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오늘의 청소년 문학 시리즈 10권. 고려 후기 화약을 들여와 개발한 최무선의 아들 최해산의 청소년 시절에 상상력을 불어넣어 재구성한 소설이다. 최해산은 조선 초기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걸으면서 화약제조법과 화약 무기를 개발하고, 왜구를 무찌르는 데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정명섭 작가는 야사에 기록된 해산의 어린 시절을 소설적 재미와 반전, 역사적 상상력을 덧입혀 모험 가득한 청소년소설로 변화시켰다.
<조선전쟁 생중계>, <조선의 명탐정들> 등 다양한 역사서를 집필한 작가답게 이 소설 구석구석에는 조선 건국 초기의 복식부터 제도와 사회 변화상이 자연스레 드러난다. 또 섬세하게 형상화된 상상의 공간 내림골은 이야기의 구조와 맞물려 마치 해산의 마음을 반영하듯 외부와 차단된 닫힌 공간에서 점차 외부와 영향을 주고받는 열린 공간으로 변화한다.
더불어 추리와 장르소설을 아우르는 작가의 지난 작품들처럼 속도감 있는 전개와 다양한 재미 요소들 역시 이 소설의 큰 특징이다. 정명섭 작가는 주인공 해산의 성장과 끊이지 않는 사건 사고를 보여주는 청소년소설에 추리소설을 읽는 것 같은 반전과 박진감 넘치는 전투 장면을 담아냈다.
독자들은 해산이 이국에서 온 소녀 ‘설린’과의 만남으로 잊고 지낸 성장의 의미를 재발견해 나가는 모습과, 온정을 주고받던 스승과 친구를 적으로 만나고 마침내 다시 마음을 확인하는 치열한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평화와 화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리뷰
화약 비법서를 빼앗으려는 일본인 스승과
그것을 지켜 조선을 구하려는 제자, 해산의 이야기
이국에서 찾아온 신비로운 소녀,
사라진 화약제조법의 비밀
역사 속에서 펼쳐지는 기발한 상상력!
“야사에 따르면 최무선은 아내에게 《화약수련법》이라는 책을 주면서 아들이 장성하거든 이 책을 읽고 화약을 계속 만들게 하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합니다. (…) 최무선은 고려에게 필요한 것이 화약이라고 믿었고, 그것을 위해 일생을 바쳤습니다. 최해산 역시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화약을 만드는 데 일생을 바쳤습니다. 최해산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록은 없으며, 이 소설은 그런 최해산의 삶에 상상력을 불어넣은 것입니다.”
믿었던 이들과 칼을 겨눈 싸움 뒤에 나누어 가진
평화와 화해, 성장의 진정한 의미
오늘의 청소년문학 시리즈의 열 번째 권인 《쓰시마에서 온 소녀》는 고려 후기 화약을 들여와 개발한 최무선의 아들 최해산의 청소년 시절을 상상력을 불어넣어 재구성한 것이다. 최해산은 조선 초기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걸으면서 화약제조법과 화약 무기를 개발하고, 왜구를 무찌르는 데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정명섭 작가는 야사에 기록된 해산의 어린 시절을 소설적 재미와 반전, 역사적 상상력을 덧입혀 모험 가득한 청소년소설로 변화시켰다.
예상치 못한 반전, 놀라운 상상력과 재미
아버지의 존재를 모르고 영주(영천)의 작은 마을 내림골에서 살아가던 해산은 계림부(경주)에서 같은 마을로 이사 온 설유와 설린 남매의 신비로움에 이끌린다. 그리고 눈처럼 하얀 얼굴에 복숭아 빛 뺨을 한 설린에게 호기심을 느껴 설유가 하는 천자문과 소학 수업에 참가하게 된다. 내림골은 산과 계곡, 강으로 둘러싸인 폐쇄적인 마을로 해산 역시 사 년 전에 이곳으로 흘러들어 온 외지인이다. 그래서 해산은 또래 친구들은 물론 마을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따돌림을 당한다. 설유의 글공부 수업과, 말을 잃어버린 소녀 설린과의 만남은 해산이 느꼈던 빈자리를 채워 주고 삶의 의미를 고민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하지만 어느 날 마을로 들이닥친 이진유가 이끄는 관군은 설유와 설린을 왜인으로 의심하면서 수사망을 좁혀 오기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이진유의 편이 되어 움직이고, 처음으로 친구가 되어 준 설유와 설린을 보호하던 해산은 실제로 그들이 왜인이었음이 밝혀지면서 혼란스러워한다. 조용하고 작은 마을에서 살던 소년의 눈앞에는 갑자기 조선인으로 변장한 왜구들이 나타나거나 어머니가 숨겨 온 아버지의 정체가 밝혀지는 등 사건이 연이어 펼쳐지고, 거대한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어떻게 어른이 되어야 하는가’라고 질문하던 소년은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과 아버지가 걸어 온 길 사이에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는 기로에 선다. 정명섭 작가는 이러한 해산의 성장 과정을 긴박한 사건 전개와 반전이라는 장르소설적인 면을 배치하여 흥미진진하게 풀어 나간다.
모든 것과 교차해 어른이 되는 순간
열다섯 해산과 같은 나이인 설린 또한 소설 속에서 격심한 성장통을 앓는 인물이다. 가문의 치욕을 갚아야 한다는 오빠의 말에 따라 아무런 의심 없이 조선에 왔지만, 믿음과 온기로 자신을 대해주는 해산을 만나며 그 ‘옳은 길’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선을 약탈해야 한다는, 화약제조법을 빼앗아야 한다는 당위에 반대해 스스로의 옳은 길을 찾아 나서게 된다. 그것은 곧 ‘어른이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라는 해산의 질문과 맞닿아 있고, 부모와 형제들이 알려 주는 방향에서 한걸음 물러서 자신의 길을 찾는 독립성의 발현이기도 하다. 온정을 베풀어 주고 마음을 나눈 이들을 배신하고 왜구들의 앞잡이로 화약제조법을 찾으려 했던 설린은 점차 평화와 화해를 도모하는 인물로 성장해 간다.
다양한 역사서로 쌓아 온 내공이 발휘된 청소년 역사소설
《조선전쟁 생중계》 《조선의 명탐정들》 등 다양한 역사서를 집필한 작가답게 이 소설 구석구석에는 조선 건국 초기의 복식부터 제도와 사회 변화상이 자연스레 드러난다. 또 섬세하게 형상화된 상상의 공간 내림골은 이야기의 구조와 맞물려 마치 해산의 마음을 반영하듯 외부와 차단된 닫힌 공간에서 점차 외부와 영향을 주고받는 열린 공간으로 변화한다. 더불어 추리와 장르소설을 아우르는 작가의 지난 작품들처럼 속도감 있는 전개와 다양한 재미 요소들 역시 이 소설의 큰 특징이다. 정명섭 작가는 주인공 해산의 성장과 끊이지 않는 사건 사고를 보여주는 청소년소설에 추리소설을 읽는 것 같은 반전과 박진감 넘치는 전투 장면을 담아냈다.
독자들은 해산이 이국에서 온 소녀 ‘설린’과의 만남으로 잊고 지낸 성장의 의미를 재발견해 나가는 모습과, 온정을 주고받던 스승과 친구를 적으로 만나고 마침내 다시 마음을 확인하는 치열한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평화와 화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멍한 눈으로 행렬을 바라보던 해산은 또래의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붉은색 배자에 가는 주름이 잡힌 옥색 치마 차림이었다. 한 가닥으로 땋은 머리를 뒤로 넘겼는데 얼굴은 눈처럼 하얀색이었고, 볼은 텃밭에서 자라는 복숭아 빛깔이었다. 해산이 입을 벌린 채 여자아이가 털컹거리는 수레를 따라 멀어져 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해산은 낯선 남자가 이끄는 행렬이 사라질 때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럼 저는 어른이 되기 힘들겠네요?”
낙담한 해산의 말에 설유가 정원 한구석에 핀 대나무를 가리켰다.
“대나무는 말이다. 어떤 때는 한 치도 자라지 않다가 어떤 때는 한 뼘이 자라기도 한단다. 고민이 많다는 얘기는 잘 클 수 있다는 뜻도 되지.”
해산이 잠자코 듣는 것을 본 설유가 덧붙였다.
“물론 고민하는 것만으로는 어른이 될 수 없단다.”
“그럼요?”
“행동도 해야지. 움직여야 할 때 움직이는 게 바로 어른이란다.”
옆에 있던 야스꼬의 말에 요시무라가 버럭 화를 냈다.
“이런 기회가 쉽게 오는 줄 아느냐? 화약을 손에 넣지 못하면 우리는 영원히 고려, 아니 조선에 굽실거려야 한단 말이다.”
“그냥 교역해도 되잖아요.”
“야스꼬, 저놈들이 우릴 사람 얼굴을 한 짐승 취급하는 걸 잊었느냐? 교역을 하더라도 우리가 힘이 있어야 저들이 깔보지 않는 법이란다. 조선이 새로 들어섰으니 힘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우리 쓰시마를 공격할 게 뻔하다. 며칠 동안 조선 사람 노릇하더니 진짜 조선인이 된 거냐?”
요시무라의 말에 충격을 받은 야스꼬가 고개를 돌렸다.
작가 소개
저자 : 정명섭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글은 남들이 볼 수 없는 은밀하거나 사라진 공간을 얘기할 때 빛이 난다고 믿는다. 아울러 인간과 역사가 들려주는 잔혹하고 은밀한 뒷얘기들을 사랑한다. 2006년 을지문덕을 주인공으로 하는 역사추리소설 『적패』 1, 2를 발표했다. 종군기자 출신인 태상호 작가와 함께 밀리터리 스릴러 『케이든 선』을 공동으로 집필했으며, 『김옥균을 죽여라』, 『폐쇄구역 서울』, 『좀비 제너레이션』, 『조선변호사 왕실소송사건』, 『별세계 사건부』 등을 발표했다. 2013년 제1회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16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NEW 크리에이터상을 수상했다. 2017년 현재 한국미스터리작가모임과 무단 : 무경계 작가단에서 활동 중이다.
목차
1. 불타는 배
2. 붉은 배자를 입은 아이
3. 거북바위
4. 핏빛 그림자
5. 인연
6. 기습
7. 등 뒤의 칼
8. 위대한 유산
9. 전쟁
10. 어른으로 가는 길
11. 약속
작가의 말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