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우리나라 창작 그림책의 우뚝한 성과 '우리시그림책'완간!『시리동동 거미동동』 『넉 점 반』 『준치 가시』 등 우리 시문학 정서를 새로운 가락으로 펼쳐내며 그림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온 '우리시그림책'이 완간되었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강아지와 염소 새끼』는 『강아지똥』 『몽실 언니』를 쓴 권정생의 동심이 담긴 그림책입니다. 개구쟁이 강아지와 새침데기 새끼 염소가 아옹다옹하다가 어느새 친구가 되어 뛰노는 모습이 사랑스럽게 그려졌습니다. 권정생이 소년 시절 쓴 시에는 친근한 말맛과 소박한 정서가 잘 살아 있습니다. 화가 김병하는 시를 더욱 풍부하게 해석하여 단순 명료하면서도 명랑한 동심 세계를 펼쳐 보였습니다. 귀엽고 생기 있는 캐릭터들이 신나게 노는 모습에서 어린 독자들이 재미와 만족감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염소야 염소야 나랑 노자야."
강아지가 깡충깡충 다가왔지.
"듣기 싫어." 냐금냐금 먹음쟁이
염소 새끼 못 본 체하지.
강아지는 놀고파서 곁으로 와 깡충! 덤비지.
염소 새끼 봐아라 정말 골이 났네!
최근 발굴된 소년 권정생의 동시 「강아지와 염소 새끼」강아지는 새끼 염소에게 다가가 같이 놀자고 덤비지만 새끼 염소는 강아지가 귀찮기만 합니다. 한참을 서로 아웅다웅할 때 "!" 하며 제트기가 지나갑니다. 그 소리에 깜짝 놀란 강아지와 새끼 염소는 싸우던 일은 그만 까맣게 잊고 하늘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강아지와 염소 새끼」는 한국아동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권정생이 열다섯 살 무렵에 쓴 시입니다. 오랫동안 알려지지 않다가 권정생 사후에 발굴되어 2011년에 뒤늦게 세상에 소개되었습니다. 시가 쓰여진 때는 1950년대, 한국전쟁이 막 끝났을 무렵입니다. 살기 힘들고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에도 강아지와 새끼 염소가 서로 엉겨 있는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시를 보면 전쟁의 풍상에도 시심을 잃지 않았던 소년 권정생의 마음이 오롯이 드러납니다. 제트기 소리에 싸우던 일은 금세 잊고 서로 뭉치는 동심 어린 모습이야말로 권정생이 바라던 세상일 것입니다. 재미있는 운율과 아이들의 입말 그리고 다양한 의성어.의태어로 누구나 말맛을 느끼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어린이 놀이 세계의 건강한 힘을 전하는 그림책친근한 말맛과 소박한 정서가 살아 있는 시를 그림작가 김병하가 재해석해 그림책으로 만들어냈습니다. 김병하는 시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시행과 시행 사이에 숨은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위해 삼 년여 동안 공을 들였습니다. 시 속 어린 동물들에게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하고, 아이들을 자라게 하는 생명력을 놀이 세계에서 찾았습니다. 그래서 투닥투닥 싸우던 어린 동물들은 그림책 속으로 들어와 함께 뛰놀며 어느새 친구가 되었습니다. 책에는 드넓은 언덕과 푸른 하늘 아래서 강아지와 새끼 염소가 노는 장면이 연속적으로 펼쳐집니다. 어린 동물들이 맘껏 뛰놀기에 거칠 것 없는 공간을 마련해 주고 싶은 화가의 마음이 엿보입니다. 이렇게 단순 명료한 그림과 구성으로 놀이의 힘을 생동감 넘치게 드러냅니다. 어린이에 대한 애정과 건강한 믿음이 투영된 그림책입니다.
어린 동물들의 싱싱한 생명력단순한 그림에서도 힘찬 생명력이 느껴지는 것은 싱싱한 캐릭터들 덕분입니다. 새침한 염소는 검은색 '콩테' 소재로 세심하게 그려 내고, 개구쟁이 강아지는 갈색 '파스텔' 선으로 쓱쓱 그려 내어 서로 다른 성격을 표현했습니다. 다르게 표현된 두 주인공이 한 화면 안에 등장하여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친구가 되는 모습에서 재미와 생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성격이 다른 두 친구는 저녁노을이 지고 땅거미가 내려오면 마을로 돌아가 자연스럽게 하나의 풍경 안에 어우러집니다. 작가는 날이 어두워지자 두 동물을 마중하여 집으로 데려가는 역할을 권정생 선생에게 맡겼습니다. 그림 속 강아지와 새끼 염소가 돌아가 쉬는, 불빛이 환한 집은 실제 권정생 선생이 살던 집을 그린 것입니다. 집집마다 밥짓는 연기가 올라오던 옛날 시골 마을의 저녁 풍경이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어린이들에게는 정겨운 우리 정서를 전합니다. 하루 종일 신나게 놀고 포근한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가 어린 독자들에게 더없는 만족감과 평안함을 느끼게 할 것입니다.
시와 그림이 만나 그림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준 '우리시그림책' 완간'우리시그림책'은 시와 그림의 독특한 결합 방식으로 그림책의 새 가능성을 보여 준 시리즈입니다. 어린이들을 위해 엄선한 전래동요, 현대시, 어린이 시를 토대로 우리 시문학 고유의 운율과 이미지, 삶에 대한 성찰을 개성 있는 형식으로 표현했습니다. 2003년 『시리동동 거미동동』(제주도꼬리따기 노래, 권윤덕 고쳐 쓰고 그림)으로 첫선을 보인 후 10여 년간 『넉 점 반』(윤석중 시, 이영경 그림), 『준치 가시』(백석 시, 김세현 그림), 『영이의 비닐 우산』(윤동재 시, 김재홍 그림) 등 국내 최고의 그림 작가들이 참여하여 새롭고 깊이 있는 해석으로 우리 그림책의 지평을 넓혀 왔습니다. 매 작품마다 독창적인 캐릭터, 아름답고 전통적인 색감, 다양한 기법이 펼쳐진 그림책들로 빛납니다. '우리시그림책'의 성과는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각종 해외 전시에 초청받았으며 프랑스, 일본, 스위스, 중국 등으로 수출되어 세계 어린이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우리의 자연과 전통과 문화를 담아낸 이 시리즈가 전세계 어린이들을 이어 주고,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보며 세대를 넘어 정감을 나눌 수 있는 그림책으로 오랫동안 독자 곁에 남기를 바랍니다.
‘우리시그림책’의 성과★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한국의 그림 책 100권 선정
『시리동동 거미동동』 『넉 점 반』 『낮에 나온 반달』 『길로 길로 가다가』
★ 2005년 BIB(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 전시작
『시리동동 거미동동』 『넉 점 반』
★ 2006년 일본 ‘2006년의 그림책’ (번역 그림책 부문, 平凡社) 베스트 2위
『영이의 비닐 우산』
★ "The White Ravens 2006" Special Mention
『넉 점 반』
★ 2007년 BIB 전시작
『영이의 비닐 우산』 『준치 가시』 『여우난골족』
★ 2007년 BIB 어린이배심원상(The Prize BIB 2007 by the Children Jury)
『영이의 비닐 우산』
★ 2008년 일본 산케이 아동문학상 번역 부문
『넉 점 반』
★ 프랑스 판권 수출
『넉 점 반』 『길로 길로 가다가』 『영이의 비닐 우산』 『새는 새는 나무 자고』
『석수장이 아들』 『쨍아』
★ 일본 판권 수출
『시리동동 거미동동』 『넉 점 반』 『영이의 비닐우산』 『새는 새는 나무 자고』 『쨍아』
★ 중국, 대만 판권 수출
『넉 점 반』 『영이의 비닐 우산』 『석수장이 아들』
★ 스위스 판권 수출
『새는 새는 나무 자고』
★ 브라질 판권 수출
『영이의 비닐 우산』
★ 유니세프 다국어판(중국어.베트남어.태국어.캄보디아어) 출간
『넉 점 반』 『새는 새는 나무 자고』
참여한 작가들의 완간 축사 “동시 한 편을 가지고 그림책을 만든다고 덤비는 일이 꼭 참깨를 가지고 기름 짜는 일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를 참깨라 하면, 시그림책은 뭘까? 참기름일까 깻묵일까? ‘기왕이면 깻묵보다는 참기름이 되어라’ 하고 욕심을 부려 봅니다.” 이영경, 『넉 점 반』
“참 유별난 정성과 긴 시간이 들어간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작가들, 기획자들, 출판사 분들 모두 모여서 제작 과정을 묻고 답하고, 같이 고민하며, 끝도 없는 긴 이야기를 이어 갔습니다. 그 시간들이 그리워집니다. 이런 경험을 앞으로 또 할 수 있을까요? 이 별난 과정들이 제겐 큰 배움의 자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권문희, 『석수장이 아들』
“시그림책을 펼치면 시와 그림이 간격을 벌리며 넓어지고 그 사이로 생각이 부풀어 오릅니다. 그렇게 넓어진 시공간이 팽팽한 긴장으로 가득합니다. 이것이 내가 시그림책을 읽는 즐거움입니다.” 권윤덕, 『시리동동 거미동동』
“그림책 작가로 몇십 년을 해 먹고 있지만 시그림책을 만들 때의 일들은 좀처럼 하기 힘든 경험이었습니다. 그건 마치 잃어버린 첫사랑 같습니다. 치기 어린 시절의 몰입과 감정 과잉을 그대로 드러낸 결과물입니다. 깨고 나면 창피해 미치겠지만, 그렇다고 수만금을 준다 해도 다시 하기 어렵습니다. 어린이의 시를 더러운 어른이 훔친 듯해서 여전히 미안합니다. 그리고 그 훔친 마음을 읽어 주는 숨은 독자들께는 마치 숨어 있는 술친구를 만난 듯한 부끄러운 반가움을 전합니다.” 조은수, 『내 동생』
“가만 생각하니 내가 그림책에 제대로 걸음마를 뗀 것이 ‘우리시그림책’ 마당이었다. 어느새 10년. 완간을 축하하며, 고맙다! 시그림책.” 김재홍, 『영이의 비닐 우산』
“시그림책 열 다섯째까지 보면, 다리를 간질이는 풀잎을 느끼며 풀섶에 들어가 꽃대 끝에 달린 작은 꽃들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듭니다. 어쩜 그렇게 하나하나 어여쁜지! 꽃을 피우기 위해 고것들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다 알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저마다 얼마나 어여쁜지는 알겠습니다.” 정순희, 『새는 새는 나무 자고』
“’그리는 것’은 그림으로 시를 쓰는 일이다. 그림 속에 시가 있어야 한다. 나에게 그림과 시는 어둠 속에서 걸음을 밝히는 빛이 된다. 시그림책 또한 그 지평 위에 있다.” 김세현, 『준치 가시』
“초하루에 삐져나온 싹이 보름에 달맞이꽃으로 환하게 피었습니다. ‘우리시그림책’입니다.” 김용철, 『낮에 나온 반달』
“긴 시간 동안 함께 모여서 시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따끈한 그림책을 만들어 보자며 작은 개미들처럼 한 걸음, 두 걸음 발을 맞췄던 것에 "참, 고맙습니다." 하며 꾸벅 인사하고 싶습니다. 시그림책 마지막 장을 넘기는 이에게도 따스한 온기가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이광익, 『쨍아』
“권정생 선생님의 시 한 편을 붙들고 2년 반의 시간을 함께했습니다. 그동안 시에 담겨 있는 내용의 깊이와 행간마다 숨어 있는 이야기들 사이에서 놀기도 하고 고민하기도 하다가 결국 제 마음을 보태어 한 권의 그림책으로 완성했습니다. 부디 봐줄 만한 그림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병하, 『강아지와 염소 새끼』
“길고 긴 시간 동안 그림과 시가 서로를 껴안고 삭을 대로 삭아 시그림책이 되었구나. 시에 담긴 맛과 그림에 담긴 뜻이 하나가 되었으니 그림을 보며 시를 느끼고, 시를 읽으며 그림을 그려 보자!” 김종도, 『둥그렁 뎅 둥그렁 뎅』
“벌써 십 년 전의 일입니다만 아직도 시그림책 작업은 아주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완간 축하합니다.” 전인강, 『길로 길로 가다가』
“완간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끝!” 윤정주, 『징금 징금 징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