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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 철학에 딴죽을 걸다
Ž | 청소년 | 201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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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탐 철학 소설 시리즈 16권. 동서양 사상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철학자들의 사상을 한 편의 소설로 풀어낸, 청소년을 위한 교양 소설 시리즈이다. 소설을 읽듯 재미있게 읽다 보면 어느새 철학자들의 딱딱한 이론이 내 삶과 연관되어 쉽게 이해하게 된다. 16권에서는 데카르트의 저서 <방법서설>을 소설로 풀어냈다.스웨덴 왕실 철학 교사로 가게 된 주인 데카르트를 붙잡기 위해, 하인 슐루터는 끊임없이 데카르트와 대화를 시도한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나와 진리’의 관계를 이해하게 되고, 마침내 모든 것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방법적 회의를 통해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철학을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하인 슐루터의 생각이 성숙해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책을 읽는 중학생도 합리적,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이해하게 된다.“생각하는 게 사람의 진짜 모습이라면, 생각을 잘 못하거나 수준이 낮은 사람은 사람답지 않은 사람인 건가요? 주인님처럼 생각을 잘하는 분과 저처럼 평범한 생각 속에서 사른 사람은 사람됨에서 차이가 나겠군요.” “음……. 그렇지. 생각을 얼마나 깊고 정확하게 하느냐가 그 사람의 사람됨을 보여 주는 거란다. 생각하는 능력이 발달하지 못한 미개인들은 형상은 사람이로되 사람다운 사람이라고 보기는 어렵지.”이 말에 슐루터는 기분이 상했다. 자신이 미개인은 아니지만, 생각의 수준이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제껏 그는 자신을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눈과 귀가 각각 두 개, 코와 입, 손과 발이 있으니 당연히 사람이었다. 그러나 데카르트의 말에 따르면 모습이란 건 확실한 게 아니었다. 그것으로 사람이냐 아니냐를 판가름하기는 어려웠다. 사고 능력, 이것만이 사람임을 증명하는 증거였다. 그 증거에 슐루터는 자신이 없었고, 고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꼬투리를 잡고 싶어졌다. 데카르트의 말에 문제가 있다고 트집 잡고 싶었다.“이건 어떻게 되죠? 주인님처럼 생각을 잘하시는 분이 피곤해서 잠들었어요. 자는 동안 우리는 생각하지 않죠. 그럼 그때의 사람과 생각하고 있을 때의 사람은 같은 건가요, 다른 건가요? 자는 동안은 미개인보다도 생각을 하지 않잖아요. 아니 생각 자체를 안 하잖아요.”이번에는 데카르트가 뜨끔한 표정이었다. - '생각하는 나는 의심할 수 없다' 중에서
“이가 있다고 해서 저절로 음식이 씹히는 거 아니잖아. 사용해야 음식을 씹는 거지. 이성도 마찬가지야. 써먹기 전에는 이성의 능력을 맛볼 수도, 활용할 수도 없어. 써먹는 사람에게도 문제점은 있어. 제대로 활용하지 않으면 틀린 걸 맞다고 억지 부리는 경우도 있어. 넌 1+1이 얼마라고 생각하지?” “그건 2죠. 사과 하나에 사과 하나를 더하니 두 개가 되잖아요.” “그렇지. 하지만 그렇게 답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어. 어떤 사람은 11이라고 해. 1 옆에 1을 하나 더 그대로 붙인 거지. 어떤 이는 1이라 고도 해. 물 한 방울에 다른 한 방울을 더해도 결국 한 방울이 된다는 거야. 3이라는 사람도 있어.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만나면 자 식이 생긴다는, 우스운 이야기지. 이성을 갖고 있더라도 잘못 사용하면 이렇듯 답이 달리 나오게 돼. 그리고 서로 자기가 옳다고 싸우지. 어설프게 이성을 활용하는 경우가 더 문제야. 내가 고민하면서 해결하려 했던 문제가 바로 이것 이었지.이성을 잘못 사용하게 되는 원인은 이성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야. 그 방법만 안다면 슐루터 너도 얼마든지 나와 같은 사고를 할 수 있어. 잘못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도 뭐가 잘못이었고, 뭐가 옳은 것인지를 알게 돼.”자기 같은 하인에게도 데카르트 같은 사고 능력이 있다는 말에 슐루터는 충격을 받았다. 주인이 찾았다는 그 방법에 관심이 생겼다. “주인님! 저…… 그 방법이란 걸 저도 배우고 싶어요. 그래서 저도 주인님만큼은 아니더라도 비슷하게 흉내 정도는 내고 싶어요.”“넌 이미 그 방법을 배워 가고 있어.”“배워 가고 있다고요?”“응. 나중에 깨닫게 될 거야.”- '생각하는 방법을 깨닫다' 중에서
“첫째는 말이다. 의심의 여지없이 정말로 확실한 것 외에는 사실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거다. 언제나 이 자세를 갖추고 문제를 풀어가되, 일머리가 있어야 해.문제를 가능한 한 잘게 나누라는 게 두 번째 방법이야. 문제가 너무 크면 다루기가 힘들잖아. 피자를 편하게 먹으려면 적절한 크기로 조각을 내는 이치와 똑같아.”“그 방법은 제가 아주 잘 알죠. 집안일을 할 때 먼저 하는 게 그거예요. 해야 할 일을 조목조목 나눈 다음 담당자를 정해 분배하면 아주 편하게 할 수 있어요. 셋째는요?” “셋째는 순서를 생각하라는 거야. 이때 원칙이 있어. 쉽고 단순 한 것부터 시작해서 어렵고 복잡한 것까지 차근차근 나아가는 거지. 쉽고 단순해서 누구나 인정하는 것부터 생각해 가야 해. 그런 다음 순서를 살펴보면서 빠트린 게 없는지 검토하는 게 마지막이야. 이게 방법의 전부야.” - '신의 존재를 증명하다'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김용관
수학을 공부하며 글을 씁니다. 수학의 아이디어가 주는 기발함과 즐거움을 나누려고 합니다. 학교나 도서관에서 강의도 하고, 보드게임 수학인문학 같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수냐의 수학카페 1~2』, 『수냐의 수학영화관』, 『세상을 바꾼 위대한 오답』, 『돈키호테는 수학 때문에 미쳤다』, 『데카르트, 철학에 딴죽을 걸다』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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