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0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청소년문학상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는 사계절문학상은 이옥수 작가의 <푸른 사다리>를 시작으로 신여랑 작가의 <몽구스 크루>, 김해원 작가의 <열일곱 살의 털>, 박지리 작가의 <합체>, 최상희 작가의 <델 문도> 등 청소년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작품들로 청소년문학을 이끌어 오면서 벌써 14회를 맞이했다.
제14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은 현재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힙합 장르를 소재로 청소년들의 꿈과 타인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풀어간 소설 <싸이퍼>가 받았다. 오정희(소설가), 신여랑(4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자), 김지은(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심사위원은 "청소년의 말과 정신이 변화하는 지점을 놓치지 않고 스타일로 포착한 작가의 예리함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다."고 평했다.
대상 수상자 탁경은 작가는 1983년생으로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소설 공부를 해 왔으며, 이번 작품으로 처음 등단한 신인 작가다. 힙합을 꿈꾸는 사람들과 힙합 주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싸이퍼>는 오랫동안 글쓰기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정진했던 탁경은 작가의 자기 고백과도 같은 작품이다.
힙합에 재능이 있으면서 즐길 줄 아는 도건이와 힙합을 누구보다 좋아하지만 스스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는 정혁이의 이야기다. 랩 배틀에서 만난 두 소년은 서로의 랩에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랩 배틀 이후에 도건이는 정혁이의 소울 가득한 랩을 동경하게 되고 정혁이에게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알려 주겠다고 제안한다. 이때부터 힙합에 대한 꿈과 그 꿈을 에워싼 다양한 벽에 대한 이야기가 도건이와 정혁이가 싸이퍼를 하듯이 번갈아 들려주면서 이어진다.
출판사 리뷰
“싸이퍼는 함께하는 거야. 주고받고 소통하는 거야.”
마음이 닿는 순간, 어디든 싸이퍼!
200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청소년문학상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는 사계절문학상은 이옥수 작가의 『푸른 사다리』를 시작으로 신여랑 작가의 『몽구스 크루』, 김해원 작가의 『열일곱 살의 털』, 박지리 작가의 『합체』, 최상희 작가의 『델 문도』 등 청소년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작품들로 청소년문학을 이끌어 오면서 벌써 14회를 맞이했다. 제14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은 현재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힙합 장르를 소재로 청소년들의 꿈과 타인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풀어간 소설 『싸이퍼』가 받았다. 오정희(소설가), 신여랑(4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자), 김지은(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심사위원은 “청소년의 말과 정신이 변화하는 지점을 놓치지 않고 스타일로 포착한 작가의 예리함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다.”고 평했다. 대상 수상자 탁경은 작가는 1983년생으로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소설 공부를 해 왔으며, 이번 작품으로 처음 등단한 신인 작가다. 힙합을 꿈꾸는 사람들과 힙합 주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싸이퍼』는 오랫동안 글쓰기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정진했던 탁경은 작가의 자기 고백과도 같은 작품이다.
싸이퍼로 들여다본 두 래퍼 이야기
‘싸이퍼’는 래퍼들이 자기 이야기를 비트에 맞춰 프리스타일 랩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소설 『싸이퍼』는 힙합에 타고난 재능이 있으면서 즐길 줄 아는 ‘중딩’ 도건이와 재능은 없지만, 누구보다 힙합을 사랑하는 족발 배달 알바생 정혁이의 이야기가 마치 싸이퍼를 하듯이 번갈아가며 서술된다.
학교 쉬는 시간에 아이들은 야한 동영상을 보거나 졸고 있지만, 키 작은 도건이는 시집을 필사한다. 힙합 가사를 더 잘 쓰기 위함이다. 도건이는 아이들보다 수준이 높음을, 겪이 다름을 스스로 알기에 세상을 향해 나 잘났다고 외치는 스웩을 제대로 즐긴다. 모든 일에 항상 허세 가득한 자세로 일관하지만 요즘은 조금 거슬리는 게 있다. 부엌에 있는 걸 좋아했던 엄마가 갑자기 부엌일에 손을 놓은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는 거다.
나 잘났다, 하는 도건이에게도 우상은 있다. 홍대 거리에서 소울 가득한 랩을 구사했던 정혁이가 그렇다. 도건이는 홍대에서 사람들에게 빙 둘러싸인 채 랩을 하는 정혁이와 랩 배틀을 하고 현란한 랩으로 정혁이를 이긴다. 도건이는 자신이 이겼지만 정혁이의 랩이 자꾸만 마음에 남는다.
정혁이는 래퍼의 길을 가고 싶지만 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아버지가 걸림돌이었다. 시장에서는 “생선 사세요.”, 집에 와서는 “공부해야 나처럼 안 산다.”는 말을 반복하고 사는 아버지에게 힙합을 하겠다는 정혁이의 말은 아버지 인생을 부정하는 것과 같았다. 정혁이는 자기를 반대하는 아버지 품에서 벗어나 함께 음악을 꿈꾸는 대진이의 집에서 얹혀살면서 족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랩을 겨룬 적이 있는 한 아이가 정혁이를 찾아온다. 도건이라고 하는 그 아이는 자신을 재워주는 대신 랩 배틀에서 지지 않게 해 주겠다는 제안을 하고 정혁이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도건이가 채워 줄 거란 기대에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렇게 정혁이와 도건이의 첫 수업이 시작된다. 도건이가 알려 주는 첫 노하우는 래퍼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에 자신감을 갖고 믿어 줘야 한다는 것. 하지만 정혁이는 여전히 자신을 믿고 기다린다는 게 어렵다.
“말보다 소리가 더 힘이 세다는 걸 믿어야 실력이 좋아져요. 목소리가 진짜 힘이 셀 수도 있다는 걸 진심으로 믿어야 해요.”
이런 젠장……. 또 믿음이 문제다.
“자기 목소리에 자부심을 느껴야 해요. 랩은, 힙합은 내뱉는 거잖아요. 듣는 사람은 알아요. 저 사람이 자신감을 갖고 내뱉는지, 잔뜩 주눅이 든 채 생각해 온 가사를 겨우 내뱉는지. ……”
81쪽
한계를 인정하는 용기를 리스펙트 한다
힙합의 정신은 진실함에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인간의 나약함은 힙합의 고귀한 정신을 따라가지 못한다. 소설 『싸이퍼』는 족발집 아저씨와 도건이의 이야기에서 진실을 추구하는 힙합 정신을 풀어간다. 족발집에서 족발을 다듬는 아저씨는 사장의 지시로 족발에 비식용 목초액을 썼던 비양심적인 이야기를 정혁이에게 들려준다. 힘이 없다는 건 그런 거라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참고 해야 하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도건이는 힙합을 사랑하기에 삶에서 힙합의 정신을 지키고 싶어 한다. 그래서 누구보다 자신감 있게 진심으로 스웩 할 수 있었다. 그러다 힙합 정신이 무너지는 사건이 생긴다. 친한 친구 상민이가 같은 반 손윤한 패거리에게 맞는 걸 보고도 모른 체한 채 도망친 거다. 도건이는 랩 배틀에서 이기도록 돕겠다고 정혁이와 약속했지만, 더는 노하우를 전달할 수가 없다. 이미 스스로 힙합 정신과 멀어졌기 때문이다. 비겁한 자신이 힙합을 할 수 있을지 묻는 도건이에게 정혁이는 자신의 약점과 한계를 인정한 래퍼 산이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 용기의 진실함을 이야기한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어. 진심, 열정, 최선은 반드시 통한다고. 무대에서 누구보다도 뜨거우면 되는 거라고. 그리고 그는 쿨하게 인정했어. 돈을 벌고 싶었다고. 성공하고 싶었다고. 자기가 늘 힙합 정신이 담긴 음악만 한 건 아니라고. 그때 그가 참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어. 자기 약점과 한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용기는 아무나 지닐 수 있는 게 아니잖아?”
141쪽
도건이는 이제야 알 것 같다. 힙합의 정신이라는 ‘진실’은 무조건적인 깨끗한 양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자신의 부족함을, 나약함을 솔직히 인정하는 태도에 있음을. 힙합 정신을 사랑하는 도건이와 정혁이는 비식용 목초액을 족발에 썼다는 아저씨의 고백을 듣고도 아저씨를 리스펙트 한다. 힙합의 진실함은 한계를 인정하는 태도에 있기에.
마음이 닿는 순간, 어디든 싸이퍼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주고받으며 프리스타일로 랩을 하는 ‘싸이퍼’는 소설 『싸이퍼』로 오면서 우리 주변 곳곳으로 확장되고 이해와 소통의 의미로 이어진다.
정혁이와 대진이가 족발 배달을 하는 가게에는 사장을 제외하고 주방 일을 하는 아줌마와 아저씨, 그리고 족발을 포장하는 철학과 학생 동우가 있다. 등록금 액수가 몸에 박히는 기분을 느끼며 족발을 비닐 랩으로 포장하는 동우, 15년 동안 자동차 부품 회사를 다니다가 스페이서에 맞고 쫓겨난 아저씨, 화장실 청소를 하다가 현재 족발집 주방 일에 만족하며 사는 아줌마까지. 정혁이는 하루하루 치열하게 사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자신의 꿈을 반대했던 아버지의 삶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렇게 삶의 밑바닥에서 본 사람들의 이야기는 정혁이의 랩에 생생하게 반영된다.
반면, 아직 세상을 많이 알지 못하는 도건이에게도 주변과 소통하고 이해하는 싸이퍼가 있다. 집안일을 모두 내려놓고 말도 없이 나간 엄마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도건이는 전에 없이 엄마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힙합에서 휴지, 즉 쉬어 줘야 하는 것이 중요함을 상기하며 엄마와 가족 사이에서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엄마만의 시간이 필요한 거라고 점차 이해하기 시작한다.
항상 전교 1등만을 향해 달리는 지욱이는 도건이의 친구다. 도건이는 싸이퍼 무대에 지욱이를 초대하지만, 지욱이는 과외를 해야 해서 못갈 거라 말한다. 도건이는 자신의 신념대로 지욱이에게 랩을 하듯 내뱉는다. 마음의 소리를 들으라고. 부모님 칭찬이 지욱이 인생의 전부가 될 수 없다고.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사실은 지욱이가 간절히 원했던 거라는 대답에 도건이의 패러다임이 전환된다.
“뭘 더 이뤄야 하는 건데? 전교 1등? 전국 1등?”
“뭐든.”
“부모님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아냐?”
“내가 원하니까.”
지욱이의 목소리가 점점 단호해져.
“내가 원하는 건 공부를 해야 얻을 수 있는 일이니까. 네가 경멸하는 성적이 내겐 기쁨이라고. 무슨 뜻인지 알겠어?”
200쪽
정혁이와 도건이가 함께 싸이퍼 공연을 펼치는 날이 다가왔다. 이날은 족발집에서 만난 사람들, 힙합 판을 포기했던 친구들 등 정혁이와 도건이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이 함께한다. 래퍼들이 자신의 랩을 뱉어 내고 다음 래퍼에게 마이크를 건네며 진행된다. 그리고 정혁이에게 마이크가 건네졌을 때 정혁이는 삶의 현장에서 건진 날것의 랩들을 생생하게 뽑아낸다.
맡기 싫었던 생선 냄새
마구 잃어 간 당신 틈새
스페이서보다 무서운 아내의 눈빛
족발 때보다 더러운 가게의 불빛
206쪽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이크는 정혁이 아버지에게 넘어간다. 정혁이 아버지는 시장에서 오랜 세월 빚어낸 화려한 라임 감각과 구수한 저음으로 멋지게 랩을 한다. 이렇게 싸이퍼 무대는 서로 주고받으면서 존중하고 격려하며 공감하면서 모두가 연결되어 있음을 깨달게 하며 막을 내린다.
나와 소통하는 『싸이퍼』
『싸이퍼』는 최근 청소년들이 흥미로워하는 힙합이라는 소재 하나로 ‘소통’이라는 깊은 주제 의식까지 도달하고, 형식까지도 랩의 리듬을 살려서 신선함을 안겨 준다. 아무런 연관이 없던 두 사람이 교차하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다가, 힙합 배틀 한 번으로 만나서 주변 사람들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싸이퍼’라는 큰 줄기로 풀어냈다. 도건이는 랩으로, 정혁이는 평어로 서술하는데, 소설 마지막까지 랩의 리듬감이 지속된다. 『싸이퍼』는 힙합 용어가 소제목에 들어간다. 그렇지만 단순히 힙합 용어만 나열하지 않고 그 안에 의미를 담아 우리 삶으로 확장하며 세상과의 소통으로 나아간다.
앞서 말했듯이 『싸이퍼』는 오랫동안 글을 쓰며 재능과 열정에 대해 고민했던 탁경은 작가의 자기 고백과도 같은 작품이다. 그래서 『싸이퍼』를 손에 쥔 사람이라면 누구나 힙합의 자리에 자신의 꿈을 넣고 읽게 된다. 그러면 세상과 사람들을 이해하기에 앞서 자신을 진실 되게 바라보면서 스스로를 격려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탁경은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했다.오늘도 글을 쓴다.소설이 안 풀리면 일기라도 쓴다.글쓰기를 통해 더 괜찮은 인간이 되고 싶다.
목차
스웩swag 자신이 잘하는 것을 숨기지 않는 것
엠씨MC 마음을 움직이기
허슬hustle 랩으로 살아남기
플로우flow? 플로우flow! 흐름을 타라!
킵 잇 리얼Keep it real 늘 진실할 것
리스펙트respect 당신을 존중한다
휴지rest 호흡과 호흡 사이
크루crew 당신은 우리의 형제
윗잔다리에서 싸이퍼cypher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