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다정한 상상력으로 청소년들의 마음을 포착해 온 이필원의 연작소설. 길에서 살아가는 고양이 카오스와 치즈, 턱시도가 아홉 번째 생을 마치고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전 각자 지난 생에서 만난 특별한 인연들을 이야기한다.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한 ‘연우’와 ‘승길’,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해 외로움을 품고 살아온 ‘정원’, 꿈꿔 볼 미래를 빼앗긴 ‘모호’의 사연이 가슴을 울리며, 고양이들의 무심한 듯 다정한 위로가 미소를 자아낸다.
길모퉁이에서 마주칠 법한 귀여운 세 이웃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섬세하고 보드랍게 전해 오는 응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어른이 되어도 괜찮을”(147면)지 묻고 싶어질 때, 아무도 나의 외로움과 슬픔을 알아주지 않는 것만 같은 때, 조용히 곁을 내주는 고양이처럼 지친 마음에 포근히 온기를 불어넣는 소설이다.
출판사 리뷰
고요한 눈에 비친 슬픔을 고양이는 모두 알고 있어
외롭게 흔들리는 너에게 전하는 귀엽고 다정한 위로
다정한 상상력으로 청소년들의 마음을 포착해 온 이필원의 연작소설 『카오스, 치즈, 턱시도』(창비청소년문학 141)가 출간되었다. 길에서 살아가는 고양이 카오스와 치즈, 턱시도가 아홉 번째 생을 마치고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전 각자 지난 생에서 만난 특별한 인연들을 이야기한다.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한 ‘연우’와 ‘승길’,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해 외로움을 품고 살아온 ‘정원’, 꿈꿔 볼 미래를 빼앗긴 ‘모호’의 사연이 가슴을 울리며, 고양이들의 무심한 듯 다정한 위로가 미소를 자아낸다. 길모퉁이에서 마주칠 법한 귀여운 세 이웃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섬세하고 보드랍게 전해 오는 응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어른이 되어도 괜찮을”(147면)지 묻고 싶어질 때, 아무도 나의 외로움과 슬픔을 알아주지 않는 것만 같은 때, 조용히 곁을 내주는 고양이처럼 지친 마음에 포근히 온기를 불어넣는 소설이다.
사뿐히 슬픔을 딛고 뛰어오르는 고양이처럼
우아하고 용감하게 내딛는 작은 발걸음
어느 한적한 도시의 어두운 골목길, 고양이 카오스와 치즈, 턱시도는 마지막 죽음으로 인도할 고양이 신을 맞이하기 전에 생에 대한 수다를 늘어놓는다. 삶과 죽음의 마법 같은 경계의 시간에서, 그들은 아끼는 가장 달콤한 기억을 꺼낸다.
첫 번째 이야기 「달과 계수나무」는 울지 않는 아이에 대한 카오스의 추억이다. 사고로 엄마를 잃은 연우는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상황에 장례식장에서도 눈물이 나지 않는다. 제때 찾아오지 않는 슬픔에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연우는 눈을 다친 삼색 무늬 고양이 카오스와 카오스에게 밥을 챙겨 주던 승길을 만난다. 길고양이들의 밥을 챙겨 주던 엄마를 떠올리며 다친 고양이를 모른 척할 수 없던 연우는 카오스를 구조하기로 결심하고, 승길과 고양이 이야기를 하며 점점 가까워진다. 우연히도 같은 학교 같은 반에, 각각 엄마와 할아버지의 죽음이라는 비슷한 경험을 공유한 두 사람. 떠나보낸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에 같은 동아리 선배 정원이 알려 준 학교의 오래된 전설을 따라 해 보기로 하는데…….
“슬픔으로부터 거리를 둘 만한 사건”(36면)이 필요했던 연우와 승길에게 카오스는 모든 슬픔과 불안을 눌러 주는 “말랑하고 따뜻한 누름돌”(55면)이 되어 가라앉지 않고 일상을 나아갈 힘이 되어 주고, 의지할 만한 사람을 선물해 준다. 소설은 함께 아픔을 나누는 이의 소중함을 환기하며 애도의 시간은 저마다의 속도로 나아가도 괜찮다고 다독인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아픔을 겪은 적 있다면, 흘러가지 않는 애도의 시간에 슬퍼하고 있다면, 같은 마음이라고 소곤소곤 전하는 이 소설이 따뜻한 누름돌이 되어 줄 것이다.
“이렇게 어른이 돼도 괜찮을까요?”
불안한 걸음을 내딛는 너에게 전하는 응원
「신의 정원」은 오래 살고 싶지 않던 고등학생 정원과 고양이 신의 유쾌한 대화를 그린다. 홀로 할아버지 할머니가 묻힌 산에 오르던 정원은 길을 걷다 작은 고양이 시체를 발견한다. 고양이를 무서워하지만 홀로 누운 고양이가 안쓰러운 마음에 묻어 주기로 결심하고 다시 산을 오르던 정원은 자신을 따라오라는 듯 길을 안내하는 노란 치즈 고양이를 만난다. 치즈와 함께 도착한 묘지에는 그가 올 줄 이미 알고 있던 듯 정원을 반기는 이가 있다. 인간이 아닌 듯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자는 다름 아닌 고양이 신. 자신의 영역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을 보살피는 고양이 신은 늘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외로워하던 정원의 마음을 꿰뚫어 본다. 그런 정원의 마음을 살며시 감아 오는 건 치즈의 살랑이는 꼬리.
만나서 반갑다는 조그맣지만 커다란 몸짓. 나를 온전히 환영해 주는 듯한 부드러운 털의 감촉에 왈칵 눈물이 고였습니다. 101면
「고양이를 위한 클래식」에서는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보고 달려가는 수능 날, 시험장이 아닌 연주회장으로 향한 모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인해 남들은 다 준비하는 것만 같은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했던 모호. 그날 하루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날로 보내기로 결심하고 피아노 연주회를 보러 간다. 서울까지 버스를 타고 가 보고 싶던 책방과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르는 동안 내내 모호에게 따르는 행운이 낯설기만 하다. 고대하던 연주회장에서 모호는 다른 이들의 시선은 아무렇지 않다는 양 위풍당당하게 무대를 거니는 턱시도 무늬 고양이를 마주한다.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한 기분이 들고, 때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이대로 어른이 돼도 괜찮을”지(147면) 누구에게라도 묻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소설은 빈자리를 내어 주고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들어 준다. 묵묵히 옆을 지키는 존재가 있을 때 우리는 흔들리면서도 단단히 자라난다. 무심히 곁에 붙어 앉아 온기를 전하는 보드라운 고양이처럼, ‘함께’임이 주는 마법 같은 위로를 전하는 다정하고 우아한 소설이다.
오늘은 네 인생의 여러 날들 중에 하루일 뿐이야.
응원한다. 117면
“순간이어도 좋아. 하루여도, 시절이어도, 한 생이어도 좋아. 가장 기억에 남는 때가 언제였는지 궁금해.”
“슬픔은 영구적인 게 아니야. 꼭 변하는 거야. 그러니까 자꾸 몸을 움직이고 마음을 한데 두지 마.”
사는 건 수고로운 일. 애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만하고 싶은데 좀처럼 쉽지 않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필원
고양이 집사. 지은 책으로 단편소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코너를 달리는 방법』 『거기, 있나요?』 『슈가 타운』, 소설집 『지우개 좀 빌려줘』, 장편소설 『가족복원소』 『파로스』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달과 계수나무
신의 정원
고양이를 위한 클래식
에필로그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