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평소 가족과 잘 알고 지내던 아저씨에게 성폭력을 당한 나탈리는 웃음을 잃어버린다. 그후 아저씨는 지속적으로 초등학생에 불과한 나탈리를 성폭행을 한다. '밤마다 마룻바닥을 삐걱거리게 하는' 아저씨 때문에 나탈리는 비밀이 생긴다.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이.
아저씨는 나탈리에게 장난감을 사주고 돈을 주면서, 만약 누군가에게 그 이야기를 하면 아무도 나탈리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고, 평생 감옥에 살게 될 것이라며 협박한다. 어느 날, 나탈리는 미술 시간에 그림을 그리다가 난폭한 행동을 하게 되고, 그런 아이를 주의깊게 본 선생은 대화를 시도한다.
'자신이 아는 어떤 여자 아이'의 이야기라며 이야기를 시작하는 나탈리. 선생님은 아이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경청해준다. 감정에 북받친 아이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여자 아이의 이야기에서 나의 이야기로 옮겨오고, 그 때 선생님은 말해 준다. '네 잘못이 아니야, 나탈리!'
성폭행을 당한 어린 여자 아이의 심리와 성폭행범이 아이에게 잘 쓰는 협박 방식, 그리고 성폭행 당한 아이를 어떻게 치료해주어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가 실렸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이 생긴 나탈리의 상처받은 마음이 절절하게 가슴을 울린다.
출판사 리뷰
▶누가 이 아이를 도와주세요! '네 잘못이 아니야, 나탈리'는 아동 성폭력이라는 사회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는 동화입니다. 성폭력이라는 것 자체가 파렴치하기 짝이 없는 범죄이지만 아동 성폭력은 그 대상이 약하고 무구한 어린이라는점에서 더욱 문제가 심각합니다. 하지만 정작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거나 마땅한 대안이 제시되고 있지 못한 형편입니다. 오히려 모르는 척 덮어 두거나 쉬쉬하기 일쑤이지요. 아동문학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건 더더욱 드문 일이어서 그 예를 찾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캐나다의 무슈 크리스티 아동문학상 수상작가인 저자 질 티보는 한 사람의 책임 있는 어른으로서, 또 아이를 사랑하는 한 사람의 아버지로서 이 민감한 주제에과감히 손을 대어 그 심각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주인공 나탈리는 한창 밝게 웃으며 뛰어놀아야 할 초등학생 여자 아이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감당하기 힘든 끔찍한 비밀이 생기면서 나탈리는 웃음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바로 '밤마다 마룻바닥을 삐걱거리게하는' 아저씨 때문에 생긴 비밀이지요. 그 아저씨는 나탈리에게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며 장난감을 사 주고 돈을 줍니다. 또 이 비밀을 알게 되면 아무도 나탈리를 사랑하지 않을 거고 평생 감옥에서 살게 될 거라는무시무시한 이야기를 합니다. 겁에 질린 나탈리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비밀을 간직한 채 마음의 병이 깊어 갑니다. 하지만 나탈리의 이런 심각한 문제를 부모님도, 친구들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아무 일도 아닌 척 나탈리가 대충 둘러대는 이야기를 다들 무심하게 믿어 버리고 말지요. 도움을 구하는 나탈리의 절박한 몸짓을알아차린 사람은 세심한 미술 교사 코테 선생님입니다. 나탈리가 그린 그림에 나타나 있는 무언의 구조 요청을 코테 선생님은 읽어 낸 것입니다. "여자 아이는 퍼즐 판 같아요. 아저씨가 여자 아이의 방으로 올 때마다 퍼즐 판은 산산조각이 나 버려요. 그리고 여자 아이는 빈 퍼즐 판이 되고 말죠……. 그 안에는 더 이상 아무 것도 없어요……." 비밀을 고백하는 나탈리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과연 이 아이가 겪고 있는 고통이 우리의 가족, 우리의 친구, 바로 우리들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요?
"아저씨가 여자 아이 옆에 누웠어요. 아저씨가... 아저씨가 여자 아이 잠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요... 아... 아저씨가 여자 아이랑 자요... 여자 아이는... 여자 아이는 다른 걸 생각하려고 해요. 밝은 해와 예쁜 꽃밭을 떠올리려고 해요. 하지만 모든 게 까맣게 변해요."
나는 더 이상 말할 수가 없었어요. 부들부들 떨면서 일어났어요. 선생님의 뺨에 눈물이 흘렀어요. 난, 난 더 이상 흘릴 눈물이 없어요. 이미 다 흘려 버렸으니까요.
내가 말했어요.
"여자 아이는 퍼즐판 같아요. 아저씨가 여자 아이의 방으로 올 때마다 퍼즐판은 산산조각이 나 버려요. 그리고 여자 아이는 빈 퍼즐 판이 되고 말죠. 그 안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없어요."
-본문 pp.32~34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질 티보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이며,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동화 작가입니다. 동화책에 그림을 그리다가 직접 글까지 쓰게 되었고, 주로 두 자녀에게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구상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무슈 크리스티 아동 문학상, 오디세이상, 캐나다 총독상(아동 문학 부문) 등 많은 아동 문학상을 휩쓸었고, 여러 작품이 미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아프리카, 일본 등에 번역되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마티유의 까만색 세상』 『빨간 얼굴 질루와 부끄럼쟁이 물고기』 『네 잘못이 아니야, 나탈리!』 『나의 손을 잡아 주세요』 『말썽쟁이 토마스에게 생긴 일』 『용감한 줄리』 『용서해, 테오』 『니콜라는 너무 바빠!』 『책 읽기 대장 니콜라』 『마주 보면 무섭지 않아』 등이 있습니다.
목차
1장 비밀 이야기
나는 나탈리예요. 내게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끔찍한 비밀이 하나 있어요. 그 비밀은 어떤 아저씨만 알아요. 그 아저씨는 엄마가 이 비밀을 알게 되면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을 거고, 난 평생 감옥에서 살 게 된대요. 난 너무 무서워서 비밀을 나 혼자 끌어안고 있어요.
2장 나의 생활
비밀이 내 머릿속에도 가슴속에도 가득 차서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매일 밤 악몽 때문에 잠드는 게 무서워요. 일어나면 땀에 흠뻑 젖어 있곤 해요. 창 밖을 내다보고 있으면 그냥 밑으로, 길바닥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3장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몇 주하고 며칠이 지났지만 끔찍한 비밀은 여전히 내 안에 자리잡고 있어요. 다들 내게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지 묻지만 그 비밀은 말할 수 없어요. 그걸 알면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제 비밀이 너무 커져 버려서 숨쉬기조차 힘들어요.
4장 잊어버리기 위해
비밀을 잊어버리고 씻어 버리기 위해 난 마구 달리기도 하고 몇 시간씩 목욕을 하기도 해요. 하지만 비밀로부터 도망칠 수가 없어요. 저 멀리 어디론가 달아나 지금의 나랑 다른 나탈리가 되고 싶어요. 다시 전처럼 예쁘게 잘 웃는 내가 되고 싶어요. 다시 전처럼….
5장 그림
미술 시간에 새와 꽃과 해님을 그리려고 했어요. 하지만 그릴 수가 없었어요. 어떤 아저씨로부터 도망치는 여자 아이를 그렸어요. 그러다가 화가 나서 종이를 마구 찢어 버리고 발로 밟아 버렸어요. 코테 미술 선생님은 나의 그런 모습이 이상한가 봐요.
6장 모래 위에 그림을 그렸어요
쉬는 시간에 코테 선생님이 내게 그림을 그려서 보여 달라고 해요. 나는 밤마다 마룻바닥이 삐거덕거리게 하는 아저씨 때문에 잠을 못 자는 여자 아이의 그림을 모래 위에 그렸어요. 코테 선생님에게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너무 무서워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어요.
7장 혹
그림을 다 지워 버리고 울다가 정신을 잃었어요. 코테 선생님이 날 양호실로 데려갔어요. 난 선생님에게 내 비밀을 들켜 버리고 말았어요. 이제 엄마가 날 사랑하지 않을까 봐, 감옥에 가게 될까 봐 두려워서 엉엉 울었어요. 하지만 선생님은 내게는 아무 잘못도 없대요.
8장 비밀을 말했어요
비밀을 말하고 나니까 그동안 지고 있던 짐이 절반으로 가벼워진 것 같아요. 엄마, 아빠, 할아버지와 친구들에게도 내 비밀을 말할 거예요. 그러면 내 짐은 나비만큼이나 가벼워지겠죠. 어서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예쁜 꽃밭을 신나게 달리는 여자 아이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