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나쁜 어린이표>,
<마당을 나온 암탉> 등 뛰어난 구성과 섬세한 문장으로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선사했던 황선미의 동화. 맞벌이 부모를 둔 사춘기 소녀의 성장이야기를 담았다.
향기는 목걸이 열쇠를 달고 다닌다. 부모님이 맞벌이로 일하셔서 향기가 집의 문을 항상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밥도 알아서 챙겨먹고, 엄마가 부탁해놓은 장보는 일도 곧잘 해낸다. 하지만 향기는 빈집에 있는 것이 너무 싫다. 학교에서 돌아와 목걸이 열쇠로 '삐이걱' 소리가 나는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가 혼자 찬밥을 먹을 때면 정말이지 쓸쓸하고 화나고 내팽겨쳐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3학년이 되자 엄마는 향기에게 목걸이 열쇠를 건네주며 '이젠 더이상 아기'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향기는 아직도 엄마, 아빠의 관심을 받고 싶은데, 그들은 통 몰라준다. 그래서 비밀경찰이 꿈인 향기는 엄마, 아빠를 체포 1호로 정했다. 벌칙도 정했다. 엄마는 온종일 보육원에서 아기 돌보는 일을 해야하고, 아빠는 빈집에서 언제까지나 가족을 기다려야 하는 벌을 받았다. 체포 2호는 향기에게 이유도 묻지 않고 무조건 화를 냈던 환경미화원 아저씨. 벌칙은 죽을 때까지 쓰레기를 치우라는 벌을 정했다.
어느 금요일 밤, 향기네 아파트에는 피아노 선율이 울리고, 아파트 사람들은 향기를 범인으로 오해한다. 향기는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해 수사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이웃집에 새로 이사온 진주를 알게 되고, 마음을 털어놓는 친구가 된다. 범인은 알고보니, 이제 중풍환자가 된 환경미화원 아저씨의 아들. 향기는 아저씨의 병든 모습을 보고, 예전에 벌칙을 주려했던 일이 못내 미안하다. 친구처럼 키운 닭 삼삼이를 계기로 아저씨와 친해지고, 향기는 아저씨에게 사과를 한다.
생일도 잊어버리고, 이제 가슴이 솟아올라 붕대로 감고 다니는 것도 모르는, 게다가 외로움을 나눠온 수탉 삼삼이를 내쫓으려는 엄마 아빠에게 향기는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막상 시도한 가출은 향기에게 시원함보다는 무겁고, 집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만 던져주고, 향기는 감기를 앓는 엄마 곁으로 다시 돌아간다.
내팽겨진 것 같은 소녀의 마음을 섬세하게 표현한 문장, 뾰로퉁한 향기의 얼굴을 너무나 귀엽게 표현한 흑백의 그림이 잘 어울린다. 삼삼이의 배신(?)을 통해 '성장'의 의미를 깨닫는 부분은 코끝마저 찡하게 한다.향기는 다시 모로 누워서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었다. 이불에서 엄마 냄새가 나서 또 눈물이 나오려고 했지만 이제는 이를 앙다물었다. "엄마는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심도 없지! 생일이나 기억하고 있는지 몰라. 나도 말하지 않을 거야. 그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면...설마 그렇다면 나도 엄마를 속상하게 만들겠어."엄나는 향기가 3학년이 디자마자 직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목걸이 열쇠를 주면서 '이제는 아기가 아냐'했다. -본문 16쪽에서
작가 소개
저자 : 황선미
1963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교와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1995년 중편 「마음에 심는 꽃」으로 등단한 후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동화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2000년에 출간한 『마당을 나온 암탉』은 16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미국 펭귄 출판사를 비롯해 해외 수십 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2012년 한국 대표로 국제 안데르센 상 후보에 올랐고, 2014년 런던 도서전 ‘오늘의 작가’, 2015년 서울국제도서전 ‘올해의 주목할 저자’로 선정되며 전 세계가 사랑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지은 책으로 『내 푸른 자전거』, 『나쁜 어린이 표』, 『푸른 개 장발』, 『주문에 걸린 마을』,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 『틈새 보이스』, 『건방진 장 루이와 68일』, 『칠성이』 등이 있다.
목차
1. 혼자라서 더 속상한 날
2. 나, 피아노 안 쳐요
3. 거기에 누가 있을까
4. 늙어버린 환경미화원
5. 아름다운 범인을 찾아서
6. 홀수 토요일
7. 생일 초대
8. 가출 연습
9. 삼삼아, 왜 빨리 자랐니
10. 이별하기
11. 보물 상자 무덤
12. 너무나 길었던 하루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