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일본의 인기 작가 이시카와 히로치카가
10대 여성 청소년의 현실을 날것 그대로 조명했다!
각종 주술과 유혹으로 가득한 세계에서
‘불편함’에 맞서 싸우는 정의 실현 마녀 판타지 오바나 제일 중학교에 근무하는 민 선생은 평범한 보건 교사다. 운동장에서 다쳐서 오는 아이들이나, 두통이나 소화불량으로 찾아오는 아이들, 가끔 꾀병을 부려 수업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들까지 상냥하게 돌보는 것이 그녀의 일과다. 학생들과 가깝게 지내다 보면, 아이들의 생활 습관이나 걱정거리, 교우 관계에 대한 고민을 듣게 되는 일도 흔한 데, 민 선생은 그래서 보건 교사로 일하길 너무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그녀가 사실은 인간 세상에 몰래 잠입해 사는 마녀이기 때문이다.
사실 인간 세상에는 민 선생 말고도 다른 마녀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그것은 인간 세상에 마녀의 주술을 퍼뜨리기 위해서다. 인간들이 필요로 하는 주술을 고안해 발표하고 그 주술로 인해 인간 세상이 좀 더 살기 좋아지면 마녀들은 그것으로 평판이 올라간다. 평판이 올라간 마녀는 최고의 마녀만이 오를 수 있다는 ‘일곱 마녀의 자리’에 오를 수 있어서 모든 마녀는 주술을 생산하는 데 열심일 수밖에 없다.
민 선생은 보건실에 근무하는 교사로서 세상에서 가장 취약한 10대 여자아이들의 고민을 가까이하며 상담해 주고, 마녀로서 주술을 만들어 학생들이 현실의 어려움을 강인하게 이겨 낼 수 있게 돕는다. 그런데 그런 민 선생 앞에 어느 날 라이벌 마녀가 등장하고, 마녀끼리의 결투가 벌어지는데……. 과연 민 선생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10대이면서 여성인 존재,
가장 약한 것 같아도, 실은 가장 강한 존재인 그녀들을 위한 소설 《보건실에는 마녀가 필요해》는 만화적이면서도 톡톡 튀는 설정인 마녀라는 소재로 시작하여, 취약한 10대 여성 청소년의 현실과 성차별이라는 무거운 주제까지 아우르는 본격 판타지 소설이다. 이 작품은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보건 교사인 주인공에게 서로 다른 여학생들이 각자의 고민을 상담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외모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친구 관계, 부모와의 갈등, 성차별과 성희롱에 이르기까지 여성 청소년들이 현실에서 겪는 고민과 어려움을 정면으로 다룬다. 보건 교사이자 ‘마녀’인 주인공은 학생들에게 아주 섬세하고 진지한 상담을 제공하면서 자신의 만든 주술을 학생들에게 권하는데, 주술을 행하는 과정 안에서 학생들은 내면의 변화와 함께 성숙한 여성으로 한층 성장하게 된다.
우리 청소년들이 읽어도 충분히 공감할 만큼 보편적인 여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고,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들을 재미있는 설정을 통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그린다. 작품의 주인공인 민 선생뿐 아니라, 이 작품에는 주술을 생산하는 많은 동료 마녀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서로 더 많은, 더 훌륭한 주술을 만들기 위해 경쟁하고 결투를 진행한다. 그리고 그들의 주술은 늘 어리고 약한 존재인 소녀들을 구원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게다가 때로는 남학생을 구원하기도 한다.
그렇게 보면 이 이야기는 여성이 스스로 어둠의 영웅이 되어 같은 여성들을, 모두를 구원하는 이야기인 셈이다. 이 작품에서 마녀들은 가장 여리고 취약해 보이는 계층인 10대 여성 청소년이 얼마나 스스로 당당하게 강해질 수 있는지 알게 해 주는 존재다. 비록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지만, 여성들 사이의 연대를 강화하고 소녀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는 데 큰 영향을 끼친다. 부디 성별을 떠나 더 많은 독자가 이 작품을 읽고 내 안의 고민을 극복할 새로운 용기를 배우고, 약자에 대한 관용을 몸에 익히며, 미래의 성숙한 시민으로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밤중에 배가 아파요.”
마리에는 대략 그렇게 말했었다.
“배가 아프구나. 매일 밤 그런 거야?”
“네.”
“뭔가 짐작 가는 일이 있어?”
“짐작 가는 일요…….”
“예를 들면 저녁을 늘 많이 먹는다거나 생선을 먹으면 반드시 아프다거나. 뭐든 좋아. ‘어쩌면 이게 원인일 수도 있을까?’ 하고 생각되는 거 말이야.”
마리에는 잠시 생각하고 나서 이렇게 대답했다.
“최근에 먹기 시작한 것이 있어요.”
“그게 뭔데?”
“종이요.”
“종이? 종이라는 건 공책 만드는 그 종이?”
“네. 주술이 하나 있는데요. 자기 전에 메모지에 나의 싫은 모습을 써서 삼키면 싫은 모습이 사라진다고 해요.”
“너, 주술에 대한 책을 썼다며?”
전투 태세를 유지한 채 말을 걸었다.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지? 설마 진짜 마녀가 작가일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할 테니까. 출판사 직원들은 내가 쓴 주술 책이 효과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아주 기뻐하고 있어.”
“작가로서 주술을 유통하는 것 자체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 다만, 그것도 내용에 따라 달라지지.”
“내가 만든 주술의 내용에 불만이 있는 거야?”
“그래.”
“그렇구나, 알았어. 그렇다면 빨리 결판을 내자고.”
“응, 그렇게 하자고.”
구름 사이에 숨겨져 있던 달이 천천히 얼굴을 비쳤다.
나와, 내가 아주 싫어하는 선생을 달빛이 비춘다.