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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드르디, 야생의 삶
문학과지성사 | 청소년 | 201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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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프랑스 문학의 거장 미셸 투르니에를 있게 한 문제적 작품.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비판적 시각으로 다시 써내려간 이 책은, 로빈슨 크루소 신화의 단순한 변주가 아닌 문명과 야만, 인간의 뿌리 깊은 관습, 진정한 자유로움에 관한 실존적 물음을 제기하는, 그 자체로 매혹적인 한 편의 소설로서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올라선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성인판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민음사)이 출간되었고, <방드르디, 야생의 삶>은 투르니에가 '청소년'을 위해 다시 쓴 작품으로 2000년대 초반 한국에 소개된 바 있다. 이번에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한 <방드르디, 야생의 삶>은 충북대 고봉만 교수의 꼼꼼하고 정확한 번역에 더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 충실한 해설, 아름다운 도판이 어우러져 한층 더 완성도 높은 책으로 재탄생했다.

  출판사 리뷰

프랑스 문학의 거장 ‘미셸 투르니에’를 있게 한 문제적 작품!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로빈슨 크루소를 만나다”


태평양의 외딴섬에 표류한 서구 사회의 문명인 ‘로빈슨 크루소’와 자연과 동화되어 의무에 구속받지 않는 자유분방한 삶을 즐기는 야만인 ‘방드르디.’
현존하는 프랑스 최고의 지성이자 위대한 작가로 손꼽히는 미셸 투르니에의 『방드르디, 야생의 삶』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비판적 시각으로 다시 써내려간 이 책은, 로빈슨 크루소 신화의 단순한 변주가 아닌 문명과 야만, 인간의 뿌리 깊은 관습, 진정한 자유로움에 관한 실존적 물음을 제기하는, 그 자체로 매혹적인 한 편의 소설로서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올라선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성인판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민음사)이 출간되었고, 『방드르디, 야생의 삶』은 투르니에가 ‘청소년’을 위해 다시 쓴 작품으로 2000년대 초반 한국에 소개된 바 있다. 이번에 문지에서 출간한 『방드르디, 야생의 삶』은 충북대 고봉만 교수의 꼼꼼하고 정확한 번역에 더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 충실한 해설, 아름다운 도판이 어우러져 한층 더 완성도 높은 책으로 재탄생했다.

“『방드르디, 야생의 삶』은 군더더기를 빼고 이해하기 쉽게 완전히 다시 쓴 책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이 책을 아이들을 위한 버전으로 간주하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 책은 단지 개정판일 뿐이다. 프랑스에서만 육백만 부가 팔리고 35개 국어로 번역되었기 때문에 나의 마스코트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

문명과 야만, 그 이분법적 경계를 허무는 원시적 상상력의 힘
지금껏 세계적으로 출간된 로빈슨 크루소 관련 작품은 700여 종으로, 성서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출판 및 번역되었다. 그 가운데 주제 면에서 가장 큰 혁신과 변화를 만들어낸 작품은 단연코 미셸 투르니에의 『방드르디, 야생의 삶』으로, 이 책은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와 이야기의 전개나 내용 측면에서 가장 닮은 작품이면서도 주제나 세부적인 에피소드 측면에서 보면 가장 다른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선 제목의 ‘방드르디’는 ‘금요일’을 뜻하는 프랑스어로, 잘 알려졌다시피 디포의 작품에 나오는 ‘프라이데이’와 유사 인물. 그러나 투르니에는 이 책에서 ‘방드르디’를 ‘프라이데이’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묘사한다.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읽으면 프라이데이는 사람이 아닌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는 점을 알 것이다. 로빈슨이 하는 말은 모두 진리다. 프라이데이는 이를 그대로 따르기만 한다. 그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나는 이와는 정반대의 관점에서 소설을 썼다. 초반에는 원작과 비슷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로빈슨은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이 표류한 태평양의 한 외딴섬은 그가 살던 런던과는 다른 곳임을 알게 된다.”

이 책의 전개는 크게 ‘방드르디 이전의 세계’와 ‘방드르디 이후의 세계’로 구분할 수 있다. 방드르디와 만나기 전까지 로빈슨의 삶은 타인이 부재한 절대 고독 속에 있었다. 그는 아무도 살지 않는 섬에서 법을 만들고 시간을 기록하며 규칙적인 삶을 살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법을 적용할 사람이 없고 해가 뜨고 지는 자연의 시간 말고는 시간 구분이 필요 없는 외딴섬에서 문명 세계에서와 같은 시간에 따라 생활하는 것은 모두 무의미한 행동이다. 로빈슨 크루소는 원시 자연 속에 발을 딛고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정신적으로는 자신이 떠나온 문명 세계와 이어진 끈을 놓지 못하고, 여전히 그곳의 시간과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방드르디 이후의 세계에서 가장 큰 변화는 타인이 부재한 가운데 이루어진 로빈슨의 불완전한 통치와 고독의 문제를 일시에 해결해줄 타인이 생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방드르디를 동료가 아닌 노예이자 지배의 대상으로 생각한다. 로빈슨은 자기 뜻대로 움직여줄 방드르디가 섬에 도착함으로써 섬을 지배하고 완전한 통치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그의 의도는 완전히 실패로 끝난다. 섬의 통치와 그 정당성이 의심받던 순간에 일어난 사건이 바로 동굴의 폭발이다. 투르니에는 ‘동굴의 폭발’이라는 에피소드를 만들어냄으로써 이전의 『로빈슨 크루소』와 완전히 작별을 고한다. 동굴의 폭발은 로빈슨이 섬에서 이룬 문명의 흔적을 모두 날려버리고, 로빈슨과 방드르디의 관계마저 변화시킨 결정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자연인으로 남을 것인가, 문명인으로 되돌아갈 것인가”
이렇듯 『방드르디, 야생의 삶』은 문명인 로빈슨 크루소가 아닌 야만인 방드르디를 전면에 내세운다.

“사람들이 나에게 ‘당신의 로빈슨 크루소를 읽었어요’라고 말하면 화가 난다. 나는 로빈슨 크루소를 쓴 것이 아니라 프라이데이(방드르디)를 쓴 것이다.”

동굴의 폭발 이후 모든 것이 사라지고, 이를 통해 주인과 노예 관계가 아닌 친구 사이로 발전하는 두 사람. 오히려 로빈슨이 방드르디에게 야생의 삶을 배우게 된다. 로빈슨이 섬에 만들어놓은 문명 세계의 시간은 자연의 시간으로 돌아갔으며, 계획된 노동과 일은 놀이와 유희로 바뀌었다. 투르니에는 방드르디를 노예가 아닌 로빈슨과 동등한 관계로 끌어올리며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와 판이한, 새로운 관점에서 쓴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해간다.

‘로빈슨 크루소’ 뒤집어 보기, ‘로빈슨 크루소’ 신화의 현대적인 재해석…… 『방드르디, 야생의 삶』을 지칭하는 전형적인 한 줄 평이다.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가 인간의 자연 지배, 이성과 합리성의 승리, 식민 지배의 합리화 등 계몽주의적 이념의 정당화 도구로 해석된다면, 투르니에의 이 책은 인간의 뿌리 깊은 관습과 이성과 합리성에 대한 의문을 바탕에 깔고 문명과 야만이라는 이분법적 경계를 허물며 원시적 상상력의 힘을 가감 없이 우리에게 펼쳐 보인다. 이를 통해 단순히 로빈슨 크루소 신화의 변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로빈슨 크루소를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이 작품을 고전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이 작품의 또 다른 미덕은 문명과 자연, 인간의 고립과 고독이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주기보다는 독자들에게 수많은 물음을 제기하는, 철학적 성찰로 가득한 책이라는 데 있다. ‘로빈슨이 섬에서 얻은 깨달음은 현실에서도 실천이 가능한가?’ ‘만약 그렇다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등등 이러한 물음에 대해 저마다의 대답을 고민해본다면, 이 책을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미셸 투르니에
현존하는 프랑스 최고의 지성이자 위대한 작가. 1924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소르본대학에서 질 들뢰즈, 미셸 푸코 등과 함께 가스통 바슐라르, 장 폴 사르트르,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지적 세례를 받으며 철학을 전공했다. 이어 독일 튀빙겐대학에서 수학했으나 철학교수 자격시험에 낙방한 뒤 출판사 문학부장을 역임하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67년, 43세에 발표한 처녀작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으로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소설 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전통적 이야기 형식과 신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대사회를 조명하고 해석하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1970년 두 번째 소설 『마왕』으로 공쿠르상을 수상했으며 『동방박사와 헤로데 대왕』, 『메테오르』, 『황금 구슬』 등과 같은 신화적·종교적 상상력이 숨 쉬는 대작과 『짧은 글 긴 침묵』, 『외면일기』, 『푸른독서노트』, 『흡혈귀의 비상』, 『예찬』 등 깊이 있는 통찰이 돋보이는 산문집, 『사랑의 야찬』, 『일곱 가지 이야기』 등 철학적 성찰을 녹여낸 단편집 들을 선보였다. 1972년 이래로 아카데미 공쿠르 종신 심사위원을 맡았으며, 매년 유력한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었다. 2016년 1월 18일 세상을 떠났다.

  목차

방드르디, 야생의 삶

작품 해설 로빈슨 신화를 찾아서: 무인도와 난파자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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