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다 함께 행복한 세상에 살기 위해
경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올바른 경제관념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훌륭한 경제 교과서.”
_강수돌, 세종시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우리 손으로 경제를 바꿀 수 있을까? 그래야만 한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이론부터 화폐의 탄생, 불공평한 분배,
사회보험제도, 체 게바라와 카를 마르크스, 서브프라임 금융위기까지.신자유주의가 내리막으로 치닫는 지금, 청소년과 어른이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누어 볼 만한 경제 교양서가 출간되었다. 저명한 언론인이자 청소년 교양서 작가인 니콜라우스 뉘첼은 이 책 『부자가 되는 일곱 가지 방법, 가난뱅이가 되는 일곱 가지 방법』에서 부자가 되는 비법을 알려 주는 실용서 형식을 비틀어 경제를 ‘다르게’ 바라본다.
언뜻 보기에 이 책은 부자들의 성공 전략을 귀띔하는 실용서 꼴을 띠고 있다. 특히 1부 ‘부자가 되는 일곱 가지 방법’에서는 적게는 몇백, 몇천 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에 이르는 재산을 가진 부자들이 유형별로 등장해 막대한 부를 어떻게 쌓았는지 비결을 털어놓는다. 예컨대 세계적인 대형마트 ‘알디’의 소유주 카를 알브레히트는 ‘싼값에 구입해 그보다 약간 비싼 값에 되파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엄청난 부를 쌓는 비결을 선보이고, ‘BMW’의 상속인 주자네 클라텐은 노동자들이 그녀 소유의 생산수단을 이용해서 일한 대가로, 혹은 부모를 잘 둔 덕분에 어마어마한 부가가치와 배당금을 손에 넣는 과정을 보여 준다. 이 밖에도 독점 기술로 세계 최고 갑부가 된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빌 게이츠, 그저 석유가 샘솟는 땅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막대한 부를 거머쥔 셰이크 할리파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무려 2,000만원이 넘는 시급을 받는 ‘포르셰’ 전 CEO 벤델린 비데킹,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다른 사람이 나락으로 떨어질수록 더 큰 수익을 올리는 투자 전문가 존 폴슨 등이 등장해 막대한 부가 어떻게 탄생하는지 비밀을 펼쳐 보인다.
그러나 사실 저자가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것은 ‘당신도 그들처럼 부자가 되어 보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처럼 부자가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메시지이다. 그들의 부는 남다른 능력이나 노력 덕분이 아니라 불공평하게 분배된 ‘권력’에 의해 비이성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들어가며’에서 저자는 ‘우리가 재화가 부족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경제학자들의 기본 주장은 옳다’고 단언한다. 놀고먹는 낙원은 없고, 부족한 재화는 분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파이를 어떻게 굽고 어떻게 나누는가?’라는 문제가 날마다 새로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파이를 굽고 분배하는 일에는 이성이나 합리성 대신에 이기심과 욕망, 무엇보다도 권력이 작용하게 마련이다. 다시 말해 부자와 가난뱅이를 가르고, 선진국과 후진국을 결정짓는 것이 능력이나 노력이 아니라 권력이라는 말이다.
이처럼 이 책은 일곱 가지 ‘부자’ 유형과 일곱 가지 ‘가난뱅이’ 유형, 다르게 나아갈 수 있는 일곱 가지 ‘대안’ 유형을 제시하면서 경제학의 개념과 경제를 둘러싼 첨예한 쟁점들을 흥미진진하게 설명한다. ‘파이가 필요한 사람들이 파이를 어떻게 굽고 어떻게 나누는가?’라는 간명한 질문으로부터 출발해, 권력이 어떻게 소득을 결정하고 부자와 가난뱅이를 만드는지, 경제가 정치ㆍ사회와 맞물려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큰 그림을 그려 준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서 양지가 있으면 반드시 음지가 있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한다. 부자가 있으면 가난뱅이가 있다. 얻는 자가 있으면 잃는 자가 있다. 우리가 더욱 많은 것을 누릴수록 지구는 더욱 혹사당하고 더욱 빠르게 축난다. 예컨대 우리가 대형마트에서 우유 1리터를 단돈 2,000원에 사는 것은 대단히 합리적인 소비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생산원가가 될까 말까 한 값에 우유를 넘길 수밖에 없는 낙농 가구들이 존재하고, 해마다 1만 리터도 넘는 우유를 생산하다가 겨우 4~5년 만에 기력이 완전히 쇠하여 도살당하는 ‘터보 젖소’들이 존재한다.
저자는 우리가 정말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경제를 근본부터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설사 가진 것을 조금씩 내놓는 한이 있더라도 더 많은 사람이 지금보다 더 잘사는 것, 혼자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잘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가능하지도 않은 무한성장보다는 공평한 분배에 눈을 돌려야 하며, 거죽만 남을 지경으로 혹사당하고 있는 지구의 ‘지속 가능성’에도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저자는 독자들 손에 모범 답안을 꼭꼭 쥐여 주는 서술 방식을 쓰지는 않는다. 그 대신에 자본주의의 역기능과 폐해로 인해 구조적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가난뱅이들의 사례를 역시 일곱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제시하면서 이토록 불공평하고 비인간적인 구조를 그대로 두어도 좋은지 독자들 마음에 호소하고 넌지시 따져 묻는다. 나아가 자본주의를 극복하려고 시도했던 일곱 가지 대안들의 공과도 하나하나 짚어 본다. 저자는 자본주의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대안 운동들을 무작정 미화하거나 편들지도 않는다. 이를테면 현실사회주의의 성과가 아주 형편없었다는 것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여태까지 시도했던 방식, 즉 소련을 위시한 동구권과 중국과 북한의 방식으로는 ‘사회주의’ 모델이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경제를, 그리고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저자는 지금과 다른 경제, 다른 세상을 만드는 것이 분명히 가능하다고 강조하면서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은지, 그러한 사회를 위해 어떤 경제를 만들 것인지’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하라고 촉구한다. 저자의 표현을 그대로 옮겨서 말하자면 ‘머리 스위치를 켜’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이렇게 묻고 답한다. ‘내가 세상을 구할 수 있는가? 당연하다. 스스로 써 보라!’
■ 경제를 바라보는 조금 다른 시선『부자가 되는 일곱 가지 방법, 가난뱅이가 되는 일곱 가지 방법』은 경제학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소개하는 청소년 교양서다. 저자는 경제사나 경제이론을 교과서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권력에 의해 세계와 사람들의 운명이 얼마나 불공평하게 엇갈리는지에 주목한다. 부자가 되는 비결을 알려 준다는 여느 책과도 다르다. 나의 소비나 노동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세상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는지, 불공평한 경제와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나아가 끊임없이 혹사당하고 있는 지구의 미래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라고 촉구한다. 전체 3부, 21장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장이 바뀔 때마다 다음 주제가 미리 소개된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박스 글에서는 애덤 스미스, GNP, 사회보험, 노동조합, 체 게바라 등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한다.
이번 한국어판에는 원서에 없는 두 가지가 추가되었다. 경제학자 강수돌은 책 중간중간과 말미에 우리 현실에 대한 보충 설명과 해제를 덧붙였다. 예를 들어 독일의 대형마트 ‘알디’ 이야기가 담긴 1장에서는 우리나라 대형마트의 비정규직 문제, 2007년 이랜드 파업, 기업형 슈퍼마켓의 골목 상권 진출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BMW의 상속인 주자네 클라텐이 등장하는 2장에서는 ‘독일 재벌’과 ‘우리 재벌’의 닮은 점과 차이점을 설명한다. 책 말미에서는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경제 관련 책과 영화 11편도 부록으로 소개한다. 만화가 소복이의 그림은 이 책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대로 재미나게 사는’ 데 관심이 많은 만화가답게, 나 혼자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잘사는 길에 대한 고민을 21컷의 그림에 담았다.
■ 부자가 되는 일곱 가지 방법 또는 이런 식으로 부자가 되는 것은 곤란하지 않겠는가?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전체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 저자는 부자가 되는 일곱 가지 모델을 차례차례 불러내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으면서 ‘이런 식으로 부자가 되어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넌지시 꼬집는다. 맨 먼저 호출되는 것은 무시무시한 상인이다. 세계적인 대형마트 알디의 창업자 카를 알브레히트를 등장시켜서 ‘박리다매’의 원리를 설명하고, 개인의 이익 추구가 결국 공익으로 이어진다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이론의 의미와 한계를 소개한다. 나아가 알디의 성장으로 인한 소상인의 몰락과 환경 파괴도 짚는다.
2장에서는 BMW의 상속인 주자네 클라텐이 등장해 제조업에서 부가 어떻게 축적되는지 소개한다. 유한책임회사와 주식회사를 비롯한 기업의 여러 형태를 소개하고, 제조업에서 매출과 비용과 수익의 관계, 분업화와 기계화로 인한 생산성 증대와 그로 인한 폐해(예컨대 어업에 기계화가 도입됨으로써 대구가 절멸 위기에 처한 것) 등을 알아본다.
3장에서는 독점 기업가를 대표해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등장한다. 특허권과 시장 권력 악용 문제, 가격 카르텔 등의 부정적인 측면이 조명된다.
4장은 그저 운이 좋아서 부자가 되는 사례로 석유 부호이자 아랍에미리트 대통령인 셰이크 할리파 빈 자이드 알 나하얀이 등장한다. 국가의 경제력을 비교하는 측도로 국민총생산, 즉 GNP 개념을 설명하고, 2014년 기준 세계 165개국의 1인당 GNP 순위도 표로 보여 준다. 또한 석유수출국기구 OPEC의 가격 담합도 소개한다.
5장에서는 우리 돈으로 2,000만원이나 되는 시급을 받는 전 포르셰 CEO 벤델린 비데킹이 등장한다. 경영자들이 일반 직원에 비해 어마어마한 연봉을 받는 것이 타당한지 따져보는 한편, 회사가 망했는데도 어마어마한 보너스를 챙겼던 AIG 간부들의 사례를 통해 CEO들의 터무니없는 연봉과 상여금 문제를 비판한다.
6장에서는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천문학적인 몸값을 받는 스타들의 대표 격으로 등장한다. 저자는 스타 시스템이야말로 경제가 이성이 아니라 충동으로 굴러가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마약과 섹스를 담당하는 뇌 회로가 돈도 관할한다.”는 것이다.
1부의 마지막 7장에서는 남의 도움 없이 오로지 혼자서 억만장자가 되는 유일한 방법이 소개된다. 바로 ‘투기자’ 모델이다. 증권 가격 폭락을 예상하고 대출 패키지에 투자해 단숨에 10조원에 이르는 거금을 벌어들인 존 폴슨의 사례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졌던 튤립 공황, 2008년 전 세계를 뒤흔든 금융 위기 등을 소개하고, 화폐의 발생과 금융자본의 탄생에 대해서도 알려 준다.
■ 가난뱅이가 되는 일곱 가지 방법 또는 가난은 구조 속에서 만들어진다이 책의 1부와 2부는 한쪽이 어마어마한 부를 쌓기 위해서는 다른 쪽이 희생하고 가난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극적으로 대비해서 보여 준다. 빵이나 파이가 나거나 휴대폰이 자라는 나무가 없는 한, 재화는 늘 부족하게 마련이고, 누군가가 많이 가지는 만큼 다른 누군가는 적게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부의 첫 장인 8장에서는 제3세계의 ‘절대 빈곤’을 살펴본다. 서구 제국주의의 식민지 착취와 약탈이 제3세계의 빈곤을 낳았으며, 단순한 물자 원조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9장과 10장에서는 독일을 비롯한 부유한 국가에서도 빈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바로 ‘상대적 빈곤’이다. 특히 빈곤에 빠지기 쉬운 경우로 ‘편모 가정’과 ‘실업’을 예로 들면서, 사회 안전망인 사회보험제도의 탄생과 한계에 대해서 설명한다. 한편으로는 고용주들의 이해관계도 실업에 일조한다고 지적한다.(“공장 문밖에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100명 서 있으면, 공장 안 컨베이어 벨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덜 반항적으로 군다.”-본문 150쪽)
11장에서는 아무리 일해도 가난한 근로빈곤층, ‘워킹푸어’ 문제를 살펴본다. 잘사는 나라에서도 저임금이 드물지 않으며 수입의 차이는 무엇보다도 권력의 유무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임금계약, 단체협상, 노조의 역사, 파업 등 노사 관계와 관련된 사항들도 살펴본다. 12장부터 14장에서는 각각 ‘질병’으로 인한 가난, ‘노년 빈곤’, ‘부채’로 인한 가난에 주목한다.
■ 함께 잘사는 일곱 가지 방법 또는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그래야 한다!3부에서는 자본주의 경제의 문제와 한계를 극복할 대안들을 살펴본다. 맨 먼저 15장에서는 ‘사회주의’ 모델을 살펴본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을 소개하고, 사회주의 실험이 거대한 실패로 끝난 원인을 무엇보다도 잘못된 구조, 즉 독재에서 찾아낸다. 대중적 아이콘으로 부활한 혁명가 ‘체 게바라’를 소개하고, 사회주의가 세상에 남긴 공적―아동의 공장 노동 금지, 무상 공교육, 정의를 향한 투쟁 정신 등도 짚고 넘어간다.
16장부터 19장까지는 실생활에서 일정 성과를 거두고 있는 소박한 대안 운동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이자 경제활동’ 모델로 ‘지역화폐’와 품앗이 제도를 소개하고, 모든 이에게 조건 없이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기본소득’ 모델, 무함마드 유누스의 그라민 은행으로 잘 알려져 있는 ‘마이크로 크레디트’, 독일 라이파이젠 은행이 구현하고 있는 ‘협동조합’ 모델을 소개한다.
20장에서는 ‘정치의 개입’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 예로 환경보호를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권 거래 제도 도입, 최저임금제, 금융위기 예방을 위한 금융계 규제 등을 설명한다. 저자는 규칙이 없는 경제는 ‘자기 파괴적인 늑대사회’로 치달을 뿐이라고 말한다.
3부의 마지막이자 책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은 ‘머리 스위치를 켜라’ 모델이다. 저자는 독일 펑크 밴드 디 에르츠테의 노래 가사를 소개한다. “세상이 지금 이런 건 네 잘못이 아니야. 세상이 앞으로도 계속 이렇다면 네 잘못일 거야.”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달라지기 위해서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기력하지 않기 위해, 그럼으로써 권리를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고 늘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정말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저자는 “당연하다.”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대답한다.
알브레히트 형제가 세운 기업의 동화 같은 성장은 그와 동시에 수많은 다른 소매상들이 포기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비록 주인들이 장사로 먹고살 수 있는 작은 점포들도 계속 존재하기는 하지만, 알디 같은 할인점의 공격적 전략은 많은 경쟁자들의 숨통을 조였다.
또는 지속 가능성을 예로 들어 보자. 애덤 스미스가 살던 시대만 해도 기후 재앙이나 오존층 구멍은 화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현대 경제가 지구라는 행성을 엄청나게 혹사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중에 다시 자라날 수보다 많은 나무를 벌채한다. 알에서 부화하는 물고기 수보다 많은 물고기를 잡는다. 대기가 견딜 수 있는 양보다 많은 배기가스가 공기 중에 배출된다.
이런 사실이 알디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꽤 있다. 알브레히트 형제는 이제 유기농 바나나도 매장에 들여놓는다. 그러니 알디도 환경을 보호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알디 매장들은 여전히 ‘세상은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 전혀 없다.’라는 좌우명에 따른 생각의 표본이다. 알디 매장은 대개 차가 있어야만 가기 쉽다. 이를 위해 아스팔트가 깔린 주차장 하나하나는 (아마도 영원히) 잃어버린 대지다. 상관없다. 수백만 명의 알디 고객들은 장을 보러 가면서 휘발유 수백만 리터를 연소하고 수천 톤의 이산화탄소와 다른 유해가스를 대기에 뿜어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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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알디’ 모델 또는 보이지 않는 손과 무시무시한 상인끊임없이 성장하고 성장을 결코 멈추지 않는 게 도대체 가능한 일인가? 사람들이 매년 더 큰 집을 사서 더 많은 자동차를 그 앞에 세워 둘 수 있는가?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불가능하다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현대 경제에서는 상식적인 인간의 규칙이 아니라 ‘성장해야 한다. 정체는 후퇴를 의미한다.’라는 규칙이 통용된다. 자본은 수익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100유로가 105유로가 되어야 한다. 105유로가 110유로가 되어야 한다. 그 이면에 깃든 생각은 경제가 비행기 같다는 것이다.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추락한다. 하지만 진실은 다르다. 따지고 보면 왜 경제가 쉬지 않고 이런 식으로 성장해야 하는지 정말로 이성적인 이유는 없다. 도리어 지금과 같은 ‘성장 강요’는 경제생활에서 발언권이 있는 사람들의 합의다. (……) 매년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더 많은 철, 더 많은 구리, 더 많은 깨끗한 물이 소비된다. 그러다 언젠가 최후의 석유뿐만 아니라 최후의 철이나 최후의 구리 광석도 소비된다. 그러므로 인류는 어쨌든 언젠가는 자원을 더는 파괴하지 않는 방식으로 경제활동을 할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속 가능성’이다. 거기에 이르는 길은 멀다. 하지만 그 길이 어떻든 꼭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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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투기자’ 모델 또는 돈의 마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