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쉬는시간 청소년 시선의 열 번째 책으로 박희선 시인의 청소년 시집 『너는 아직 어른이 돼 보지 않았지만』이 출간되었다. 두 딸과 한 아들의 엄마이자, 오랫동안 학교에 근무하며 청소년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그들의 시간을 지켜본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엄마가 자녀에게 건네는 편지’라는 테마로, 자라는 이와 바라보는 이 사이에서 흐르는 마음의 빛을 정직하고 다정하게 담아냈다.
이 시집은 엄마가 자녀에게 건네는 편지이자, 먼저 살아 본 사람이 뒤에 살아가는 이에게 전하는 마음의 지도에 가깝다. 암 검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날, “아직 입시도 못 치른 딸들과/군대도 보내야 하는 아들에게/수능 날 도시락도 못 싸 줄까 봐”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별의별 날」), 아이들의 젖니와 탯줄과 배냇저고리를 보물 상자처럼 간직한 시간의 기록(「아직 못 부친 편지 1」), 갱년기와 사춘기라는 두 활화산이 집 안에서 충돌하고 불꽃을 튀기는 풍경(「갱년기 대 사춘기」), 그리고 “천천히 빨리”라는 난해하지만 사랑이 가득한 엄마의 말(「천천히 빨리, 빨리 천천히」)까지. 이 시집 곳곳에는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지켜보며, 서로 때문에 아프고 서로 때문에 자라나는 순간들이 촘촘하게 박혀 있다.
출판사 리뷰
꼰대라고 해도 괜찮아
엄마 말도 좀 믿어 볼래
나이 들어 보면, 늙고 나면
뒤늦게 알게 되는 게 있어서
제발 내 말 한번 믿어 보고
더 푸르게, 더 빛나게 살아 보길 바라
“울지 말고 힘차게
오래도록 새롭게 있어 줘
알겠지? 엄마 말 꼭 기억해”
아직 부치지 못한 엄마의 편지, 박희선 시인의 청소년 시집
쉬는시간 청소년 시선의 열 번째 책으로 박희선 시인의 청소년 시집 『너는 아직 어른이 돼 보지 않았지만』이 출간되었다. 두 딸과 한 아들의 엄마이자, 오랫동안 학교에 근무하며 청소년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그들의 시간을 지켜본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엄마가 자녀에게 건네는 편지’라는 테마로, 자라는 이와 바라보는 이 사이에서 흐르는 마음의 빛을 정직하고 다정하게 담아냈다. 박희선 시인은 “세 아이의 엄마로/수많은 아이의 선생으로 살아오며/나는 성인이 되기 전의 순간이 얼마나 찬란한지 본다”(「시인의 말」)며, 아이였던 자신과 아직 아이인 청소년들에게 시의 언어로 말을 걸고 있다.
이 시집은 엄마가 자녀에게 건네는 편지이자, 먼저 살아 본 사람이 뒤에 살아가는 이에게 전하는 마음의 지도에 가깝다. 암 검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날, “아직 입시도 못 치른 딸들과/군대도 보내야 하는 아들에게/수능 날 도시락도 못 싸 줄까 봐”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별의별 날」), 아이들의 젖니와 탯줄과 배냇저고리를 보물 상자처럼 간직한 시간의 기록(「아직 못 부친 편지 1」), 갱년기와 사춘기라는 두 활화산이 집 안에서 충돌하고 불꽃을 튀기는 풍경(「갱년기 대 사춘기」), 그리고 “천천히 빨리”라는 난해하지만 사랑이 가득한 엄마의 말(「천천히 빨리, 빨리 천천히」)까지. 이 시집 곳곳에는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지켜보며, 서로 때문에 아프고 서로 때문에 자라나는 순간들이 촘촘하게 박혀 있다.
박희선 시인은 아이들의 시간이 얼마나 불안하고 빛나는지를 이해하는 시선으로, 청소년의 유년기와 사춘기를 조용히 쓰다듬는다. “너는 아직 어른이 돼 보지 않았지만/엄마는 어려 봤잖아”(「엄마 말도 좀 믿어 볼래」)라는 시구처럼, 시인은 경험을 앞서 산 어른으로서 자녀에게 건네는 말에 따뜻한 유머와 깊은 체온을 실어 보낸다. 늙어 봤기에 청춘이 부럽고, 어려 봤기에 어른의 시간이 그립다는 역설 속에서, 이 시집은 지나온 시간과 다가올 시간 모두를 품어 안는 법을 보여 준다.
이 시집에서 엄마는 아이들을 ‘키우는’ 사람이기보다, 아이와 함께 ‘자라는’ 사람이다. 학교가 무너져 내릴 듯 힘겨웠던 딸, 일진처럼 보이고 싶어 위태롭게 흔들리던 아들, 매일 문을 걸어 잠그며 사춘기를 통과하던 아이들. 그러나 모두의 성장 뒤에는 어김없이 그들을 믿고 기다린 누군가가 있다. 시인은 산문 「학교 가고 싶어」에서, 딸이 국악기 피리를 만나 다시 학교에 가고 싶어진 순간을, 아들이 어른 흉내로 서툴게 몸부림치다가도 마침내 혼자가 아니란 사실을 깨닫게 된 시간을 따뜻하게 회상한다. 동시에 “아직 학교가 가기 싫은 학생들이 있다면 꼭 가고 싶어야 하는 건 아니”라며, 마음의 축이 기울어진 아이들을 위한 깊은 이해와 위로를 건넨다.
이 시집은 또한 엄마의 시간을 담아낸 기록이다. 아빠가 돌아가신 뒤 무너져 내리던 어린 날의 기억, 병원에서의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상상만으로도 조각나는 미래, 엄마의 희생을 닮고 싶지 않다 다짐하면서도 끝내 닮아 가는 자신. 아이를 키우며 시를 쓰지 못했던 시간, 가족이 깨질까 두려워 마음을 단단히 붙잡았던 순간들. “내 온 사랑을 줄 시간이 있으니 지금이 참 좋다”는 고백처럼, 박희선 시인은 고비와 상실을 지나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청소년들에게 말을 건넨다.
『너는 아직 어른이 돼 보지 않았지만』은 결국 사랑을 흘려보내는 법에 대한 시집이다. 앞서 살아 본 사람이 뒤에 오는 이에게 경험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제발 내 말 한번 믿어 보고/더 푸르게, 더 빛나게 살아 보길 바라”(「엄마 말도 좀 믿어 볼래」) 하고 조심스럽게 건네는 희망의 노래다. 세대와 세대 사이에서 오가는 다정한 신호들, 불완전한 마음들이 서로에게 기대며 서서히 단단해지는 과정, 자라는 아이와 그 아이를 바라보며 함께 자라는 엄마의 온기가 이 시집 전체에 온전히 스며 있다.
이 시집을 읽는 동안 독자는 ‘너’이기도 하고 ‘엄마’이기도 하다. 아직 어른이 되어 보지 않았지만, 환하게 피어나는 청춘의 마음. 이미 어른이 되어 버렸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싶은 마음. 이 두 마음이 한자리에 앉아 서로를 바라보고 손을 맞잡는다. 『너는 아직 어른이 돼 보지 않았지만』에는 그렇게 서로를 키우는 사랑이 있다. “누군가는 자라고, 누군가는 지켜본다. 그 두 자리가 모두 내 자리였다”는 시인의 말처럼, 이 시집은 누군가의 성장을 오래 바라본 사람이 쓴 가장 조용한 응원이다.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았던 날들마저 언젠가는 지나가고, 함께 웃으며 다시 학교로 향하게 되는 날들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 시집은 아직 어른이 되어 보지 않은 청소년에게, 이미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자라는 모든 사람에게 말을 건넨다. 때때로 마음이 쪼그라들더라도 다시 펴 보고, 오래 멈춰 있던 사랑을 다시 흘려보내고, 서로를 바라보며 함께 자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너는 아직 어른이 돼 보지 않았지만』은 그 마음이 어떻게 한 문장 안에서 흔들리고 빛나는지를 보여 주는 다정한 기록이다.
조직 검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날
결과가 나오는 일주일이
십 년은 되는 것 같아
아직 입시도 못 치른 딸들과
군대도 보내야 하는 아들에게
수능 날 도시락도 못 싸 줄까 봐
입대 날 눈물 배웅도 못 할까 봐
결혼식에 혼주 자리가 비어 있을까 봐
손주가 태어나면 산바라지는 누가 해 주나
별의별 걱정은
암보다
무섭고
서글프고
아팠다
―「별의별 날-병원에 다녀온 엄마의 독백 2」 전문
아빠 지갑 속에 너는
유치원생, 중학생, 고등학생이기도 해
돈이 들어왔다 나가며 지갑은 낡아지고
돈은 있다가도 없다가도 하지만
너는 오래 또 새롭게 끄떡없이 살고 있어
그것도 가장 깊고 소중한 곳에
엄마 보물 상자 속에 너는
할머니 댁 지붕 위에 얹어진 젖니가 되어
오랫동안 반가운 까치를 불러들이고
탯줄도 손톱도 배냇저고리도
세월이 지날수록 더 새롭지
아빠 지갑 속에, 엄마 보물 상자에 담겨
언젠가 엄마 아빠가 사라진 세상에서도
너희는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해져 빛날 때까지
울지 말고 힘차게
오래도록 새롭게 있어 줘
알겠지? 엄마 말 꼭 기억해
―「아직 못 부친 편지 1-딸에게, 그리고 아들에게」 전문
너는 아직 어른이 돼 보지 않았지만
엄마는 어려 봤잖아
너처럼 어렸을 때는 나도 몰랐는데
나이 들어 가며 어렸을 때가 그립더라
너의 지금이 푸르고 맑아서 좋아
넘어져도 발딱발딱 일어서는 청춘이 부럽단다
너는 늙어 보지 않았지만
엄마는 젊어도 봤잖아
학교 가기 싫고 친구랑 노는 것만 좋고
엄마 잔소리는 싫고 친구랑 수다는 좋지
늙어 가며 엄마는 학교에 다시 가고 싶고
기억이 흐린 할머니를 젊은 엄마로 만들어
다시 티격태격 말다툼하고 싶어
꼰대라고 해도 괜찮아
엄마 말도 좀 믿어 볼래
나이 들어 보면, 늙고 나면
뒤늦게 알게 되는 게 있어서
제발 내 말 한번 믿어 보고
더 푸르게, 더 빛나게 살아 보길 바라
―「엄마 말도 좀 믿어 볼래」 전문
작가 소개
지은이 : 박희선
시골의 바람과 흙 내음 속에서 자란 나는 유난히 여리고 조용한 아이였다. 지금은 어른의 이름으로 세상을 살며 때로는 단단한 척도 하지만 시 앞에서는 여전히 마음이 어린 빛으로 드러난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오래 아이들 속에 머물다 보니 나이보다 마음이 먼저 청춘으로 물들었다. 요즘은 대학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며, 한글과 함께 보람된 날들을 살고 있다. 시집 『아니무스 아니무스』를 펴냈다.
목차
1부 엄마 어릴 적 이야기 하나 해 줄게
어떤고
닭 다리
뒷배가 좋아
우리들의 무심천
박하 아닌 민트이고 싶어
별의별 날
투병 추정
정북토성
엄마의 엄마
외할머니의 엄마
무럭무럭
2부 엄마 말도 좀 믿어 볼래
두 달 생일
아직 못 부친 편지 1
아직 못 부친 편지 2
엄마 말도 좀 믿어 볼래
꿈의 엔진
매일 새로 태어나는 아들
굳은살
배신한 노력이 주는 기회
꺾어 놓은 꿈
너를 위한 기도
읽기 어려운 네 마음
3부 학교 가려고 횡단보도 건널 때
아직 못 부친 편지 3
엘리베이터
다이어트가 어울리지 않는 달
횡단보도
반짝이는 증거
나를 운행해 보는 날
거울을 보며 가위바위보
우산을 잃어버리자
갱년기 대 사춘기
2병
저기서 핀 꿈
4부 우리 엄마 이름은
헐크의 여름
엄마의 이름은 박희선
엄마의 이름은
취하지 않은 말
정성 말고 물질
멀리 가지 마세요
화해 용어 사전
택배 선물
참 잘 살 거야
5부 네 품에서 네가 잘 컸구나
빈틈 사이 꽃밭
다르게 가는 길
달콤한 꿈
피리 부는 소녀
독립
달천 맛집
청주시외버스터미널
내 품, 네 품
그날의 딸
야누스
무심천
천천히 빨리, 빨리 천천히
시인의 산문
학교 가고 싶어
독서활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