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풍요의 시대에도 삶이 불안해진 이유를 자본주의 이전의 역사에서 묻는다. 마르크스를 혁명가가 아닌 역사학자로 소환해, 인류사를 계급투쟁이 아니라 가족공동체가 생활수단과 생산수단을 확보하며 자립해 온 과정으로 재해석한다. 생산력의 발전을 개인의 자립 정도로 읽어내며 오늘의 위기를 역사적 문제로 짚는다.
교조적인 역사 발전 단계론을 벗어나 마르크스 원전에 충실한 보편적 역사 법칙을 제시한다. 유럽을 넘어 아시아적 생산양식까지 포괄하며, 임금 노동 체제를 종착지가 아닌 극복의 과제로 규정한다. 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공동체와 인간의 자립 가능성을 사유하게 하는 책이다.
출판사 리뷰
풍요의 시대, 우리의 삶은 왜 불안해졌는가?
역사의 법칙에서 길어 올린 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대안
“결국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희망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예속을 거부하고 자립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이며,
역사는 항상 그 방향으로 흘러왔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자본 이전의 세계’, 즉 자본주의가 등장하기 전 인류 사회가 어떤 내적 논리에 의해 형성되고 변화해왔는지를 정밀하게 추적하고 있다. 저자는 그동안 혁명가나 경제학자로만 알려졌던 마르크스를 탁월한 ‘역사학자’로 소환하여, 인류 역사를 단순히 계급투쟁의 기록이 아닌 ‘가족공동체’가 ‘생활수단’과 ‘생산수단’을 확보하며 점진적으로 자립해나가는 과정으로 재정의한다. 특히 생산력의 발전을 단순한 물질적 풍요나 기술의 진보로만 보지 않고, 공동체의 구속으로부터 개인이 얼마나 독립적인 주체로 성장했는지 파악하는 독창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저저는 과거 역사가 박제된 지식이 아니라 현대 사회의 심각한 저출산과 경제적 위기를 해결할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다고 주장한다.
출간의 목적과 의의
이 책은 교조적인 역사 발전 5단계설의 도식성에서 탈피하여, 마르크스 원전의 논리에 충실한 보편적 역사 법칙을 정립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학술적으로는 유럽의 사례에만 국한되었던 기존의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을 넘어, 아시아적 생산양식을 포함한 인류사의 전개 과정을 하나의 통일된 체계로 설명해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또한 현대인이 겪는 근원적인 삶의 불안정이 단순히 개인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생산자와 생산수단이 역사적으로 ‘절단’된 구조적 모순에서 기인함을 논리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이는 오늘날의 사회적 위기를 역사적 연속성 위에서 진단하고, 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공동체 모델을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튼튼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해준다는 면에서 출간에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책의 내용
인류 역사는 개별 인간이 공동체적 예속 상태를 탈피하여 노동을 통해 자립적인 주체로 이행해가는 거대한 여정이다. 자본주의 이전의 세계에는 토지라는 생산수단에 대해 영주와 공동체, 그리고 농민 등의 권리가 겹겹이 쌓여 나타나는 이른바 ‘중층적 소유구조’가 존재했다. 이러한 구조는 비록 신분제적인 수탈을 전제로 했으나, 역설적으로 생산자가 생산수단과 단단히 결합되어 자신의 삶을 직접 꾸려가는 ‘경영자’로서의 지위를 보장받게 했다. 덕분에 사람들은 거친 역사의 파도 속에서도 가족을 부양하고 삶을 재생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근대 자본주의는 이 촘촘하고 복잡한 소유의 그물망을 해체하고 소유권을 명확하게 단순화하는 과정에서 생산자를 생산수단으로부터 완전히 분리시켰다. 이로 인해 현대인은 과거보다 훨씬 높은 생산력을 보유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재생산할 물리적 토대를 상실한 채 오직 시장의 논리에만 휘둘리는 ‘불안정한 임금 노동자’로 전락하게 되었다. 저자는 노예제나 농노제와 같은 과거의 예속 단계를 인류가 더 높은 자립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필연적인 이행기라고 분석한다. 결과적으로 지금의 임금 노동 체제 역시 인류 역사의 종착지가 아니라, 우리가 더 높은 수준의 자유와 새로운 공동체적 결합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통과하고 극복해야 할 역사적 과제임을 강조한다.
이 책은 한 개의 표와 한 개의 그림을 통해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역사이론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걸 목표로 한다.
소경영생산양식이, 달리 표현하면 소경영을 행하는 ‘개인’이 자립하고자 할 때 거기에는 두 가지의 논리적 관계가 존재한다. 하나는 타인을 예속시켜서 자립하는 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타인에게 예속되어 그 도움을 받아 자립하는 과정이다.
노동을 매개로 단순히 부속되어 있는 경우에서 소유자로 나아가는 경우가 인류사의 전개과정이자 토지와의 결합의 정도가 높아지는 과정이다. 자본주의적 생산의 전개가 생산자와 생산수단 간의 분리 관계의 확대재생산을 의미한다면, 전(前)자본주의적 생산의 전개는 그와 대비되어 생산자와 생산수단 간의 결합이, 통일이 보다 공고해지는 과정을 의미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손민석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과거 열정적인 민족주의자로서 “우리는 왜 식민지로 전락했는가”라는 뼈아픈 질문에 대한 해답을 구하던 중 마르크스를 만났다. 마르크스 앞에는 철학자, 경제학자, 혁명가 같은 다양한 수식어가 붙지만 그는 누구보다 탁월한 ‘역사학자’였다. ‘역사학자 마르크스’의 시선에서 근대 세계의 형성을 해명하며 그 너머를 모색하고자 한다. 현재 인문사회과학 아카데미 ‘필로버스’에서 역사이론을 주제로 강의를 하며, 「매일노동뉴스」 등에 한국 정치를 비평하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지록위마의 시대』(얼룩소, 2024), 『우리는 왜 대통령만 바라보았는가』(마인드빌딩, 2025) 등이 있으며,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근대사회론을 분석한 『머리 없는 국가』, 뉴라이트 역사이론을 비판한 『뉴라이트 열전』(가제) 등을 출간할 예정이다. 이 책 『자본 이전의 세계』를 시작으로, 아시아인의 관점에서 근대를 재해석하고 이론화하는 작업을 지속하고자 한다.
목차
-머리말/요약
제1부 중층적 소유구조의 동학(動學) : 전(前)자본제 사회의 소유구조와 그 해체의 역사이론
제1장 『자본주의적 생산에 선행하는 제형태』에서의 본원적 소유: 인간과 자연 간의 물질대사의 관점에서·47/ 제2장 본원적 소유와 2차적 소유의 논리적 관계·169/ 제3장 공동체 내부의 인간과 인간 간의 사회적 관계 : 엥겔스의 『반뒤링론』을 중심으로·194/ 제4장 아시아적 경로의 설정 : 『자술리치에게 보내는 편지』를 중심으로·224/ 제5장 본원적 축적과 마르크스의 매뉴팩처론·340
제2부 원시공산제에서 임금농노제로
제1장 원시공산제, 가족관계를 매개로 확장되는 노동의 공동체·390/ 제2장 노예제, 자신의 의지를 외부에 반영시킬 수 없는 존재·439/ 제3장 농노제 노동을 매개로 자기 자신과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존재·500
결론장 임금노예제에서 임금농노제로의 이행을 향하여 : 초기 자본주의 혹은 전기적 자본주의론·545
결론 : 임금노예제의 임금농노제로의 이행 574
-참고문헌/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