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밝고 선명한 색으로 색깔의 대비를 알게 하는 글 없는 그림책입니다. 노란 옷을 입은 소년이 아이스크림을 사고 있어요. 어, 그런데 옷이 없어져 버렸어요. 노란 색이 배경이 되었거든요. 캄캄한 밤, 누가 자전거를 타고 오는 것 같기는 한데 눈과 입, 그리고 옷만 보일 뿐 다른 곳은 보이지 않아요. 아, 흑인 소년이었군요. 윤곽 없이 선명한 면색으로만 칠해진 그림을 통해 색의 대비를 알고 사물의 모양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출판사 리뷰
이 책은 특별한 줄거리를 갖고 있지 않다. 배경색과 같은 색의 옷 또는 사물의 일부가 사라졌다가 다음 장면에서 배경색이 바뀌면 다시 나타나는 식의 반복이다. 여기서 색은 릴레이에서 바통을 주고받는 것처럼, 계속 배경색을 바꾸면서 물체를 사라지게 했다가 보여주기를 반복한다.
노란 옷을 입은 소년의 상체가 갑자기 사라진다. 아이스크림도 떨어뜨릴 만큼 깜짝 놀란 소년. 그러나 다음 장면으로 가 보면 곧 그 비밀이 드러난다. 배경이 노란색에서 보라색으로 바뀌자 다시 몸이 나타난 것. 그러나 색의 장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걸어가는 수녀들의 얼굴과 손 그리고 신발만 보인다.
이러한 색과 인물들의 릴레이는 노란색 윗도리와 줄무늬 반바지를 입은 소년을 기준으로 하나의 순환 고리를 형성하게 되는데, 첫 장면에서 상체가 사라진 채로 등장했던 소년은 줄무늬 배경 속에서 반바지가 사라진 채 재등장한다. 그리고 벌거벗은 채 살색 배경 속으로 뛰어들어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사라진 신체나 사물의 일부는 분명히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다음 장으로 넘어 가기 전에 보이지 않는 색 때문에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지, 더 나아가 보이지 않는 형체가 어떤 모양으로 생겼는지 상상해 낼 수 있다.
이렇게 윤곽을 그려내고, 어떤 상황인지 짐작해 내는 것은 우리에게 이미 선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린아이들은 정말 깜짝 놀랄 수 있다. 그러나 앞뒤 그림들의 맥락을 통해 사건정황에 대한 추리능력이 생기면서 추측 및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그림의 맥락을 읽은 눈치 빠른 독자는 이 책의 제목과 속지의 제목 또한 같은 원리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겉표지에는 분명히 제목이 ‘안보여요안보여’인데, 속표지에는 ‘보여요 보여’라고 되어 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여기서도 배경색의 차이로 벌어지는 ‘재미난 글자 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원제는 ‘Unsichtbar’로 부정을 의미하는 Un, 보인다의 뜻을 가진 Sicht, 그리고 사람을 의미하는 독일어 Bar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이 제목을 ‘안보여요안보여’라는 귀여운 제목으로 바꾸어 그 특징을 그대로 살린 것도 주목할 만하다.
작가 소개
저자 : 카트야 캄 (Katja Kamm)
1969년에 태어났습니다. 트리어, 함부르크, 뉴욕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습니다. 현재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로 함부르크 아틀리에 아말디에서 일하고 있습니다.『안보여요안보여』가 처음으로 낸 그림책이며, 2003년 독일 아동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