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좋은책어린이 저학년문고 시리즈 62권. 집의 소중함과 가족의 사랑을 깨닫게 해 주는 동화이다. 극성맞은 다섯 살 쌍둥이 동생들에게 치이고, 쌍둥이 키우랴 살림하랴 지쳐 있는 엄마에게 늘 뒷전인 현재. 소담이 생일파티에 초대를 받아 갔는데, 엄마가 준비해 준 선물 때문에 망신을 톡톡히 당한다.
작년에 현재가 다른 친구에게 받은 일기장을 포장만 새로 했던 것이다. 그것도 카드까지 그대로 넣은 채로. 덕분에 친구들로부터 ‘재활용맨’이란 소리까지 듣는다. 여태껏 쌓인 불만들이 한꺼번에 폭발해 버린 현재는 가출을 결심한다. 하지만 막상 집을 나오니 어디로 갈지 막막하기만 한데….
출판사 리뷰
당찬 어린이의 유쾌한 반란!초등학교 3학년 현재가 가출했다. ‘저를 찾지 마시고 동생들이랑 행복하게 사세요.’라는 쪽지를 남겨 두고서. 그런데 쪽지는 일부러 엄마 눈에 잘 띄도록 자기 방 거울에 붙여 두었다. 현재의 마음은 무엇일까? 왜 집을 나가겠다는 어마어마한 결심을 했을까? 결정적 사건은 현재가 좋아하는 여자 친구, 소담이의 생일 파티에서 일어났다. 엄마가 준비해 준 선물 때문에 친구들에게 망신을 톡톡히 당하고, 소담이에게 큰 실망을 안겨 주었다. 뭐, 엄청난 사건이긴 한데, 그걸 가지고 어린 아이가 가출까지 결심하나 싶지만, 현재에게는 제법 심각한 일이었고 그동안 엄마에게 쌓인 게 많았던 것이다. 어린 쌍둥이 동생이 태어나면서 현재는 엄마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졌고(물론 현재 생각이지만), 심지어 다른 엄마들이 시험을 망치고 오면 공부 시키느라 들들 볶는 것도 조금은 부러웠던 모양이다. 게다가 철없고 어린 쌍둥이 동생들은 허구한 날 같이 놀자고 조르질 않나, 하루가 멀다 하고 현재의 물건들을 망가뜨려서 곤경에 빠뜨리기 일쑤니 현재로서는 현실 도피의 방법으로 ‘이 집을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도 같다. 비록 열두 시간 만에 물거품이 돼 버렸지만, 현재의 가출은 제법 의미가 있어 보인다. 엄마, 아빠와 함께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가출을 권할 마음은 없지만, 집 나갈 생각을 한 것 자체가 나쁘다거나 ‘가출’이라는 단어를 금기시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가족끼리 서로의 마음을 살피고 보듬어 주는 계기가 되어 줄 수 있다면!
심각한 문제, 매듭이 꼬이기 전에 풀어냈으면 집을 벗어나면 새로운 세상이 있을 것만 같고, 우리 집에서 내가 없어지면 엄마든 누구든 가족들이 괴로워할 거란 생각에 ‘가출’이라는 짜릿한 상상을 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청소년 가출이 심각하다는 소리가 들린 것은 이미 오래고, 어린이 가출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이 책의 주인공 현재도 자기가 없어지면 엄마가 괴로워할 거란 생각에 가출을 감행했다. 처음엔 집에서 챙겨 나온 간식을 먹으며 공원에서 맘껏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집에 있는 가족들을 떠올린다. 자기가 남긴 쪽지를 읽고 엄마가 미친 듯이 동네를 헤매고 다니는 모습, 낚시 갔던 아빠가 황급히 자기를 찾으러 경찰서로 향하는 모습, 할머니가 이씨 집안 장손이 없어졌다고 땅을 치고 엉엉 우시는 모습을 상상한다. 가족들에게 어린아이다운 깜찍한 형벌을 내리고 있는 셈이다. 자의는 아니었지만 현재는 열두 시간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다행스러운 일인데, 그걸로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가출을 했다 돌아오면 집 나가면 고생이다, 집만큼 편한 곳이 없다는 걸 깨달았으니 그걸로 그만일까? 우리는 아이가 가출을 결심한 이유를 잘 들여다보아야 한다. 어른이 생각하기엔 별일 아닐지 모르는 각자의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중 대부분은 감당하기 힘든 현실을 회피하고 싶거나 가족으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더 받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눈앞에 펼쳐진 문제들을 단번에 해결할 수 없다 해도, 아이의 눈높이에서 함께 문제를 바라보고 이를 개선하려는 가족들의 노력이 있다면 가출이라는 심각한 문제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매듭이 꽁꽁 꼬이기 전에는 쉽게 풀리는 것처럼.
나는 집을 떠나기로 했다.가출 시간은 내일 아침 7시 30분!
가방 속에 소시지랑 초콜릿, 과자를 챙겼다.
옷이랑 팬티도 넣었다.
휴대전화는 위치 추적이 되니까 금물!
엄마랑 동생들이 항복할 때까지 절대 돌아오지 않을 거다!
극성맞은 다섯 살 쌍둥이 동생들에게 치이고, 쌍둥이 키우랴 살림하랴 지쳐 있는 엄마에게 늘 뒷전인 현재. 소담이 생일파티에 초대를 받아 갔는데, 엄마가 준비해 준 선물 때문에 망신을 톡톡히 당한다. 작년에 현재가 다른 친구에게 받은 일기장을 포장만 새로 했던 것이다. 그것도 카드까지 그대로 넣은 채로. 덕분에 친구들로부터 ‘재활용맨’이란 소리까지 듣는다. 여태껏 쌓인 불만들이 한꺼번에 폭발해 버린 현재는 가출을 결심한다! 막상 집을 나오니 어디로 갈지 막막하기만 한데……. 비록 열두 시간 만에 물거품이 된 가출이지만, 현재에게 가족과 집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준 특별한 사건이다.
[추천 포인트]
· 초등 교과 연계
3~4학년군 국어③가 2. 회의를 해요 / 통합 1~2학년군 가족1 1. 우리 가족
· 집의 소중함과 가족의 사랑을 깨닫게 해 줍니다.
· 또래 어린이, 자녀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나는 집을 떠나기로 했다. 예전에도 숙제를 한 공책에 낙서하고 교과서를 찢어 종이비행기를 만드는 동생들 때문에 집을 나가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참았다. 그런데 결국 엄마 때문에 이 집을 떠나게 된 것이다. 엄마한테 소담이를 좋아한다는 비밀까지 알려 줬는데 깜빡깜빡하다니! 이건 연준이 녀석이랑 똑같다. 눈물 콧물 흘리며 후회하게 만들어 줄 거다. 신발도 신지 않고 머리를 풀어 헤친 채 온 동네를 내 이름 부르며 찾아다니게 할 거다.
가출 시간은 내일 아침 7시 30분으로 정했다. 토요일이니 모두들 쿨쿨 자고 있을 거다.
나는 공책을 꺼내서 매직으로 커다랗게 ‘나의 가출 지도’라고 썼다. 휴대전화로 우리 동네 주변을 검색했다. 공원과 편의점, 찜질방 위치까지 자세하게 나와 있었다. 공책에 중요한 장소를 그리고, 지하철 노선도와 버스 정류장도 표시해 두었다. 그러고 보니 보물지도처럼 멋져 보였다.
누굴 찾아갈까? 연준이? 연준이네는 절대 가면 안 된다. 입 싼 연준이가 우리 엄마한테 다 일러바칠 테니까. 수원 할머니? 나를 안심시켜 놓고 아빠한테 몰래 전화를 할 게 뻔하다. 일단 우리 동네에서 멀리멀리 벗어나야 한다. 최종 목적지는 그때 정해도 늦지 않다. 떠나기 전에 소담이는 한 번 만나고 갈까? 생일 선물 사건에 대해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고 가야 하지 않을까? 소담이를 떠올리자 마음이 아팠다. 다시 소담이를 볼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나는 가방 속에 든 책을 우르르 쏟고 소시지랑 초콜릿이랑 과자를 챙겼다. 옷이랑 팬티도 넣었다. 휴대전화는 위치 추적이 되니 절대 안 된다. 아쉽지만 휴대전화는 책상 위에 올려놓고 그 대신 게임기를 챙겼다.
장식장 위에 있던 돼지 저금통을 찢었다. 2만 3750원.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적었다. 이 돈으로 며칠을 버틸 수 있을까? 베란다에 엄마가 사다 놓은 육포도 챙기고 우유랑 주스도 몰래 넣었다. 동생들이 먹는 비타민 젤리도 넣었다. 영양실조로 쓰러지면 나만 손해니까. 엄마랑 동생들이 항복할 때까지 이 집으로 절대 돌아오지 않을 거다.
가출 지도를 그리고 나니 10시가 넘었다. 혹시 내가 가출한지도 모를 엄마를 위해 흔적을 남겨 두기로 했다.
‘저를 찾지 마시고 동생들이랑 행복하게 사세요.“
이런 편지는 짧을수록 충격이 센 법이다.
나는 일부러 눈에 잘 띄는 거울에 붙인 다음 이불을 덮었다.
오늘이 이 집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다.
작가 소개
저자 : 박혜선
1992년 새벗문학상에 동시 ‘감자꽃’이, 2003년 푸른문학상에 동화 ‘그림자가 사는 집’이 당선되었습니다. 제1회 연필시문학상과 제15회 한국아동문학상을 받았고, 동시 ‘아버지의 가방’이 중등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개구리 동네 게시판>, <텔레비전은 무죄>, <위풍당당 박한별>, <백수 삼촌을 부탁해요>, 동화책 <저를 찾지 마세요>, 그림책 <신발이 열리는 나무>, <내가 엄마 할 거야> 등이 있습니다.
목차
쌍둥이 동생 4
재활용맨 12
가출 지도 22
도망 도망 도망자 32
고마운 배신자 48
우리 집 58
작가의 말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