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책과 노니는 집>으로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이영서 작가의 그림책으로, ‘책씻이’라는 아름다운 우리 전통 의례를 되살려낸 작품이다. 작가는 흔히 알고 있는 ‘책거리’라는 평범한 소재를 ‘책씻이’라는 우리말로 새롭게 끄집어내고, 조선시대 최고의 시인 백곡 김득신을 불러내어 신선하고 독창성 있는 이야기로 창조해냈다. 학고재 대대손손 시리즈 5권.
‘몽담’은 김득신의 어릴 적 이름이다. 아버지가 꿈에서 ‘노자’를 만난 후 지어 준 이름이었다. 그러나 이런 태몽과 상관없는 듯 몽담이는 머리가 나빴다. 매일 같은 구절만 외고, 다음 구절로 나아가지 못했고, 밥을 먹을 때도, 길을 갈 때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건만 수백 번을 읽어도 한 구절도 외지 못하였다. 그러나 ‘몽담’의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나무라지도 않고 아들의 노력을 지켜보고 격려한다.
주변에서는 첫 장조차도 떼지 못하니 아예 글공부를 시키지 말고 활쏘기나 말 타는 것을 가르치라고 야단이었지만 몽담이는 아버지가 자신을 믿어주는 마음에 감동하여 깨치지 못한다면 수백, 수천, 수만, 억만 번씩 책을 읽겠다고 결심을 한다. 마침내 몽담이가 첫 책씻이를 하게 되는 날. 몽담이는 훈장님과 많은 동무들 앞에 나가 첫 책 「천자문」을 외어야만 하는데….
출판사 리뷰
‘학고재 대대손손’ 시리즈는 오천 년 선조들의 삶과 정신이 담긴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준 ‘의례와 잔치’를 중심으로 일상의 희로애락을 찾아 우리 빛깔의 그림책으로 빚어냅니다. ‘탄생’을 축하하는 그림책 『네가 세상에 처음 왔을 때』, 성년식 ‘관례’를 다룬 『어른이 되는 날』, 만 60세에 치르는 ‘환갑잔치’ 이야기 『육십 고개 넘으셨다! 우리 할머니』에 이어서 돌잔치 그림책 『나는 뭐 잡았어?』, 세책례(洗冊禮) 그림책 『책 씻는 날』이야기를 새롭게 펴냈습니다.
책을 씻는다고요?당대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살려내는 디테일, 살아 있는 캐릭터, 사람 냄새 나는 훈훈한 세상을 그려내 온 탁월한 이야기꾼, 이영서 작가의 신작 『책 씻는 날』이 출간되었습니다. 첫 장편동화 『책과 노니는 집』으로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 역사 동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문단의 찬사를 받으며 가장 주목 받는 동화작가로 꼽히고 있는 이영서 작가의 그림책입니다. 『책 씻는 날』은 ‘책씻이’라는 아름다운 우리 전통 의례를 되살려낸 그림책입니다. ‘세책례洗冊禮’, ‘책거리’ ‘책례’ 등으로 불리는 ‘책씻이’는 글자 그대로 책을 깨끗이 씻는다는 말입니다. 내가 읽은 책을 깨끗이 손질하여 아우들에게 물려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아름다운 우리말이지요.
작가는 흔히 알고 있는 ‘책거리’라는 평범한 소재를 ‘책씻이’라는 우리말로 새롭게 끄집어내고, 조선시대 최고의 시인 백곡 김득신(金得臣)을 불러내어 신선하고 독창성 있는 이야기로 창조해냈습니다. 이 책은 조선 중기에 살았던 시인 ‘김득신’이 어릴 적부터 너무 아둔하여 수백, 수천 번씩 책을 읽었는데 사마천의 『사기』 중에서 「백이전」은 무려 1억 1만 3천 번 읽었다는 이야기에 감명 받아 쓰게 된 이야기입니다. 김득신이 1억 1만 3천 번 「백이전」을 읽었지만 따라다니는 몸종조차 술술 외우는 구절을 기억해내지 못했다는 일화는 작가의 상상력에 발동을 걸었고, 그렇다면 김득신의 첫 책씻이 날은 어땠을까 상상하게끔 한 것입니다.
조선 최고의 책벌레 백곡 김득신 이야기김득신(金得臣, 1604~1684)은 선조에서 숙종에 이르는 조선 중기의 시인으로, 호는 백곡(wS) 어릴 적 이름(兒名)은 몽담(夢聃)입니다. ‘독서광’, ‘우리 역사상 최고의 독서가’, 김득신을 소개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별칭들입니다. 김득신은 어릴 적 천연두를 앓아 노둔한 편이었는데 끊임없는 노력으로 마침내 조선 최고의 시인이 된 인물입니다. 아무리 책을 읽어도 깨치지 못하면 수백, 수천, 수만 번씩 읽고 또 읽었는데, 그 노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백이전」을 1억 1만 3천 번 읽고 나서는 자신의 서재를 ‘억만재(億萬齋)’라 이름 지었고, 자신이 읽은 글의 목록과 횟수를 기록하여「독수기(讀數記)」를 남겼습니다. 「독수기(讀數記」를 보면 그가 만 번 이상 읽은 글의 목록이 서른여섯 편이나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천 번을 읽은 것은 아예 기록에도 올리지 않았습니다.
억 만 번 책을 읽는 노력으로 김득신은 마침내 환갑을 앞두고 59세에 문과에 급제합니다. 효종 임금은 그의 시를 두고, “당나라의 시와 비교해도 부끄럽지 않다”며 극찬했습니다.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노력으로 조선 최고의 시인이 된 김득신! 자신의 노둔함을 탓하며 포기하기보다 독서에 힘을 쏟은 그의 노력은 오늘 우리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