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어울림'이다. 기존 곤충의 생태를 보여주는 책들이 마치 핀으로 고정한 듯한 곤충들의 나열이라면, 이 책은 푸근한 한국 농촌의 풍경 속에서 곤충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들판에 꽃이 피고, 나뭇가지에 새순이 돋아나면, 꽃에는 벌과 나비가 모여든다.
자연 속에서 저마다 한살이를 보내는 한국의 곤충들을 봄, 여름, 가을, 겨울에 걸쳐 차근히 알려준다. 호랑나비, 암먹부전나비, 칠성무당벌레, 여치, 방아깨비, 철써기, 삽사리...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어른이라면 금방 머리에 떠오를 정겨운 벌레들이다. 얼마나 섬세하고 아름다운지 절로 탄성이 나온다.
나비와 벌은 꽃과 함께 있을 때 가장 아름답고, 나방은 여름밤과 가장 잘 어울린다. 물방개와 소금쟁이, 우묵날도래와 우렁이는 물풀이 하늘거리는 얕은 연못에 있어야 제 맛이다. 책 속에 나오는 다양한 곤충들은 저마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제일 잘 어울리는 장소 속에 등장한다.
큼직한 책 크기 속에 여름밤 전봇대의 전등 옆으로 날개를 펼치고 날아드는 벌레들, 숲 속 참나무에 붙어서 나무진을 빨아먹고 있는 풍뎅이들, 가을이 되어 짝짓기를 하는 잠자리. 그리고 겨울이 와 숲과 들판은 눈으로 덮히지만, 그 안에서도 벌레는 다음 해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사계 속에서 살아가는 곤충들의 삶을 5년동안 묵묵히 취재하고 2년동안 쉴틈없이 세밀화로 옮긴 지은이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과 그 속에서 자기만의 삶을 구축하며 살아가는 곤충들의 세계를 알려주는 것, 그것이 어른의 책임이 아닐까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권혁도
1955년에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나 추계예술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습니다. 벌레들이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생명까지 작은 것은 아니며 생명 그 자체로 귀하다는 마음으로 1995년부터 지금까지 세밀화로 곤충을 그리고 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세밀화로 보는 곤충의 생활》 《세밀화로 보는 호랑나비 한살이》 《세밀화로 보는 꽃과 나비》 《세밀화로 보는 나비 애벌레》 《세밀화로 보는 사마귀 한살이》가 있으며, 그린 책으로 《누구야 누구》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동물 도감》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식물 도감》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곤충 도감》 《곤충 나들이도감》 《버섯 도감-세밀화로 그린 보리 큰도감》 《곤충 도감-세밀화로 그린 보리 큰도감》 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