릇에 학교까지 다니는 건 너무 불공평한 일. 그래서 메리는 고양이 꽃님이를 불러 말했다.
“꽃님아, 이제부터 네가 우리 집 가장 해.”
한번 해본 말이었는데 고양이 입에서 인간 말소리가 흘러나왔다.
“좋소이다, 이 몸이 한번 해 보겠소이다.”
요물일까? 보물일까? 꽃님이가 가장을 맡는 대신 부탁한 건 아침저녁 문안 인사. 정말 달랑 그것뿐이냐고 묻는 메리 부녀에게, 꽃님이는 “이 몸에겐 매우 중요한 일이외다.” 하고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긴다. 이리하여 고양이 꽃님이의 인간 부양기가 시작된다. 맨 처음 꽃님이가 한 일은 메리네 집에 하나밖에 없는 방을 세놓은 것. 그것도 웬 여우에게. 두 번째로 한 일은 소달구지를 타고 다니는 택배 배달이다. 하필이면 죽은 이들이 있는 황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다. 쉴 틈 없이 몰아치는 돌발 사건을 그저 즐기면 된다. 배꼽 조심.
꽃님이, 우리 집 가장으로 취직하다!
고양이 가장의 기묘한 돈벌이 1 여우양복점
“어떤 옷을 원하세요? 아이돌? 경찰 서장? 119대원?
무엇이든 골라 보세요. 원하는 사람으로 변하게 해 주는 옷이라고요, 호호.”메리네 지하방에 여우 호호 씨가 양복점을 열었다. 꽃님이의 경고에도 메리 부녀는 비싼 값을 준다는 말에 홀딱 넘어가 머리카락을 뽑아 호호 씨에게 판다. 알고 보니 여우 호호 씨는 사람 머리카락으로 옷을 만든다고! 더구나 그 옷은, 입으면 머리카락 주인과 똑같이 변하는 인두겁이라나! 왠지 으스스하다고? 천만의 말씀. 무엇이든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아이돌 가수, 경찰 서장, 119대원, 대통령, 무엇이든 다!
그런데 이게 웬일? 누군가 심메리와 심병호의 인두겁을 사간 것이다. 대체 누가 초등학생 심메리가 되어 뭘 하려는 걸까, 고개를 갸웃하는 메리에게 아빠가 말했다. “우리 인두겁을 쓰고 나쁜 짓을 저지르면 어떡하지?”
심메리로 둔갑한 정체불명의 시금치 씨, 올해의 부자로 뽑힌 왕부자 회장으로 변한 심메리, 최고의 인기 연예인으로 변한 아빠 심병호, 세상 모든 반짝이는 것을 제 것으로 만들려는 악당 호호 씨와 히어로 꽃님이의 대활약이 펼쳐진다.
꽃님이, 택배 기사로 취직하다!
고양이 가장의 기묘한 돈벌이 2 황천택배 헬택배
“무엇이든 주문하라공. 머리가 똑똑해지는 황천총명탕? 최신형 타요타자동차? 100년 할부도 된다공.”이번에 꽃님이가 구한 일은 택배 배달. 1권의 무대가 인간 세상에 문을 연 여우양복점이었다면 2권은 황천 세상에 문을 연 헬택배, 헬쇼핑 회사다.
꽃님이가 택배 기사로 취직하던 날, 보일러실 벽 뒤에서 수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주문 폭주, 주문 폭주! 바쁘다고, 바쁘다고!” 알고 보니, 보일러실 벽이 황천으로 통하는 뒷문! 그러고 보니, 꽃님이가 배달할 곳은 죽은 이들이 사는 황천! 자 잠깐, 꽃님이가 배달하는 차가 트럭도 아니고 오토바이도 아니고 소, 소달구지?
그런데 이게 웬일? 헬쇼핑 사장 공공 씨가 홈쇼핑 방송에 나와 황천총명탕을 들이켜면 멋진 자동차를 대가로 준다는 것이다!
천재가 된 메리, 쪽지만 남기고 사라져 버린 아빠, 정체를 드러낸 시금치 씨, 모종의 거래를 하는 공공과 저승사자. 꽃님이의 달구지에 탑승해 재미를 즐겨보자.
고양이 가장 꽃님이가 건네는 생활의 조언 꽃님이는 같이 사는 인간들이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위험천만한 존재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한 번만 더 멋대로 군다면” “아니 되오이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게 될 줄도. 인간 식구들도 몰랐다. 툭하면 고양이 앞에 무릎 꿇고 잘못을 빌 줄은. 그때마다 메리 부녀에게 꽃님이는 촌철살인을 날린다.
“마음먹기 따라 영물이 요물이 되고, 요물이 영물이 되는 것이외다.”
“남의 껍데기 뒤집어쓴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소이까?”
그러나 염라대왕의 재판 앞에서 겁먹은 인간들에게 솔직한 게 최고라는 말로 길을 알려주기도 하고, 죽은 병아리들 때문에 슬퍼하는 메리에게는 다정한 말로 위로해 주기도 한다.
꽃님이 조언을 새겨들을 것. 귓등으로 흘려듣는다면, 두툼한 앞발로 후려치기를 맛볼 것이다.
맨눈에 보이지 않는 반짝임을 발견하는 눈
굴비 반찬은 없더라도 따듯한 밥상고양이는 가장이 되어 인간 가족을 먹여 살린다. 황천 세상에는 인간 세상 것이라면 무엇이든 대유행이다. 그 바람에 한번 쓰고 버린 물건들로 황천은 몸살을 앓는다. 각 권마다 다른 직업을 찾아 헤매는 가장의 이야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까칠하지만 은근히 다정한 반전 매력을 뽐내는 꽃님이, 늘 새로운 말썽거리를 발명하는 심메리 심병호 콤비, 어딘가 허술하고 귀여운 악당들과 인간 세상 것을 동경하는 황천의 영물들은 이야기에 개성 만점 색깔을 입힌다.
엎치락뒤치락 빵빵 터지는 이야기를 읽어가다 보면 어린 독자들은, 자신이 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이 진정 무엇인지 돌아보게 되고, 맨눈에 보이지 않는 반짝임을 발견하는 마음의 눈을 뜨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이야기의 특별함은, 함께 어려움을 헤쳐 나가면서 둘러앉은 밥상이라면 굴비 반찬 없이도 더 맛있고 따듯하다는 걸 믿게 해 준다는 데 있다. 어른들도 완벽 빙의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