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제7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두 엄마를 잃은 한 아이의 성장통을 묵직하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작품이다. 70, 80년대의 사실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요즘 아이들 누구라도 공감할 만한 ‘엄마’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풀어냈다.
특히 전북중앙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오랫동안 소설을 써 온 이종혁 작가가 아들에게 꼭 한 번 들려주고 싶었던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풀어 낸 작품이기에 시공간을 뛰어넘어 지금의 아이들에게도 뛰어난 감동을 전해 줄 것이다.
창혁이는 아빠와 함께 병원으로 향한다. 퇴원하는 엄마를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서였다. 아빠 등에 업힌 엄마의 어깨로, 핏기 없는 입술로 벚꽃이 떨어지는 모습은 창혁이의 머릿속에 깊숙이 남아 언젠가 꼭 이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리라 다짐한다.
그림 실력이 뛰어났던 창혁이는 반 대표로 사생 대회에 나가게 되지만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얼마 안 있어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 1년 뒤, 창혁이네 집에 낯선 여자가 찾아온다. 아빠가 데려온 새엄마였다. 창혁이는 새엄마의 말소리도, 미소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진짜 엄마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엄마를 골탕 먹이기 위해 양은 대야를 엿장수에게 팔아 버리기도 하고, 반 토막 난 개구리를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놓아두기도 한다. 그리고 감나무 위에서 새엄마 얼굴에 연탄재를 던지다가 떨어져 정신을 잃는 사태까지 벌어지는데…. 창혁이는 새엄마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출판사 리뷰
제7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엄마의 자리를 지키려는 아이의
안타까운 몸부림과 가슴 아린 성장통!
엄마를 떠나보내고 새엄마를 맞은 열 살 전후의 남자아이가 겪는 심리적 갈등이 생생히 살아 있다. 새엄마로 인해 빚어지는 갈등을 풀어 가는 서사적 힘이 대단하다.
- 심사위원(이주영, 송언, 이상권, 박정애, 김기정)
제7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엄마의 크레파스>는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두 엄마를 잃은 한 아이의 성장통을 묵직하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작품이다. 최근 몇 년 간 문학상에 응모되는 작품들이 주로 가벼운 판타지 동화 위주여서 심사위원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당선된 <엄마의 크레파스>는 70, 80년대의 사실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요즘 아이들 누구라도 공감할 만한 ‘엄마’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풀어내어 대상 수상의 영광을 안을 수 있었다.
특히 전북중앙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오랫동안 소설을 써 온 이종혁 작가가 아들에게 꼭 한 번 들려주고 싶었던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풀어 낸 작품이기에 시공간을 뛰어넘어 지금의 아이들에게도 뛰어난 감동을 전해 줄 것이다.
‘엄마’라는 이름 하나로 풀어낸 흡입력 있는 서사!
“만약 제가 엄마를 지켜 주지 못한다면 이 세상 누구도 엄마를 지켜 주지 못할 거 같아요. 그건 절대로 옳은 일이 아니잖아요.”
<엄마의 크레파스>는 세상을 떠난 엄마의 자리를 새엄마에게 내어주지 않으려는 아이의 간절한 몸부림이 독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 작품이다. 아이들에게 엄마가 왜 좋으냐고 묻는 것처럼 어리석은 질문이 또 있을까. 엄마는 아이들에게 그 이름만으로도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절대적인 존재이다. 주인공 창혁이가 새엄마를 쫓아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이유도 새엄마가 딱히 싫어서라기보다는 단지 우리 엄마가 아니기 때문이다.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 없는 이 논리는 창혁이를 움직이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고, 엄마에 대한 그리움에 비례해 새엄마를 향한 반감을 점차 키워 간다. 그리고 급기야 새엄마가 사용하는 양은 대야를 엿과 바꿔 먹고, 반 토막 난 개구리를 집 안에 흩뿌려 놓는 것도 모자라, 새엄마 얼굴을 향해 연탄재를 던지는 사태까지 이른다. 하지만 독자들은 점점 도를 넘는 창혁이의 행동을 보고도 대 놓고 질타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처지에 놓인다. 그 이유는 창혁이의 행동이 엄마를 향한 간절한 그리움과 끝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무슨 짓을 저질러서라도 새엄마를 반드시 집에서 내쫓고 엄마의 자리를 지키고 말겠다는 창혁이의 절규는 실제로 엄마를 잃어 본 경험이 없는 독자라도 누구나 공감할 만큼 인간의 보편적인 감성을 건들인다. <엄마의 크레파스>는 ‘엄마’라는 절대적인 존재를 통해 단숨에 책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 있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엄마의 기억을 하얀 색감과 비누 향기 속에 녹여 낸 감각적 문체!
<엄마의 크레파스>는 오랫동안 소설을 써 온 작가의 감각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색감과 향기로 엄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여 독자들에게 애틋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창혁이에게 엄마는 하나의 풍경으로 다가온다. 엄마가 퇴원하던 날, 엄마의 입술 위로, 엄마의 이마 위로, 엄마의 어깨 위로 떨어지던 새하얀 벚꽃 이파리들, 엄마가 숨을 거두던 날 땅에 차곡차곡 쌓여 가던 하얀 앵두꽃, 꽃상여가 지나는 자리마다 떨어지던 하얀 종이꽃의 흰색은 창혁이가 엄마를 떠올리는 하나의 상징적 이미지로 작품 전체를 지배한다. 또 공중목욕탕에서 엄마 품에 안겨 목욕하던 날, 엄마 몸에서 나던 다이알 비누 향기는 창혁이의 기억 속에 각인된다. 그 뒤로 창혁이는 다이알 비누 향기를 맡을 때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을 것 같은 엄마의 모습을 떠올린다. 작가는 뛰어난 색감으로, 비누 향기로 엄마를 기억하게 하는 장치를 통해 독자들에게 감각적인 글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내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 어느 겨울날, 공중목욕탕에서 엄마 품에 안겨 목욕을 하던 그때. 엄마 몸에서는 다이알 비누 향기가 났다. 빨간 예쁜이 비누 냄새보다 훨씬 좋은 그 냄새. 엄마는 부드러운 손으로 내 몸 구석구석에 비누를 칠하고 나를 깨끗이 씻겨 주었다. 머리도 감겨 주고, 세수도 시켜 주고, 코도 풀어 주고, 귓구멍도 씻겨 주고, 목도 닦아 주고, 등도 밀어 주고, 손발과 고추도 닦아 주었다. 그 모든 풍경들이 엄마의 냄새가 되어 기억의 문을 두드렸다. 그 순간 내 눈에서는 끝내 참았던 눈물 한 방울이 투둑 떨어졌다.
- ‘안녕, 엄마’ 중에서
“창혁아.”
“네.”
“넌 새엄마의 어디가 그렇게 안 좋니?”
아빠는 부지런히 페달을 밟으면서 물었다. 아빠의 질문에 나는 잠시 생각해 보았다.
‘그 여자의 어디가 그렇게 안 좋더라?’
희한하게도 딱히 어디가 안 좋다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우리 엄마가 아니잖아요.”
잠시 뒤 내가 찾아낸 답은 이것이었다. 나는 이제껏 그 여자를 우리 엄마라고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바로 그 점이 내가 그 여자를 싫어하는 이유인 것 같았다.
- ‘가출’ 중에서
목차
1. 꽃길
2. 봄날의 풍경
3. 안녕, 엄마
4. 여우 꼬리 불꽃
5. 그 여자를 쫓아내야 해!
6. 왕자표 크레파스
7. 뱀 장수 할아버지
8. 가출
9. 토끼몰이
10. 코끼리 산의 오두막집
11. 엄마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