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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나
뜨인돌 | 청소년 | 201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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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VivaVivo 시리즈 26권. 비슷한 상처를 가진 두 소녀의 시선을 따라간다. 두 소녀 모두 애써 상처를 숨기며 살아 왔지만 결국에는 상처를 마주하게 된다. 상처를 마주하는 건 꽤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이 소설은 두 소녀의 상처를 담담한 시선으로 따라가면서 상처 앞에서 도망치지 않을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 준다.

엄마의 죽음과 아빠의 원망을 피해 무작정 서울로 도망쳐 온 태권도 특기생 김연우. 힘들었던 시간을 잊으려고 몸을 혹사시켜 보지만, 어째서인지 아픔은 조금도 가시지를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픈데 온갖 소문이 파다한 날라리 ‘나나’까지 피곤한 인생에 얽혀들기 시작했다.

생긴 건 딴판이지만 비슷한 색깔의 아픔을 안고 사는 두 여고생, 나나와 연우. 이들이 어제의 아팠던 시간에 안녕을 고하고, 새로운 자신에게 어색하지만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 과정이 뭉클하게 그려진다.

  출판사 리뷰

엄마의 죽음과 아빠의 원망을 피해 무작정 서울로 도망쳐 온 태권도 특기생 김연우. 힘들었던 시간을 잊으려고 몸을 혹사시켜 보지만, 어째서인지 아픔은 조금도 가시지 를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픈데 온갖 소문이 파다한 날라리 ‘나나’까지 피곤 한 인생에 얽혀들기 시작했다.
생긴 건 딴판이지만 비슷한 색깔의 아픔을 안고 사는 두 여고생, 나나와 연우. 이들 이 어제의 아팠던 시간에 안녕을 고하고, 새로운 자신에게 어색하지만 따뜻한 인사 를 건네는 과정이 뭉클하게 그려진다.

도망치고 싶은 십대들에게 전하는 섬세한 위로

대한민국은 지금 누구 하나 예외 없이 아프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십대들은 더더욱 힘들다. 집, 학교, 학원, 인터넷, SNS…. 그 어느 곳에서도 아이들의 일상은 편안하지가 않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이런 모든 상황에서 벗어나 도망치고 싶다. 하지만 이 세상 어디에 안전한 곳이 있을까. 한 가지 방법이 있다면 어떤 순간에도 자신을 사랑하고, 사소한 것에도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안녕, 나나』는 힘겨운 일상에서 도망치고 싶은 십대들의 걸음을 잠깐 멈추게 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아주 작은 용기부터 내 볼 수 있도록 응원하는 따뜻한 성장 소설이다.
엄마의 죽음과 아빠의 원망을 피해 무작정 서울로 도망을 온 김연우. 엄마도 아빠도 모두 잊고 운동에 매진해 보지만, 아픔은 조금도 가시지를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골치가 아픈데 이젠 온갖 소문이 파다한 날라리 ‘나나’까지 연우의 피곤한 인생에 얽혀들기 시작했다. 나나는 돌연, 연우의 자취방으로 쳐들어와서는 기함할 만한 한마디를 던지고 무단숙식을 시도한다.
“반장아, 너 혼자 살지? 잠깐 신세 좀 진다.”
그렇게 연우의 집을 습격한 나나는 그렇잖아도 복잡한 연우의 인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네 명이나 되는‘아빠들’을 거느리며 오밤중에 쏘다니지를 않나, 온몸에 상처를 달고 나타나지를 않나. 자기 문제도 감당하기 벅찬 연우는 갑자기 제 삶에 얽혀든 나나 때문에 더욱 골치가 아프다.
태권도 특기생 김연우와 날라리 나나.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같은 상처를 안고 사는 두 여고생은 서로의 모습을 통해 조금씩 상처를 이겨 내는 방법을 배워 간다.

지금 십대들에게 가장 필요한 한마디
“네 잘못이 아니야, 괜찮아.”


『안녕, 나나』는 비슷한 상처를 가진 두 소녀의 시선을 따라간다. 두 소녀 모두 애써 상처를 숨기며 살아 왔지만 결국에는 상처를 마주하게 된다. 상처를 마주하는 건 꽤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이 소설은 두 소녀의 상처를 담담한 시선으로 따라가면서 상처 앞에서 도망치지 않을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 준다.
연우는 죄책감과 원망으로 똘똘 뭉친 소녀다. 겉으로는 씩씩해 보이지만 자기 때문에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는 아빠의 원망 섞인 말 한마디 때문에 세상에 대한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근다. 그리고 나나는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에게 구타를 당하면서 비뚤어지기 시작했다. 나나는 현실의 아버지를 부정하고 상상으로만 그려 온 따뜻한 아버지의 모습을 다른 남자에게서 찾으려 한다. 두 소녀 모두 가족 때문에 얻은 상처를 안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작은 행복을 밀어내며 힘겹게 살아간다.
두 소녀의 상처는 언뜻 보면 유별나 보이지만 사실 많은 이들의 상처를 대변하고 있다. 자신이 잘못해서 일어난 일이 아닌데도 자신의 잘못인 것처럼 평생 죄책감에 싸여 안타깝게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안녕, 나나』는 이런 상처 많은 인생들에게 결정적인 메시지를 들려준다. “네 잘못이 아니야. 괜찮아. 그러니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이 메시지를 통해 연우와 나나는 처음으로 자신의 상처 많은 시간과 마주하게 된다.

아빠 이야기를 하면서 나나는 손끝을 만지작거렸다. 아빠. 그것이 저나 나나에게는 무척 어렵고 힘든 것이었다.
나나는 여전히 제 선택이 의심스러운 듯 한숨을 길게 쉬었다.
“그래서 내일 아빠를 만나기로 했어. 강창 쌤이 아빠를 병원에 데려온다고 했어. 어쩌면 옆에 경찰이 딸려서 올지도 몰라.”
아빠와의 만남. 그 말이 연우의 가슴을 섬뜩하게 내리쳤다. 우리의 모든 시도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그것이었다. 나의 아빠와 제대로 마주하는 일.
“나, 아빠한테 전부 다 말할 거야. 엄마가 집을 나간 건 내 탓이 아니라고. 나는 지금부터 내 인생을 살아 나갈 거라고. 더 이상 당신 때문에 아프지도 않을 거고, 시간을 낭비하지도 않을 거라고.”
연우는 나나에게로 더 가까이 다가섰다. 불안한 듯이 꼼지락거리는 그 애의 작은 손에 자신의 손을 대었다. 당연한 일이었지만 나나의 손은 따뜻했다. 그러나 연우에게는 그것이 뜻밖의 온도로 느껴졌다. 항상 그랬다. 나나의 몸에 닿을 때마다 이 애의 체온이 저와 같다는 게 늘 이상하게 느껴졌었다.
“같이 있어 줄까?”
나나는 분명 고개를 끄덕이려고 했다. 하지만 갑자기 감정에서 이성으로 돌아온 사람처럼 입술을 꽉 다물더니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너는 부산으로 가.”
예상치 못한 나나의 말이 가슴을 짓눌렀다. 심장에 작은 생채기가 났는데 거기에 굵은 소금을 끼얹은 것 같은 아픔이 밀려들었다. ‘나나가 결단을 내리면.’ 연우는 어느새 그렇게 자신의 결단을 미루고 있었다는 것이 번뜩 깨달아졌다.

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장과 우정에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네 학교와 집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담박하면서도 울림이 가득한 메시지를 전해 준다. 현실은 각박하지만 그 안에서 조금씩 긍정의 싹을 틔우고 행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소설 전체를 감싸 안는다. 작가는 나나와 연우를 통해 이유를 모르는 불안과 상처 속에서 길을 잃은 십대들에게 이 삶을 버틸 작은 힘을 선물한다. 그리고 속삭인다. 이 또한 지나간다고, 어제의 아팠던 시간에게 잘 가라고 인사하면, 언젠가 해맑게 웃는 오늘의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다고.

연우는 투덜거리며 문을 열었다. 쏴아아- 하고 쏟아지는 빗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이래서야 우산을 써도 젖겠는데, 하며 걸어 나오는데 발치에 뭔가가 툭 하고 걸렸다. 응? 하고 쭉 내린 시선 끝에 새까만 머리통과 새하얀 몸뚱이가 들어찼다. 심장이 덜컹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악 소리가 나오려는 것을 가까스로 집어삼키고 두어 걸음 후다닥 뒤로 물러났다. 페이스북에 한창 떠도는 범죄 괴담이 순간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변사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섬뜩했다. 우산 끝으로 툭 건드려 보려는 찰나, 그 검은 머리통이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느릿하게 마주쳐 오는 눈동자는 놀랄 만큼 빛깔이 연한 갈색이었다.
“안녕.”
그렇게 말하는 얼굴은 생긋 웃고 있었지만 창백했다. 핏기라곤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하얗게 질린 얼굴이었다. 그런 주제에 입술만큼은 불그스름해서 어딘가 묘한 분위기가 있었다. 비에 흠뻑 젖은 머리카락은 뺨과 목에 덕지덕지 붙어서 꼭 미역 같았다. 쪼그리고 앉은 허벅지와 정강이는 얼굴처럼 하얀 데다가 어딘지 곧 깨질 유리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누구나 한 번쯤 눈길을 줄 만한 미인이었다. 그러나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찬찬히 보니, 분명 익숙한 얼굴이었다. 그래, 나나였다.

그래, 이틀 연속 무단결석을 하고 돌아온 가녀린 계집애가 상처까지 달고 있으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 것이 당연했다.
‘아, 엄청 거슬리네.’
연우가 속으로 중얼거리며 체육복으로 갈아입는데 갑자기 악 소리가 들렸다. 나나였다. 배를 부여잡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그 부분이 아픈 것 같았다. 나나의 주위로 그 패거리들이 몰려서는 어떡해, 어떡해, 하고 앓는 소리를 냈다. 연우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양호실 가면 되지.’ 하지만 나나가 쉽게 일어나지 못하고 끙끙 앓는 소리를 내자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었다. 더구나 이제 종 치기 3분 전이었다. 교실 문을 잠그고 운동장으로 나가야 하는데 나나 패거리가 교실에서 죽치고 있어서 문을 잠글 수도 없었다.
결국 연우는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그 무리 곁에 다가갔다.
“왜 그래?”
먼저 고개를 돌린 것은 아까 나나가 삥을 뜯으려고 했던 최송화였다. 최송화는 연우가 말을 건 것이 의외였는지 아니면 기분이 나빴는지 눈을 살짝 치켜뜨고는 차갑게 말했다.
“보면 모르냐? 나나 지금 배 아프다고.”
“아무래도 나나 못 나갈 것 같으니까 키 우리한테 주고 먼저 나가.”
김영아가 끼어들었다. 연우는 김영아의 말을 무시하고 나나를 바라보았다. 허리를 웅크리고 어깨를 바들바들 떠는 게 진짜 아픈 것 같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무리 전부를 교실에 두고 나갈 수는 없었다. 널리 퍼진 나나와 그 패거리의 소문 중에는 파우치부터 지갑, 넷북에 이르는 다양한 품목의 절도에 대한 것도 있었다.
“야, 나나. 못 나가겠으면 양호실 가든지.”
나나는 대답이 없었다. 그 자세 그대로 몸을 웅크린 채였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그 애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는데, 갑자기 나나가 확 허리를 세웠다. 아무런 예고 없이 또렷하게 마주쳐 온 연갈색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났다. 우는 것도 아니었는데 이 애는 항상 눈에 물기가 있었다. 나나는 연우가 독특한 눈 색깔과 촉촉한 물기에 감탄할 틈도 주지 않고 장난처럼 씩 웃었다.
“생리통이야.”
아, 그래. 생리통. 나도 한 달에 한 번 겪는 그 귀찮고 불편하고 아프기까지 한 그거 말이지.
연우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나는 방금까지 수그리고 있던 게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귀찮다는 표정으로, 진통제만 던져 주는 아줌마한테 가느니 그냥 운동장에 나가겠다고 했다. 나나가 나가고 패거리들도 군말 없이 그 뒤를 따랐다. 연우는 묵묵히 교실 문을 걸었다.

큰 저수지 공원을 몇 바퀴째 쉬지 않고 달렸더니, 엄마와 아빠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대신 이러다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우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지경이 되어서야 다리를 멈추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검은 트레이닝복에 흙탕물이 범벅이 되었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다. 아까부터 미친 듯이 달리기를 하는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은 경찰서나 119에 신고를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고민하는 눈치였다. 연우의 눈에도 자신을 미친 사람 보듯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들어올 즈음, 머리 위로 불쑥 노란 우산이 들어왔다.
“안녕.”
목소리는 차분하고 고왔다. 눈에 들어온 얼굴이 의외라서 연우는 저도 모르게 눈을 찡그렸다.
인형 같은 얼굴이 퉁퉁 부어 있었다. 언젠가 양호실에서 훔쳐보았던 그 찬란한 멍 자국이 떠올랐다. 그 뒤로도 나나는 몇 번 수상한 상처를 팔이나 다리에 물들여 왔고, 학교도 이전처럼 수시로 빠졌다. 그래도 최근에는 상처도 뜸하고 결석도 안 한다 싶었는데 결국은 한 달을 채 못 넘기고 퉁퉁 부은 뺨을 하고 서 있었다.

  작가 소개

저자 : 나윤아
작가의 꿈을 가지게 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 <해리포터> 작가 조앤 K. 롤링을 다룬 신문기사를 본 것이 꿈의 시작이었다. 사람 사는 이야기,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모든 이야기를 좋아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써내고 싶다는 절실한 열망을 갖고 있다. 사람의 마음에 관심이 많은데, 특히 청소년들에게 그렇다. 대학에서 상담심리를 전공했고, 지금은 초등학교 전문상담사로 일하면서 글을 쓰고 있다.2010년 제3회 생명문예공모전 단편소설 부문에 <박하사탕을 삼키다>가 당선됐고, 같은 해 청소년디지털작가 공모전에서 <아가씨의 올리브>가 당선됐다. 쓴 책으로는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된 청소년 소설 <공사장의 피아니스트>와 책따세 추천도서로 선정된 <안녕, 나나>가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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