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섬 마을에 사는 쇼타의 유일한 친구는 바다다. 쇼타는 '공부'만 가르치는 학교는 자신에게 별로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학교보다는 도쿠 할아버지에게 듣는 바다 이야기나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다. 그런 쇼타에게 자폐증을 앓고 있는 동생을 위해 바닷가 마을로 이사온 가요가 나타난다.
쇼타의 생활은 지극히 평온하지만, 마을은 그렇지 않다. 점점 농사를 짓는 것이 천대받는 일이 되어가기 때문. 급기야 쇼타의 형은 "공부를 못하면 농사꾼밖에 안된다"고 말한 선생님을 폭행해 경찰서로 연행되기까지 한다. 그런 와중에서도 쇼타는 가요와 함께 자신의 마을을 지키려고 마음 먹는다.
하이타니 겐지로가 아와지 섬으로 옮겨가 살면서 알게 된 것들을 동화로 엮었다. 한적한 바닷가 농촌마을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 자기의 삶터를 스스로 지켜내고자 하는 강인한 사람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펼쳐진다. 또, 삶의 지혜를 전수해 주는 어른의 모습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다케시는 정말 훌륭해요. 농부인 아버지를 존경하고 자기도 훌륭한 농부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농업 학교에 입학했으니까요. 그런 의지를 북돋워 주지는 못할망정, 농업 학교이기 때문에 뒤처진다는 사고 방식으로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친다면, 다케시 같은 학생들의 기분은 어떻겠습니까?"아버지는 또다시 끙 하고 신음 소리를 내뱉었다."다케시의 글을 몇 편 읽어 봤는데, 정말 훌륭한 생각을 하고 있더군요. 일본의 농업에 대해서 쓴 글이었죠. 학교운동장의 세 배나 되는 논에 쌀농사를 지어도 수입이 백만엔도 채 안 되는 이유, 양파 이십 킬로그램이 어떤 해에는 팔백 엔이었다가 또 어떤 해에는 삼천 엔인 이유, 농촌에서 닭이 사라지는 이유, 농약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농업의 장래 등 다케시의 글을 읽고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은 바로 선생님들입니다."-본문 pp.96~97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하이타니 겐지로
1934년 일본 고베에서 태어나 가난과 전쟁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7년 동안 교사로 지내며 아이들과 시 쓰고 글을 썼다. 학교를 그만두고 오키나와 방랑 생활을 하면서 생명과 죽음, 상냥함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얻는다. 방랑을 끝내고 돌아와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태양의 아이》를 발표하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다. 수백만 부가 넘게 팔려 받은 인세로 동무들과 함께 '태양의 아이' 유치원을 만들었다. 아이들에게서 받은 것이니 아이들에게 돌려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에서였다. 1980년 도시 생활을 접고 아와지 섬으로 가서 농사를 지으며 자급자족 생활을 했다. 집에 딸린 작은 논과 밭에서 쌀과 밀, 콩, 갖가지 채소를 기르고 닭을 키우며,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고 점점 더 오만해지는 현실을 우려하는 글을 남겼다. 섬이 관광지로 개발되자, 1991년에는 오키나와에 있는 도카시키 섬으로 옮겨 가서 어부의 삶을 살았다. 인생의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만났고, 생명의 상냥함과 오키나와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을 쓰다가 2006년 세상을 떠났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작품 속에 담긴 아름다움은 결코 현실을 떠나 있지 않다. 오직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내는 관계 안에 깃들어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은 살면서 만났던 아이와 어른이다. 그들이 빚어내는 이야기에는 한없이 따뜻한 온기가 있고, 눈물과 미소가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