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뉴베리상 수상자 캐서린 패터슨의 역사 소설. 서부로 떠나 소식이 없는 아버지와 정신이 온전치 못한 어머니 대신에 가족을 돌보는 소녀 가장 리디 워든에 관한 이야기다. 지긋지긋한 가난, 힘겨운 노동, 처절한 외로움이라는 삶의 괴물과 맞서 하나하나 헤쳐나가는 리디의 이야기가 마음속에 큰 울림을 일으킨다.
순정 만화의 주인공과는 달리 부잣집 도련님이 나타나 구해주지도 않고, 그렇다고 억척스레 삶의 고난을 헤쳐나가 결국 성공하는 이야기도 아니지만 눈물겨우면서도 미소 짓게 만드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리디 워든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된다. 미국 중학생들의 필독서인 이 소설은 19세기 미국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20세기 우리의 이야기이며 역사보다 더 사실적인 역사의 기록이다.
출판사 리뷰
서부로 떠나 소식이 없는 아버지와 정신이 온전치 못한 어머니 대신에 가족을 돌보는 소녀 가장 리디 워든에 관한 이야기다. 순정 만화의 주인공과는 달리 부잣집 도련님이 나타나 구해주지도 않고, 그렇다고 억척스레 삶의 고난을 헤쳐나가 결국 성공하는 이야기도 아니지만 눈물겨우면서도 미소 짓게 만드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리디 워든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된다. 미국 중학생들의 필독서인 이 소설은 19세기 미국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20세기 우리의 이야기이며 역사보다 더 사실적인 역사의 기록이다.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리디 워든의 희망 일기를 읽어보자.
내 삶에 괴물이 나타났다!
“곰은 무서운 동물이지만 그들은 그 시간에 모두 웃고 떠들어댔다. 아니, 엄마는 웃지 않았다. 하지만 리디, 찰리 그리고 동생들은 배꼽 빠지도록 웃고 떠들었다. 리디는 동생들을 여전히 아기로 여기고 있었다. 아마 앞으로도 쭉 그럴 것이다. 곰이 나타난 것은 1843년 11월. 애그니스가 네 살, 레이철은 여섯 살이었다.”
낡고 초라한 집 안에 음식물을 찾아 들어온 곰과 마주친 소녀 가장 리디 워든. 그 이후 그녀의 삶은 격랑에 흔들리는 배와 같아 여관의 허드렛일꾼으로, 방직 공장으로 여공으로 힘든 일터를 전전한다. 그러나 리디는 그러한 어려움에 좌절하기보다 씩씩하게 맞서 누구보다 뛰어난 일꾼으로 칭찬받을 뿐만 아니라 틈틈이 《올리버 트위스트》를 읽으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19세기 미국의 노동 현실은 열악했고, 리디가 마음으로 의지하던 다이애나도 베시도 공장을 떠나게 된다. 지긋지긋한 가난, 힘겨운 노동, 처절한 외로움이라는 삶의 괴물과 맞서 하나하나 헤쳐나가는 리디의 이야기가 마음속에 큰 울림을 일으킨다.
나는 노예가 아니야!
“리디 워든, 이제 너에게는 몸뚱아리 말고 아무것도 없는 거야. 그래서 그 사람들이 땅을 사면 너도 껴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겠니? 하지만 난 노예가 아냐. 물건도 아냐. 루크 스티븐스가 고결한 퀘이커 교리에 따라 구해준 집 없는 도망자도 아니야.”
가해자와 피해자를 역전시킨《요코 이야기》가 역사 왜곡으로 논란이 되었을 때 ‘노조 운동과 노예, 인종 등에 대한 배움의 장을 열고 결코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교된 작품이 바로 《리디 워든》이다. 미국 중학생들의 필독서로 추천받는 이 소설은 19세기 미국의 이야기지만 20세기 우리의 삶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소설은 냉혹한 현실을 분노로 고발하기보다는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대를 치밀히 고증한 역사 소설이면서도 시대를 뛰어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은 리디 워든과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자신의 삶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곁에서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
“리디가 방직기들 사이를 뛰어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자 브리짓이 보였다. 공포에 질린 그녀의 흰 눈동자와 마스든 씨의 등이 보였다. 그는 브리짓의 팔을 단단히 쥐고 있었다. ‘마스든 씨!’ 리디가 거칠게 고함을 지르자 그가 몸을 돌렸다. 그때 리디가 그의 벗겨진 머리, 툭 튀어나온 눈, 정확하게 O자 모양인 빨간 입에 양동이 물을 쏟아부었다.”
이 작품에는 비참한 노동 현실뿐만 아니라 인종 차별의 문제도 예리하게 표현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문제에 대해 이념적이나 원론적인 대안을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미숙하고 힘들었을 때 도움을 주었던 사람처럼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무엇인지 놓치지 않고 있기에 리디와 그의 친구들이 행하는 따뜻한 선행은 미담을 넘어 희망이 된다. 힐링과 멘토링에 지친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곁에서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일 것이다.
버몬트, 1846년 11월
“그녀는 어렸을 적 찰리와 놀 때처럼 그렇게 낄낄거리며 웃었다. 그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진지한 얼굴에 주름을 지으며 어리둥절해하다가, 그녀의 웃음에 감염되었다는 듯 어색하게 따라 웃었다. 그는 챙 넓은 모자를 벗고 큰 손으로 자신의 빨간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네가 보고 싶을 거야.’ 그래, 루크 스티븐스. 희망을 품는 거야. 리디는 말했다……. 소리가 나지 않게.”
‘그 후로도 계속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끝나는 동화들과 달리 《리디 워든》의 결말은 또 다른 모험의 시작이다. 그런데 여타의 모험 이야기처럼 설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비장함을 품고 소리 나지 않게 ‘희망’ 품는 장면이 너무도 강렬하다. 그래서 우리는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버몬트, 1846년 11월을 기억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자신의 삶에서 이러한 희망의 장소와 날짜를 찾게 될 것이다.
무언가 만들어지는 소리! 지독한 소음! 털거덕, 찰칵. 거대한 기계들이 몸을 비트는 소리. 삐걱거리는 소리. 신음 소리. 삐걱, 덜컹. 어느 정도 정신이 맑아졌을 때, 리디는 퀘이커 교도인 스티븐스 집에서 보았던 낡은 직조 기계가 뿌연 먼지 속에 줄지어 놓인 모습을 보았다. 악몽이 아닌 현실에서의 생명체나 다름없었다. 단정하고 꼼꼼한 소녀들의 눈에 의해서 움직이는 괴물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리디에게는 공상에 잠길 시간이 더 줄어들었다. 한 대, 두 대, 세 대의 기계를 가지고도 일을 몹시 잘하다보니 마스든 씨가 네 번째 기계를 맡긴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한눈팔 여유가 전혀 없게 되었다. 식사 시간에 들려오는 여자들의 소음, 불평, 농담은 저 멀리 지나가는 행진의 소동쯤으로 느껴질 뿐이었다.
루크 스티븐스. 기다려줄 수 있어? 몇 년 후에 다시 이 산골짝으로 돌아올게. 약해지고 지친 몸으로는 돌아오지 않을 거야. 어차피 갈 데도 없고. 아니, 난 노예로는 살지 않을 거야……. 나의 노예로도.
작가 소개
저자 : 캐서린 패터슨
기독교 선교사인 아버지 조지 워멜돌프와 어머니 메리 워멜돌프가 중국에 파견되어 활동하던 시기인 1932년 태어났다. 중국어가 유창한 반면 영어가 서툴렀던 그녀는 열심히 공부해 테네시 주의 킹 칼리지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시골 초등학교 교사로 봉직한다. 1966년 청소년 소설 《나는 누구인가?Who am I》를 탈고하지만, 출판사를 찾지 못하다가 대학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창작 수업을 지도한다. 1976년 일본 설화를 토대로 《국화의 신호The Sign of the Chrysanthemum》를 출간했고, 1977년에는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Bridge to Terabithia》를 발표해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작품을 포함해 뉴베리상을 세 번 수상했다. 지금은 청소년에게 좋은 책을 권장하는 <국립 어린이 독서 쓰기 연합(National Children’s Book and Literacy Alliance)>의 부회장으로 봉사하면서 장로교 목사직에서 은퇴한 남편과 버몬트 주에서 살고 있다.
목차
1장_ 곰 2장_ 친절한 친구들
3장_ 커틀러 여관 4장_ 버터 만드는 기계 속의 개구리
5장_ 귀향 6장_ 에스겔
7장_ 자유를 찾아 남쪽으로 8장_ 콩코드 제5공장
9장_ 방직실 10장_ 올리버
11장_ 탁월한 선택 12장_ 난 노예가 아니야
13장_ 빨리빨리! 14장_ 청원서
15장_ 레이철 16장_ 열병
17장_ 직공 18장_ 마침내 찰리
19장_ 다이애나 20장_ 브리짓
21장_ 도덕적으로 부적절한 22장_ 작별
23장_ 버몬트, 1846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