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초등 학교 3학년 학생인 성빈이는 전학 온 학교에서 멋지게 영어로 자기 소개를 한 뒤, '하마 공주'라는 별명을 가진 못생긴 만순이와 짝꿍이 됩니다. 만순이는 못생긴 외모와 더럽고 냄새난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는 아이였습니다. 전학 오자마자 왕따와 짝꿍이 된다면, 함께 왕따를 당할까 봐, 성빈이는 만순이가 베푸는 친절을 무시해 버립니다.
하지만 이런 성빈이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반감을 샀습니다. 아이들이 성빈이를 따돌릴수록, 성빈이는 만순이를 더욱 괴롭혔습니다.
싸움은 아이들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정육점을 하는 만순이 엄마와 약국을 하는 성빈이 엄마. 서로 눈만 마주치면 욕을 하고, 머리채를 잡으면서 싸웠습니다. 엄마들의 싸움은 아이들의 사이를 더욱 멀어지게
했습니다.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에게 가장 괴로운 날, 소풍날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사자다 기린이다,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동물원 구경을 했지만, 성빈이와 만순이는 혼자였습니다.
그런데 만순이의 귀에만 들리는 하마의 목소리! 만순이는 괴롭힘을 당하는 하마를 위해 아이들을 쫓아 줍니다. 아이들이 가자 하마들이 만순이에게 다가왔습니다.
"마음만 있으면 동물들의 말을 들을 수 있단다."만순이는 '하순이'라는 이름을 가진 하마 아줌마에게 처음으로 속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우연히 하마 우리 옆을 지나던 성빈이는 만순이가 하마와 이야기하는 걸 보게 됩니다. 이상한 건 성빈이도 하마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동물원에 갇혀 살던 하마가 사라졌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양동이로 쉴새없이 물을 퍼붓듯 하늘에서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던 날 밤, 하늘을 가르는 노란 번개가 번쩍번쩍 불꽃을 튀기며
내리치는 순간, 하순이 하마가 사라졌습니다. 만순이는 하순이 아줌마를 찾아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비가 쏟아지는 날, 공중 자전거를 타고 날아간 그 곳은 ― 힘 없는 사람들과 왕따들의 천국이었습니다.
바이킹 배를 탄 하마가 빨간 스카프를 휘날리고 있었습니다.
"얘들아, 어서 오렴! 이 곳에서는 아프지도 않고, 못생겼다고 놀리는 친구들도 없어! '숑쇼리 숑숑 뿅뿅숑.' 하고 외치기만 하면 뭐든지 이루어져! 여기가 천국이야, 천국!"
도대체 그 곳은 어디일까요? 그리고 성빈이와 만순이, 성빈이 엄마와 만순이 엄마는 화해할 수 있을까요?
♧ 본문 소개이제는 너무 흔한 말이 되어 버린, 가슴 아픈 말 - 왕따'왕따'라는 신조어가 생긴 것은 지난 90년대 후반입니다. 아주 크거나 심하다는 뜻의 접두사 '왕'과 따돌리다의 앞글자 '따'가 합성된 말입니다. 처음엔 애들의 장난이려니 싶었던 일들이 나중에는 뉴스에
보도될 정도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었습니다.
성숙하지 못한 아이들의 분별 없는 행동으로 받은 상처,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요?
누구나가 인기 있는 친구가 되길 원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뜻대로 되지는 않습니다. 하루아침에 미움을 사서 왕따가 되기도 하고, 다시 반의 인기 스타가 되기도 합니다. 그 선택은 누가, 무슨 권리로
하는 것일까요?
성빈이는 지나치게 거만하고 잘난 척을 많이 해서, 만순이는 더럽고 둔해서 따돌림을 당했습니다. 놀리고 때리고, 못 살게 굴고..... 만순이와 성빈이는 자신들이 세상 어디에도 필요 없는 존재처럼
느껴졌습니다.
《내 짝꿍 하마 공주》는 왕따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으로 '제3의 공간'을 설정합니다.
병든 동물들과 왕따 당하는 불쌍한 친구들, 즉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곳, 바로 '왕따 천국'입니다. 사회 부적응자들만 모여 있는 곳, 생각해 보면 뭐가 잘못 돌아가도 한참 잘못 돌아갈
것 같은데, 왕따들은 즐겁기만 합니다.
하늘나라 놀이동산 친구들은 모두 친절했습니다. 만순이와 성빈이가 말을 걸지 않아도 먼저 인사를 하고 다가왔습니다. 맛있는 초콜릿과 아이스크림도 가져다 주고, 어쩌다 만순이의 얼굴에 아이스크림이 묻으면
엄마처럼 손수건을 꺼내어 만순이의 얼굴을 닦아 주기도 했습니다.
"내가 머리를 예쁘게 빗겨 줄게. 손톱 발톱도 깎으면 더 예뻐지겠다."
미용사처럼 앞치마를 두른 여자 아이가 만순이에게 다가왔습니다.
'나처럼 못생긴 아이한테 예쁘다고 칭찬을 하네? 지저분하다고 놀리지 않고.....'
만순이는 너무 고마워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성빈아, 나한테도 영어를 가르쳐 줄래? 넌 정말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성빈이의 영어 실력을 부러워하는 아이들이 진심으로 성빈이를 칭찬했습니다.
'잘난 척하지 말고 잘 가르쳐 줘야지.'
성빈이는 모처럼 만난 새 친구들과 오래오래 사귀고 싶었습니다.
- 본문 100쪽~102쪽
잘나고 못난 것을 따지기 전에 먼저 다가서서 친해지는 왕따 천국의 친구들을 보면서, 성빈이와 만순이는 깨닫게 됩니다. 아이들과 친하고 싶다면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그리고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고. 그리고
어느 새, 성빈이와 만순이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면 이렇게 좋은 친구들을 사귀지 못할 거예요. 옛날처럼 또 외톨이가 될 거라고요. 매일 놀림만 당하고 맞기나 하는 멍청이, 왕따요."
만순이의 눈에 이슬방울 같은 눈물이 맺혔습니다.
"그렇지 않을 거야. 이미 너희들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잖니. 거봐라. 서로 마음을 열면 친구는 금방 된단다. 이 곳에 있는 친구들이 손을 내민 것처럼 말이야."
- 본문 107쪽
♧ 저자 소개글
이은하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조업하고 현재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1997년에 <아동문예 문학상>을 받았고, 2000년에는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을 받았습니다.
그 동안 지은 책으로는 장편동화 《콧구멍 속의 비밀》《머리에서 자라는 풀잎》과 동화집 《아이야, 별이 되어라》 등이 있습니다. 현재, 협성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림
신은재대학에서 동양화를 공부하시고, 1997년에는 출판미술대전에서 신인상을 받으셨습니다. 그림책을 그리는 화가들의 모임인 '모빌' 회원으로 전시회를 여러 번 하셨습니다. 2000년에 영국 킹스턴 대학에서
일러스트 워크숍 수료 후, 지금은 캐나다 토론토에서 그림 공부를 하고 계십니다. 그 동안 그리신 책으로는 영이네 집 시리즈와《목걸이 열쇠》《난 이제부터 남자다》《화장할래요》 등이 있습니다.
작가 소개
저자 : 이은하
명지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동대학원 석사와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1997년 아동문예 신인상(동시), 2000년 아동문학평론 신인상(동화), 2002년 한국소설 신인상을 받았습니다. 200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작품으로 장편 동화가 선정되었으며, 2008년 세계동화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 장편동화 《콧구멍 속의 비밀》, 《내 별명은 쓰레기》, 《바람 부는 날에도 별은 떠 있다》, 《머리에서 자라는 풀잎》, 《내 짝꿍 하마공주》, 《빼앗긴 일기》 등이 있고, 현재 한남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을 위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목차
내 짝꿍 하마 공주
못 말리는 왕자병
동물원 구경
사라진 하마
돌아가는 길
왕따 천국
따뜻한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